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혁신특위안 사실상 실패, 궐기대회도 텅 빈 자리 눈총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가 같은 날 '보건의료기요틴 저지 전국의사대표자궐기대회'와 함께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했지만 깔끔하지 못한 뒷맛을 남겼다.
임총이 길어지면서 대의원들이 궐기대회에 참석하지 못하자 의협은 행사장 곳곳에 텅빈 좌석을 그대로 노출하며 "의료계의 단합된 힘을 보여주겠다"던 당초 취지를 무색케 했다.
게다가 대의원회 역시 궐기대회 참석 시간에 쫓기다가 대통합혁신특별위원회가 7개월 간 공을 들인 정관 개정 안건에서 고작 '대의원 직선제' 정도만 건지는 촌극을 벌였다.
25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오후 2시부터 협회 회관 3층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선거관리규정 개정의 건 ▲대통합혁신특별위원회 제안 정관 및 선거관리규정 개정의 건 ▲규제 기요틴 저지를 위한 대응의 건을 처리했다.
6일째 단식 투쟁 중인 추무진 의협 회장이 휠체어를 타고 임총장에 등장하면서 규제 기요틴을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와 투쟁 분위기가 달아올랐지만 거기까지였다.
선거권 부여의 기준을 현행 3년 회비 납부자에서 2년 연속 납부자로 완하하는 선거관리규정 개정의 건의 처리까지는 순조로운 흐름을 보였지만 정작 혁신특위가 제안한 정관 개정안에 대해서는 논의 초입부터 문제가 터져나왔다.
시간에 쫓긴 임총…대통합혁신 안건, 분열만 조장
변영우 의장은 "밖에서 궐기대회도 하고 있고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정관 개정 안건을 시간 내 다 처리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며 "정관 개정안을 임총 대신 시일을 갖고 정총에서 처리할 지 회원들이 판단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의원들의 의견이 신중해야 한다는 쪽과 일괄로 처리하자는 의견으로 양분되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최장락 대의원은 "지난 4월 총회에서 혁신위를 발족한 이유는 노환규 전 회장의 탄핵으로 발생한 민심이반을 봉합하자는 것이고 혁신위는 9개월 동안 심도있게 논의했다"며 "4시 30분 궐기대회라는 일정에 매여서 임총을 빨리 마치겠다고 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비판했다.
전공의협의회 대의원 역시 "지난 1년간 혁신위의 회의가 있었고 충분한 검토도 있었다"며 "만일 (의결 연기 등) 의사 진행에 반대되는 요소가 있다고 하면 대의원들이 의협 역사 앞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 대의원은 이날 임총에서 직선제 여부만 의결하고 나머지는 추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광주의 서정성 대의원은 "정관 개정 안건은 일괄 상정이 가능하지만 의결은 조목조목해야 한다"며 "회의를 빨리 진행하기 위해서라도 안건별로 찬반 투표로 의결하자"고 제안했다.
대의원들 사이에서도 정관 개정안에 대한 생각이 엇갈리면서 찬반 의견 개진에만 30여분을 소요했다.
시간에 쫓기듯 표결에 부쳤지만 혁신위 안건 9개 중 3개만 통과했다. 7개월간 혁신위가 공을 들였다는 점에 비춰보면 초라한 성적표인 셈.
대의원회는 이날 ▲대의원 직선제 ▲지역대의원의 경우 선거구 단위로 선거 ▲회비 미납시 대의원 자격 상실을 의결했다.
정관 개정안 중구난방, 뭣하러 임총 열었나
반면 대의원회는 ▲고정대의원 수 축소 ▲교체대의원 제도 폐지 ▲대의원 불신임 조항 신설 ▲회장, 부회장, 상임이사 및 각 시도지부 의사회장과 대의원의 겸임 금지 ▲중요 사안에 대한 전체 회원투표 ▲시도지부의사회장들의 의협 상임이사 참여와 같은 '혁신과 통합'을 위해 필요한 안건을 모두 부결 처리했다.
더욱 문제는 통과된 안건과 부결된 안건이 상충된다는 점이다.
