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30대 영업사원의 안타까운 죽음

발행날짜: 2010-07-26 06:42:41
다국적 제약사 영업사원의 죽음이 의료계와 제약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단순 교통사고로 여겨질 수 있었던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 동승자가 인근 대학병원의 교수였기 때문이다.

휴일인 일요일. 그것도 새벽시간에 영업사원이 교수를 태우고 운전을 했다는 사실은 한 가정의 가장인 영업사원의 안타까운 죽음을 덮어버렸고 끊임없는 의혹이 제기되며 파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사실 의혹의 일부는 사실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 영업사원이 처방권을 쥐고 있는 의사를 관리하기 위해 대리기사를 자청하는 '픽업'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감춰진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더욱이 휴일 새벽에 영업사원이 대학병원의 실세 교수를 태우고 운전을 했다는 것은 어떠한 배경이 있었다해도 부적절한 관계로 오인받기 부족함이 없다.

공정경쟁규약과 리베이트 쌍벌죄 등 의사와 제약사간 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사실 지금도 의사와 영업사원은 절대적인 '갑'와 '을'의 관계다.

실제로 의사의 입장에서는 정말 친한 사이라면 운전 정도 해줄 수 있다 생각한다 쳐도 해당 영업사원은 휴일 새벽에라도 만사를 제쳐놓고 뛰어가야 하는 크나 큰 부담이라는 얘기다.

어느 누가 휴일 새벽에 다른 사람을 위해 운전을 하러 나가고 싶겠는가. 결국 관행이란 이름의 불합리한 행태가 한 가정을 파괴한 것이다.

해당 회사는 이 영업사원에게 산재보험을 적용해줘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만약 산재처리를 해준다면 '픽업'을 공식적인 업무로 인정하는 것이기에 부담이 되는 모양이다.

해당 교수는 단순히 친한 사이였다고 한발 물러서 있다. 복지부도 이러한 사건이 처음이라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모르겠다며 뒷걸음 치고 있다.

결국 상황을 보자니 사건은 조용히 묻혀갈 것으로 보인다. 산 사람들 모두가 그렇기를 바라고 있지 않은가.

죽은자는 말이 없고 산 사람들은 고개를 돌리고 외면하니 한 가장의 안타까운 죽음이 더욱 가슴아픈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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