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의사소견서 발급 한의사 포함…원안대로 강행

손의식
발행날짜: 2014-06-25 06:09:45
  • 복지부 "의학·한의학 작성법 분리"…한의계 "자격제한 어불성설"

한의사의 치매특별등급 의사소견서 발급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료계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는 당초 계획대로 한의사를 포함해 다음달부터 치매특별등급을 전격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치매특별등급 시행 준비과정에서 한의사에게 치매특별등급 소견서 발급 자격을 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료계는 강력 반발해왔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료법상 허용된 면허 범위와 현대의학에 대한 이해도 등을 이유로 한의사에게 치매특별등급 소견서 발급 자격을 부여할 경우 제도를 전면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최근 의협은 "의료법상 허용된 면허의 범위로 보나, 현대의학에 대한 이해도와 과학적 근거제시 가능여부로 볼 때 한의사가 현대 의학의 평가도구를 사용해 치매특별등급 소견서를 작성할 수 없다"며 "이를 허용하는 것은 면허제도의 근간을 훼손시키고 의료와 복지, 사회분야에 대혼란을 야기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치매특별등급용 의사소견서 발급에 한의사를 배제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며 "강행할 경우 7월부터 시행되는 제도에 참여를 전면 거부하고 향후 치매 소견서 발급 교육일정 진행 보류, 치매소견서 발급 교육자 등록도 거부하겠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의협과 한의사의 치매 의사소견서 발급과 관련해 논의를 진행했으나 뚜렷한 합일점은 찾지 못하는 상태이다.

복지부 요양보험제도과 관계자는 "한의사의 치매 소견서 발급과 관련해 의협과 계속 논의해왔다"며 "아직 의협쪽 이야기가 어떻게 나올 지는 모른다. 복지부 입장에서는 일단 시행이 중요하니까 의협을 설득하기 위해 협의했던 것이고 지금도 그런 상태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사소견서 발급에 있어서 의과와 한의과를 분리해 작성하는 방식 등을 통해 차질없이 시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치매특별등급 교육을 받은 의사 수는 5000여명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요양보험제도과 관계자는 "24일 현재 치매특별등급 교육을 이수한 의사 수는 5000여명 정도"라며 "당초 계획은 상반기까지만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었다. 하반기 연장 가능성은 수급자 수 등 여러 상황을 봐야 하기 때문에 확정되진 않았다. 국민의 불편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한의사협회는 한의학만의 프로토콜을 정리해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외 일반 한의사의 치매 의사소견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의협 김태호 홍보이사는 "현재 다양한 이야기가 논의 중"이라며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들은 다음달 1일부터 치매 의사소견서 발급이 가능하지만 일반 한의사는 한의학만의 프로토콜을 조금 더 정리해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대 5000여명의 한의사가 치매특별등급 교육을 이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이사는 "현재 교육을 이수한 의사 수가 5000명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체 의사가 1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많게는 2만명에 가까운 의사가 교육을 이수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의사는 전체 2만명 중 5000명 정도가 교육을 이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치매 의사소견서 발급에서 한의사를 제외해야 한다는 의료계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김 이사는 "치매특별등급을 시행하기 전 선행치매관리 하에서도 한의사들은 이미 치매를 진단하고 있었고 치매관리법 조문에도 의사 또는 한의사가 진단한다고 못 박혀 있다"며 "법적인 부분 무시한 채 한의사에게 치매진단의 권리가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치매특별등급용 의사소견서 작성에 핵심이 되는 MMSE, GDS, CDR 등의 진단도구는 현대의학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의학적 소견을 위해 세계적으로 공용하는 툴일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치매 진단도구는 특별한 의학적 소견을 위해 전단계에서 설문하는 것"이라며 "이 설문은 세계적으로 공용하는 툴이고 의학적, 한의학적인 판단 하에 의사 또는 한의사가 평가 진단하는 도구이다. 이 도구 자체가 현대의학에 기반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방을 무조건 비난하고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존중하고 이해함으로써 어떻게 하면 진단의 정확도를 높여서 국민에게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가는 것은 찬성한다"며 "그러나 무조건 싸잡아서 반대하는 것은 타 직종을 무시하는 발언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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