변영우 의장은 '대의원 불신임 조항 신설' 안건 상정 당시 회의 진행을 거부할 정도로 강력한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대의원 불신임 제도를 만들면 협회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했다는 애매모호한 이유를 들어 마구잡이식 불신임 대상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변 의장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대의원 불신임 안건은 부결됐지만 반대로 대의원의 회비 미납이나 '정당한 이유'없이 2회 이상 총회에 참석하지 아니한 대의원의 자격 상실 제도는 통과됐다.
대의원 자격 상실 제도에 포함된 '정당한 이유'의 해석 여부는 대의원 불신임 제도에 포함된 '협회의 명예 훼손'과 같이 애매모호한 표현이지만 대의원들은 두 안건에 대해 서로 다른 판단을 내렸다.
회원들의 민심을 수렴하기 위해 대의원을 직선제로 뽑아야 한다는 규정 역시 마찬가지다.
대의원 직선제가 통과되긴 했지만 반대로 회원 민심을 그대로 수렴할 수 있는 전체 회원투표 제도는 부결시켰다.
단합된 힘 보여준다던 의협, 어리숙한 진행으로 눈총
의협 집행부도 회관 1층 앞에서 전국대표자대회궐기대회를 진행하며 곳곳에 텅빈 자리를 언론에 노출시키는 촌극을 벌였다.
당초 의협 집행부는 대의원회 임총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궐기대회를 진행한다는 계획이었다.
궐기대회 참석자 수의 부족을 우려해 궐기대회 날짜를 임총 일자에 맞출 정도로 고심 끝에 내린 고육지책이었다.
이날 변영우 대의원회 의장도 "25일 임총을 연다고 의결한 이후 의협에서 같은 날 전국대표자대회를 개최한다고 알려왔다"며 "그렇다면 임총 날짜를 바꾸겠다고 했지만 같이 하자는 요청에 그대로 임총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총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행부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언론사들이 포진해 있는 상황에서 단합된 힘 대신 곳곳에 텅 빈 자리로 의료계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보였다.
비까지 내리면서 참석자들이 늘어나지 않자 일부 대의원이 임총장을 나와 궐기대회에 참석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날 신현영 대변인은 "일부 대의원이 자리에 참석하면서 임총의 의결정족수가 부족해졌다"며 서둘러 대의원들이 임총에 참석할 것을 독려하기도 했다.
대의원회의 임총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본행사 진행을 미루던 의협은 언론사들의 방송 마감 시간이 다 됐다는 소리에 황급히 규제 기요틴 저지 구호를 외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대의원회와 의협 집행부 모두 미숙한 진행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잃은 셈이다.
이에 의협 관계자는 "궐기대회 시간과 임총 시간이 맞물렸지만 비가 오는 악천후 속에서도 지역 의사회 소속 회원들까지 올라와 대회에 참석했다"며 "처음에는 빈 자리가 있었지만 나중에는 300여명이 채워질 정도로 나름 성공한 대회였다"고 반박했다.
그는 "의결 정족수를 채우기 어려운 상황에서 임총도 무사히 정관 개정안을 마친데 의미가 있다"며 "직선제의 민주적인 대의원 선출의 기반과 초석을 다진 만큼 추후 혁신위의 안건이 구체화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임총이 길어지면서 대의원들이 궐기대회에 참석하지 못하자 의협은 행사장 곳곳에 텅빈 좌석을 그대로 노출하며 "의료계의 단합된 힘을 보여주겠다"던 당초 취지를 무색케 했다.
게다가 대의원회 역시 궐기대회 참석 시간에 쫓기다가 대통합혁신특별위원회가 7개월 간 공을 들인 정관 개정 안건에서 고작 '대의원 직선제' 정도만 건지는 촌극을 벌였다.
25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오후 2시부터 협회 회관 3층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선거관리규정 개정의 건 ▲대통합혁신특별위원회 제안 정관 및 선거관리규정 개정의 건 ▲규제 기요틴 저지를 위한 대응의 건을 처리했다.
