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교수 61%, 의학전문대학원에 부정적

안창욱
발행날짜: 2009-09-28 06:48:17
  • 설문조사 결과 반대 압도적…76% "의대+학사편입이 대안"

서울의대가 현재 의대(2+4)와 의학전문대학원(4+4)을 50:50 병행하고 있는 가운데 재직 교수의 61%는 의학전문대학원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특히 서울의대 교수의 76%는 의전원으로 일부 전환하기 이전과 같이 ‘2+4년제와 학사 편입’ 또는 ‘의대 6년제와 학사 편입’을 바람직한 대안으로 꼽았다.

메디칼타임즈가 27일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대는 올해 5~6월 전임교수 280명, 기금교수 210명 등 전체 490명을 대상으로 의전원 운영에 관한 2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중 기초 교수의 71.6%, 임상 교수의 75.7%인 367명(74.9%)이 설문조사에 응했다.

조사 결과 의전원에 대해 60.8%가 부정적이라고 답해 중립적(30.5%), 긍정적(8.2%)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의전원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일선 의대 교수들은 우리나라 현실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의전원이 부정적이라는 응답은 임상 교수(59.9%)보다 기초 교수(64.7%)에서 더 높았다.

의전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교수들은 △의학교육 기회 확대 △의전원이 잠재적 장점이 있어 이를 살릴 수 있는 제도 변화 중요 △다양성 구현 △기초 지식이 있는 학생 선발 △타 분야 학사학위가 있는 편이 의대 공부 특성상 적합 △다양한 전공을 가진 인재 육성 등을 장점으로 제시했다.

중립을 취한 교수들은 △아직 평가하기엔 시기상조 △의전원의 단점을 확실히 피부로 느끼지 못함 △의전원의 커리큘럼과 인턴, 전공의, 전임의 등과 연계한 총괄적인 검토 필요 등을 이유로 들었다.

반면 부정적인 교수들은 △학업 연령 증가 △등록금만 비싸고 교육내용은 의대와 동일 △안정적인 직업으로서 의사를 진로로 선택 △졸업후 진료결정에 경제적 욕구가 큼 △학문지향성, 진취적 정신 결여 △성적, 학업능력 저하 △기초의학 전공자 감소 △경제적으로 유리한 임상과 지원 등을 문제점으로 예시했다.

이에 따라 서울의대 교수 40.9%는 6년제&편입(40.9%)을 대안으로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의대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처럼 예과 과정을 없애는 대신 의대를 6년제로 전환하고, 전체 입학정원의 일정 비율을 학사 학위자를 대상으로 편입 선발하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 2+4년제&편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응답도 35.4%로 뒤를 이었다.

서울의대는 2008학년도까지 2+4년제&편입을 70:30 비율로 선발해 왔지만 교육과학기술부가 의전원으로 전환하라는 압박을 가하자 2009학년도부터 의대와 의전원을 50:50 비율로 병행하고 있다.

편입이나 의전원이나 모두 학사학위 취득자를 대상으로 선발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2+4년제&편입의 경우 서울의대가 자율적으로 시행했던 반면, 의대와 의전원 병행체제는 교과부가 의전원제도를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타율적으로 도입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주목할 대목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서울의대 교수들의 절대 다수인 76%가 의대(6년제 또는 2+4)와 학사 편입 병행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만약 교과부가 2010년 의대체제, 의전원체제 중 하나를 우리나라에 적합한 의사양성체제로 확정, 전면전환을 시도할 경우 상당한 갈등을 겪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반면 서울의대 교수들 가운데 현재와 같이 의대와 의전원 병행하는 게 의사양성체제의 대안이라는 응답은 13.1%에 불과했다.

서울의대는 교과부가 2010년 의사양성체제를 확정하기로 함에 따라 의대교수들의 견해를 파악하기 위해 1, 2차에 걸쳐 설문조사를 한 바 있으며, 이같은 설문조사결과는 정부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지 않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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