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약사회의 무지와 몰염치

메디게이트뉴스
발행날짜: 2004-06-21 00:32:40
서울시약사회(회장 권태정)가 안약과 연고 등은 의사의 진료없이 약사가 약국에서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하라는 내용의 포스터를 제작하여 약국가에 배포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는 서울시약사회의 이번 포스터 배포 행위를 의약분업정신을 근본부터 부정하는 도전이며 의료업 종사자로서 국민건강은 안중에 없는 직업 윤리의 상실이요 향수에 젖어 의사행위를 호시탐탐 노리는 기회주의적 속성이 잠재된 열등감의 집단표출로 규정하며 강한 유감의 뜻을 표명한다.

약사회는 이번 포스터 배포에 대해 “경질환에 사용되는 연고제와 안약과 같이 간편하게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을 굳이 병원까지 가서 처방전을 받는 것은 필요 이상의 경비로 국민부담과 의료보험 재정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방안으로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우선 ‘경질환’ 여부에 대해서는 의사가 진료행위를 통해 판단하는 것이지 약사의 몫은 아니다. 약사회가 대단히 착각하고 있는 대목이다.

특히 스테로이드 성분이 있는 피부연고나 안약이 현재 일반약으로 분류되어 국민들이 약국에서 쉽게 사서 쓸 수 있어 심각한 부작용을 겪고 있는 현실과 이에 따라 의약품재분류가 시급한 실정에서 오히려 무방비로 노출시키려는 약사회의 주장은 약에 대한 전문가로 자처하는 약사들의 현재 수준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약사회의 주장대로 국민 부담과 불편을 위해 또는 더 나아가 보험재정을 절감하기 위한 방안이라면 연고나 안약은 가까운 슈퍼에서 판매하거나 병의원에서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렇게 했을 때 국민편의는 물론 단순히 ‘집어서 건네주는 값’으로 조제료를 부담하지 않아 국민은 물론 국가차원에서 보험재정 절감 효과는 더 크기 때문이다.

약사회가 약대 6년제를 주장하며 국민들에게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약사가 ‘약을 파는 장사’가 아니라 ‘약을 감시하는 전문가’로서 인식되고 대접받을 때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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