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 표준안 마련 안돼 애물단지 전락 우려
비급여 고지 의무화가 3개월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5월 1일자로 시행된지 2개월. 비급여 진료 비중이 높은 성형외과 개원의들은 비급여 고지 의무화를 잘 시행되고 있을까?
현장에선 성형외과에서 아직도 비급여 항목 고지 의무화가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메디컬 테마 빌딩 등 성형외과가 밀집된 압구정의 15군데의 성형외과를 실제로 둘러본 결과 비급여 고지를 시행 중인 곳은 단 네 곳. 이중 두 병원에선 "비급여 고지 책자를 보여줄 의무가 없다"거나 혹은 "지금 막 프린트 중이다"는 말로 보여주기를 거부, 비치를 확인해 볼 수 있는 곳은 두 곳에 불과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성형외과에서는 환자의 상담을 담당하고 있는 간호사나 실장급 간호원들이 비급여 고지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 없다고 답하는 경우가 태반이어서 비급여 고지에 대한 시행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H성형외과의 한 관계자는 "비급여 고지 방법이 인쇄물과 메뉴판, 벽보, 비용검색 전용 컴퓨터 등 환자들이 열람할 수 있는 매체의 형태를 가져야 한다는 것 자체를 처음 알았다"며 "따로 전화나 상담에서 가격을 전해주는데 굳이 비급여 고지를 시행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해, 상담 과정에서 구두로만 비급여에 대한 고지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밝혔다.
다른 곳도 사정은 마찬가지. 대부분 성형외과에서는 "환자들이 성형 수술 자체가 비급여 수술이라는 걸 많이 알기 때문에 비급여 고지를 해야할 필요성을 못 느낄 뿐더러, 환자 대부분도 비급여 고지에 대해 알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한성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비급여 고지 시행 이전부터 학회 차원에서 고지도 했고, 커뮤니티를 통해 시행 규칙 샘플까지 작성해 올려놨다"며 "아마 관계 당국의 현장 조사가 없는 등 강제력을 느끼지 못해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속적으로 비급여 고지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때에는 상임이사회에 건의해서 다시 한번 고지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 보겠다고 밝혔다.
◈ 비치 방식 제각각…가격 정보 얻기 힘들어
비급여 고지를 시행 중인 곳에서도 문제는 있었다. 비치 장소나 방식, 형식에 대한 일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환자가 직접 애써 찾아 보지 않는 한 비급여 고지 안내를 받기 힘들다는 문제가 지적된다.
복지부는 비급여 고지 인쇄물 등이 환자대기실 접수창구 및 진료받은 비용을 정산할 수납창구 등 '환자 또는 환자의 보호자가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의 범위'에 비치해 둘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강제력 없는 애매한 규정 때문에 실효성이 의문이라는 것.
실제로 비급여 고지표를 비치해 두고 있었던 E성형외과에서는 다른 서류들과 함께 상담 데스크 안쪽에 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담자가 비급여 고지에 대해 이미 알고 요구하지 않는 한 비급여 고지 목록표를 접하기는 요원해 보였다.
비급여 고지에 대한 지침을 전해 듣고 5월부터 환자 접수처에 비치해 놓은 S성형외과에서는 "비급여 고지가 시행된다는 말을 듣고 비치는 해 놨지만, 상담을 하는 사람들 중에 비급여가 뭔지 잘 아는 사람이 없다"며 "비급여 고지 항목도 재료나 시술 방법에 따라 가격차이가 3~4배 차이 나는 경우도 있어 비급여 고지가 상담받는 사람에게 큰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성형외과에서 상담을 받은 A양은 비급여 고지 책자를 본적 있느냐는 질문에 "인터넷과 전화 상담을 통해 가격을 제공 받을 뿐, 책자 등 다른 매체를 통해 수술 가격이 공개되는 줄 몰랐다"고 밝혔다.
◈ 시술 항목, 용어도 병원마다 달라…표준안 마련 시급
게다가 비급여 고지 항목의 표준안이 마련된 것이 없어 병원마다 수술 항목을 다르게 표기하거나, 어떤 곳은 의학 용어를 그대로 사용해 실제로 상담받는 사람이 비급여 항목표를 본다고 하더라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S성형외과의 한 관계자는 "재료나 수술 방법에 따라 수술비용이 2배에서 많게는 3배 정도 차이난다"며 "이렇게 재료나 수술 방법에 따라 바뀌는 수술 비용을 어떻게 다른 곳과 실질적인 가격 비교를 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급여 고지의 원래 취지인 가격 공개에 따른 병원들의 가격 할인 경쟁의 혜택이 의료 소비자에게 돌아가려면, 가격 비교가 가능한 표준안이 제공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즉 재료나 수술 방법, 시술 회수에서 차이가 나는 경우에도 비교 가능한 표준 항목과 같은 가이드 라인이 있어야 실질적인 가격 비교가 가능하다는 것.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아직 비급여 고지와 관련된 민원은 없는 편이라 의무화 시행 후 현장 조사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계획된 게 없다"면서 "지금 현장 조사를 한다고 해도 시행 규칙의 내용과 범위가 애매한 부분이 있어 이 부분의 정확한 정의가 있어야만 현장 조사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비춰, 당분간 비급여 고지에 따른 미비점의 지적은 이어질 전망이다.
