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의 몰락만 보이고 전공의들의 고통은 안 보이나"

발행날짜: 2014-12-06 05:52:28
  • 대전협 이승홍 부회장 일침 "레지던트는 개복치가 아니다"

전공의가 내과의 몰락을 우려하는 의료계의 분위기에 대해 강한 일침을 가해 주목된다. 내과의 몰락만 보이고 그 안에서 고통받는 전공의들은 보이지 않느냐는 하소연이다.

이에 따라 하루 빨리 호스피탈리스트 도입 등을 도입해 무조건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전공의들을 살려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이승홍 복지부회장은 5일 '살아남자 전공의'라는 글을 전국 회원들과 공유하고 내과 몰락에 대한 의료계의 분위기를 비판했다.

이 부회장은 "전공의 모집이 진행되며 내과에 위기가 왔다는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며 "실제로 많은 수련병원 내과 의국에 지원자가 미달되는 곳이 많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그는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내과의 위기가 한국 의료시스템 자체의 문제라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하지만 의료시스템도 문제지만 당장 고통받고 있는 것은 바로 전공의"라고 비판했다.

내과이기 때문에 좀 더 심각하게 느껴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 안에서 후배를 받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전공의들의 입장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토로다.

이승홍 부회장은 "사실 전공과목들의 인기는 언제나 부침을 거듭했다"며 "10년 전 꿈에 그리던 산부인과에 지원했다가 고배를 마시고 영상의학과에 지원한 전공의들의 지금의 삶을 보라"고 환기시켰다.

또한 "엄밀히 따지면 지금의 위기는 내과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과목이나 겪고 있는 문제"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으려면 인턴에게 시키고 병원을 운영하려면 전공의에게 떠맡기면 된다는 개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한 의미에서 그는 전공의를 '개복치'라는 물고기에 비유했다. 개복치는 복어목에 속하는 물고기로 알을 3억 개나 낳지만 대부분이 돌연사하고 그 중 한 두 마리 정도만 성체로 자란다.

수련과정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불합리한 환경을 견디고 막중한 로딩을 도맡으면서 전문 과목 부침에 이리저리 휘둘리며 겨우 생존해야 하는 것이 개복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전공의는 개복치가 아니지 않느냐"며 "매년 수천 명의 전공의를 뽑아서 살아남으면 계속 쓰고 죽으면 그만인 시스템은 더 이상 지켜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주당 100시간이 넘는 근무에도 돌연사를 하지 않고 꾸역꾸역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전공의"라며 "지금도 간신히 하루하루를 막아내고 있는데 정부 방침으로 1년차를 받지 않으면 상상만으로 돌연사를 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의료시스템의 문제를 논하기 전에 돌연사 위기에 처한 전공의들을 구해 달라는 것이 그의 탄원이다. 제발 살려달라는 호소다.

이승홍 부회장은 "도저히 참지 못한 전공의들이 목소리를 내며 근로 여건과 수련 과정 개선을 요구하고 있고 파업에 돌입하기도 했다"며 "덕분에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과 호스피탈리스트 고용에 대한 공론화가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어떻게든 당장 고통받고 있는 전공의들을 위해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하루하루를 묵묵히 막아내고 있는 전공의와 싸워서라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공의 모두 살아남게 배려해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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