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도 못채운 외과 레지던트, 한양대병원 비결은?

발행날짜: 2014-12-06 05:57:22
  • 전공의 배려 분위기·확실한 비전제시에 젊은 의사들 발길 한양행

외과가 정부의 수가 정책에도 불구 젊은 의사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가운데 내년도 레지던트 모집에서 정원을 초과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수련병원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한양대병원.

권오정 외과 과장
한양대병원은 2015년도 레지던트 1년차 모집 결과 외과 정원 2명에 3명이 지원했다.

심지어 국가중앙병원인 서울대병원 조차 전체 정원 12명 중 3명 지원한데 그친 것을 감안하면 더욱 놀랍다.

소위 말하는 빅5병원이라는 대형병원도 아닌 중소 대학병원의 외과에 어떤 매력이 있길래 정원 이상의 지원자가 몰린 것일까.

한양대병원 권오정 교수(외과 과장)는 그 첫번째 비결로 전공의를 배려하는 의국 분위기를 꼽았다.

실제로 한양대병원은 전공의 한명 당 챙겨야 할 병동환자 수를 30~40명으로 제한함으로써 업무 로딩을 크게 줄였다.

이와 함께 전공의 당직도 철저하게 배분, 온오프를 확실하게 구분하고 퇴근시간도 명확히 했다.

또 교수는 물론 전임의 등 임상교원 출신으로 분류되는 외과 과원을 대상으로 과비를 모아서 전공의를 위해 사용하도록 했다. 여기에는 소액이지만 전공의도 포함시켜 소속감을 부여했다.

모아진 과비는 외과 전공의들이 학회 참가비 등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곳에 지원했다.

또한 외과의 특성을 살려 과거 도제식 수련을 부각, 실질적으로 술기를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환자를 대상으로 술기를 배우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모 업체가 운영하는 동물실험실을 빌려 동물을 대상으로 외과 술기를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

동물실험실을 갖추고 있는 대형병원에겐 간단한 일이지만 중소 대학병원에선 동물을 대상으로 술기를 익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권오정 교수는 마지막으로 젊은 의사들에게 비전을 제시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젊은 의사들은 향후 수련을 받은 이후에 먹고사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큰 만큼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줘야만 외과를 선택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것으로 모든 환경이 갖춰져야 가능한 일.

그런 의미에서 권 교수는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외과 지원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정부가 외과에 대한 수가 가산 등 정책적인 지원을 늘린 만큼 전공의들이 혜택을 보게된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 정책 시행에도 불구, 변화없으니 지원을 중단해야한다는 식의 주장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전문과목이 활성화되려면 병원 내에서도 외과 등 여러 전문과목간 협조하는 분위기가 잘 형성돼 있어야한다"면서 "무엇보다 의국 내에서 전공의를 배려하고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등 그들을 중심으로 사안을 결정했던 게 주효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원 1명에 3명이 몰려 눈길을 끌었던 한양대병원 산부인과의 경우에도 좌충섭 교수(산부인과 과장)는 비전 제시를 이유로 꼽았다.

그는 "젊은 의사들에게 산부인과 의사로서 어떻게 즐겁게 일하면서 살 수 있는 지 좋은 롤모델이 되려고 노력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결국 수련 이후 먹고사는 게 안정적이어야 하는데, 선배 의사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그들에겐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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