현장에선 성형외과에서 아직도 비급여 항목 고지 의무화가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메디컬 테마 빌딩 등 성형외과가 밀집된 압구정의 15군데의 성형외과를 실제로 둘러본 결과 비급여 고지를 시행 중인 곳은 단 네 곳. 이중 두 병원에선 "비급여 고지 책자를 보여줄 의무가 없다"거나 혹은 "지금 막 프린트 중이다"는 말로 보여주기를 거부, 비치를 확인해 볼 수 있는 곳은 두 곳에 불과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성형외과에서는 환자의 상담을 담당하고 있는 간호사나 실장급 간호원들이 비급여 고지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 없다고 답하는 경우가 태반이어서 비급여 고지에 대한 시행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H성형외과의 한 관계자는 "비급여 고지 방법이 인쇄물과 메뉴판, 벽보, 비용검색 전용 컴퓨터 등 환자들이 열람할 수 있는 매체의 형태를 가져야 한다는 것 자체를 처음 알았다"며 "따로 전화나 상담에서 가격을 전해주는데 굳이 비급여 고지를 시행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해, 상담 과정에서 구두로만 비급여에 대한 고지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밝혔다.
다른 곳도 사정은 마찬가지. 대부분 성형외과에서는 "환자들이 성형 수술 자체가 비급여 수술이라는 걸 많이 알기 때문에 비급여 고지를 해야할 필요성을 못 느낄 뿐더러, 환자 대부분도 비급여 고지에 대해 알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한성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비급여 고지 시행 이전부터 학회 차원에서 고지도 했고, 커뮤니티를 통해 시행 규칙 샘플까지 작성해 올려놨다"며 "아마 관계 당국의 현장 조사가 없는 등 강제력을 느끼지 못해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속적으로 비급여 고지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때에는 상임이사회에 건의해서 다시 한번 고지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 보겠다고 밝혔다.
◈ 비치 방식 제각각…가격 정보 얻기 힘들어
비급여 고지를 시행 중인 곳에서도 문제는 있었다. 비치 장소나 방식, 형식에 대한 일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환자가 직접 애써 찾아 보지 않는 한 비급여 고지 안내를 받기 힘들다는 문제가 지적된다.
복지부는 비급여 고지 인쇄물 등이 환자대기실 접수창구 및 진료받은 비용을 정산할 수납창구 등 '환자 또는 환자의 보호자가 쉽게 볼 수 있는 장소의 범위'에 비치해 둘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강제력 없는 애매한 규정 때문에 실효성이 의문이라는 것.
실제로 비급여 고지표를 비치해 두고 있었던 E성형외과에서는 다른 서류들과 함께 상담 데스크 안쪽에 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담자가 비급여 고지에 대해 이미 알고 요구하지 않는 한 비급여 고지 목록표를 접하기는 요원해 보였다.
비급여 고지에 대한 지침을 전해 듣고 5월부터 환자 접수처에 비치해 놓은 S성형외과에서는 "비급여 고지가 시행된다는 말을 듣고 비치는 해 놨지만, 상담을 하는 사람들 중에 비급여가 뭔지 잘 아는 사람이 없다"며 "비급여 고지 항목도 재료나 시술 방법에 따라 가격차이가 3~4배 차이 나는 경우도 있어 비급여 고지가 상담받는 사람에게 큰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성형외과에서 상담을 받은 A양은 비급여 고지 책자를 본적 있느냐는 질문에 "인터넷과 전화 상담을 통해 가격을 제공 받을 뿐, 책자 등 다른 매체를 통해 수술 가격이 공개되는 줄 몰랐다"고 밝혔다.
◈ 시술 항목, 용어도 병원마다 달라…표준안 마련 시급
게다가 비급여 고지 항목의 표준안이 마련된 것이 없어 병원마다 수술 항목을 다르게 표기하거나, 어떤 곳은 의학 용어를 그대로 사용해 실제로 상담받는 사람이 비급여 항목표를 본다고 하더라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S성형외과의 한 관계자는 "재료나 수술 방법에 따라 수술비용이 2배에서 많게는 3배 정도 차이난다"며 "이렇게 재료나 수술 방법에 따라 바뀌는 수술 비용을 어떻게 다른 곳과 실질적인 가격 비교를 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급여 고지의 원래 취지인 가격 공개에 따른 병원들의 가격 할인 경쟁의 혜택이 의료 소비자에게 돌아가려면, 가격 비교가 가능한 표준안이 제공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즉 재료나 수술 방법, 시술 회수에서 차이가 나는 경우에도 비교 가능한 표준 항목과 같은 가이드 라인이 있어야 실질적인 가격 비교가 가능하다는 것.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아직 비급여 고지와 관련된 민원은 없는 편이라 의무화 시행 후 현장 조사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계획된 게 없다"면서 "지금 현장 조사를 한다고 해도 시행 규칙의 내용과 범위가 애매한 부분이 있어 이 부분의 정확한 정의가 있어야만 현장 조사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비춰, 당분간 비급여 고지에 따른 미비점의 지적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