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곡동 터줏대감, 주민과 함께 호흡"

발행날짜: 2011-03-24 06:47:27
  • 성공병원탐방유광사 여성병원

병원이 오래되면 지역의 역사와 함께 한다. 건물이 들어서기 전부터 터를 잡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며 호흡하는 병원.

유광사 여성병원 전경
그 주인공은 서울시 화곡동에 위치한 유광사 여성병원이다. 이곳은 지난 1978년 3월 개원해 2011년 3월 현재까지 33년간을 같은 자리에서 규모만 확대해 가며 운영하고 있다.

처음 3층 규모의 산부인과를 오픈했을 땐 병원 주변에 건물이 없을 정도로 황량해 일각에선 병원 운영이 되겠느냐면서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걱정도 잠시, 병원에서 쪽잠을 자며 환자를 진료한 결과 불과 1년 만에 분만 건수는 월 평균 150여건, 4~5년이 지나자 400~500건까지 증가했다. 병원은 이후로도 계속 승승장구 하고 있다.

유광사 대표원장은 "출생 신고 병원을 기록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강서구청에서 화곡동 내 출산은 유광사 여성병원이 70%에 달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분만을 고수하면서도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출산 시대에 전반적으로 분만이 감소하자 최근에는 난임센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고려의대에서 석박사를 마친 그의 아들이 하버드대 의과대학에서 5년간 난임과 관련해 수련을 받고 아버지의 뒤를 잇고 있다. 대학병원 등 좋은 자리가 많았지만 이를 마다했다.

최근에는 인공수정 성공률이 높아지면서 환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유광사 여성병원 내부. 복도마다 그림이 걸렸다.
또한 자궁근종, 난소낭종 등 부인과 수술도 늘고 있다. 수술의 95%는 복강경으로 진행하고 싱글포트 수술도 활발하게 도입하고 있다.

무엇보다 유광사 여성병원이 주목받는 것은 유광사 대표원장의 왕성한 지역사회 활동 덕분이기도 하다.

유 대표원장은 서울시 시의회 의원, 신한국당 강서(갑)지구당 위원장. 고려대 의대 교우회장, 서울시 병원협회 부회장 등 그의 대외적인 직함은 모두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그는 "만약 진료만 했다면 지금처럼 지역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특히 과거에는 진료만 잘하면 좋은 의사였지만 앞으로는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호흡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사회 활동은 어디까지나 환자 진료 다음이다. 한때 국회의원에 출마했을 때 환자가 크게 감소하는 뼈아픈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유광사 대표원장
그는 "역시 환자들은 냉철하다"면서 "다른 의사들이 있어도 병원장이 자리를 자주 비웠더니 환자들 사이에선 불친절 병원이라는 소문까지 퍼졌다"고 했다.

그 이후로 유 대표원장은 환자 진료에 욕심을 내고 있다. 그의 나이 올해로 70세. 일반 기업에선 이미 정년을 훌쩍 넘겼다.

그러나 그의 의술은 녹슬지 않았다. 그는 요즘도 하루에 80~100명까지 외래 환자를 진료하고 한달 평균 분만, 수술 건수는 30~40건에 달한다. 복강경 수술이나 싱글포트도 그의 몫이다.

환자대기실에 대기환자들의 지루함을 달래주기 위한 작은 음악회를 여는 것도 그의 아이디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병원 로고도 그가 직접 의미를 부여해 만든 것이다.

그는 "아직 은퇴하기에는 이르다"면서 "가능하다면 80세까지라도 진료를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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