"한방의료기기 학문적 근거 미약"

발행날짜: 2009-03-25 17:27:42
  • 한의대 교수들, 한의약 육성포럼서 실랄한 비판 쏟아내

"한의사들은 의사에 비해 무기가 없다. 한의사만을 위한 진단기기나 치료기기가 많이 개발돼 한의사들이 임상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의료기기가 많이 개발됐으면 한다."

김남일 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한방의료기기 개발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경희대 한의과대학 주최로 26일 열린 '차세대 한방의료기기 개발 방향과 시장전망' 포럼에서 진행을 맡은 경희대 한의과대학 침구학교실 최도영 교수는 이같이 말하며 한방의료기기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대의학에서는 의료기기에 대한 임상시험이 활발해 병원의 수익과도 연결되기도 하는데 한의학에서는 최근 경희의료원이 시작한 연구가 전부"라며 "그나마 경희의료원에서 실시하는 연구는 학문적 연구일 뿐 임상에서 필요한 한방의료기기 개발을 목적으로 한 연구는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최 교수 이외에도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한의과대학 교수들은 한의사만을 위한 의료기기 개발의 필요성에 대해 입을 모았다.

이날 '한의사에게 필요한 한방의료기기'라는 주제의 발제를 맡은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교 구성태 교수는 "한의사들에게는 한의학원리에 기반을 둔 검사, 평가, 임상관리기기와 함께 임상 한의사들의 치료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한방 의료기기가 필요하다"고 제안하며 "현재 한방의료기기는 아직까지 한의학적 원리나 기준이 없다"고 평가했다.

원리나 기준없이 없다보니 해석이 다양하게 나타나며 축적된 임상자료 부족 및 학문적 근거 미약으로 응용 또한 쉽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구 교수는 "한방에서 사용되는 일부 의료기기들은 현대의학에서 사용되는 의료기기를 전용한 경우도 있다"면서 "선진국 대비 국내 기술수준은 30%, 전문인력 보유정도 30%, 인프라 구축정도 20% 정도로 해당분야의 기초연구가 선진국에 비해 미진한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한방의료기기의 현황에 대해서도 실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현재 정부 및 산업계의 지원으로 맥진기 관련 연구, 경락진단기기 연구, 의료정보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그 지원이 너무 미약해 큰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관련 기반 연구가 부족해 한방의료기기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 없이 새로운 치료방법만을 고안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현대의학에서 개발되 사용하고 있는 의료기기 중 일부를 한의학의 임상에 도입해 변형을 시도하고는 있지만 이 또한 합리적인 근거가 미비해 이미 개발된 기술을 그대로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경희대 한의과대학 김남일 교수 또한 "현재 한방의료기기 개발은 한의학적 방법론을 완전히 대치시킬 수 있는 것인지의 여부에 대해 고민해봐야한다"면서 "한의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양도락 진단기나 각종 맥진기의 정확성에 대해 장담할 수 없으며 개발의 목표 또한 제대로 설정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과거 개원 한의사로 있을 당시 제대로 된 한방의료기기가 없어 답답함을 느꼈으며 이번 발제를 준비하면서 한방의료기기 자료를 찾아봤지만 어떻게 발전했는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에 대한 자료조차 없었다"면서 "한의학의 표준화, 정량화, 과학화, 현대화, 세계화를 위해서도 한방의료기기의 개발을 시급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병·의원 기사

댓글

댓글운영규칙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더보기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