6일째 단식 투쟁 중인 추무진 의협 회장이 휠체어를 타고 임총장에 등장하면서 규제 기요틴을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와 투쟁 분위기가 달아올랐지만 거기까지였다.
선거권 부여의 기준을 현행 3년 회비 납부자에서 2년 연속 납부자로 완하하는 선거관리규정 개정의 건의 처리까지는 순조로운 흐름을 보였지만 정작 혁신특위가 제안한 정관 개정안에 대해서는 논의 초입부터 문제가 터져나왔다.
시간에 쫓긴 임총…대통합혁신 안건, 분열만 조장
변영우 의장은 "밖에서 궐기대회도 하고 있고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정관 개정 안건을 시간 내 다 처리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며 "정관 개정안을 임총 대신 시일을 갖고 정총에서 처리할 지 회원들이 판단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의원들의 의견이 신중해야 한다는 쪽과 일괄로 처리하자는 의견으로 양분되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최장락 대의원은 "지난 4월 총회에서 혁신위를 발족한 이유는 노환규 전 회장의 탄핵으로 발생한 민심이반을 봉합하자는 것이고 혁신위는 9개월 동안 심도있게 논의했다"며 "4시 30분 궐기대회라는 일정에 매여서 임총을 빨리 마치겠다고 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비판했다.
전공의협의회 대의원 역시 "지난 1년간 혁신위의 회의가 있었고 충분한 검토도 있었다"며 "만일 (의결 연기 등) 의사 진행에 반대되는 요소가 있다고 하면 대의원들이 의협 역사 앞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 대의원은 이날 임총에서 직선제 여부만 의결하고 나머지는 추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광주의 서정성 대의원은 "정관 개정 안건은 일괄 상정이 가능하지만 의결은 조목조목해야 한다"며 "회의를 빨리 진행하기 위해서라도 안건별로 찬반 투표로 의결하자"고 제안했다.
대의원들 사이에서도 정관 개정안에 대한 생각이 엇갈리면서 찬반 의견 개진에만 30여분을 소요했다.
시간에 쫓기듯 표결에 부쳤지만 혁신위 안건 9개 중 3개만 통과했다. 7개월간 혁신위가 공을 들였다는 점에 비춰보면 초라한 성적표인 셈.
대의원회는 이날 ▲대의원 직선제 ▲지역대의원의 경우 선거구 단위로 선거 ▲회비 미납시 대의원 자격 상실을 의결했다.
정관 개정안 중구난방, 뭣하러 임총 열었나
반면 대의원회는 ▲고정대의원 수 축소 ▲교체대의원 제도 폐지 ▲대의원 불신임 조항 신설 ▲회장, 부회장, 상임이사 및 각 시도지부 의사회장과 대의원의 겸임 금지 ▲중요 사안에 대한 전체 회원투표 ▲시도지부의사회장들의 의협 상임이사 참여와 같은 '혁신과 통합'을 위해 필요한 안건을 모두 부결 처리했다.
더욱 문제는 통과된 안건과 부결된 안건이 상충된다는 점이다.
변영우 의장은 '대의원 불신임 조항 신설' 안건 상정 당시 회의 진행을 거부할 정도로 강력한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대의원 불신임 제도를 만들면 협회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했다는 애매모호한 이유를 들어 마구잡이식 불신임 대상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변 의장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대의원 불신임 안건은 부결됐지만 반대로 대의원의 회비 미납이나 '정당한 이유'없이 2회 이상 총회에 참석하지 아니한 대의원의 자격 상실 제도는 통과됐다.
대의원 자격 상실 제도에 포함된 '정당한 이유'의 해석 여부는 대의원 불신임 제도에 포함된 '협회의 명예 훼손'과 같이 애매모호한 표현이지만 대의원들은 두 안건에 대해 서로 다른 판단을 내렸다.
회원들의 민심을 수렴하기 위해 대의원을 직선제로 뽑아야 한다는 규정 역시 마찬가지다.
대의원 직선제가 통과되긴 했지만 반대로 회원 민심을 그대로 수렴할 수 있는 전체 회원투표 제도는 부결시켰다.
단합된 힘 보여준다던 의협, 어리숙한 진행으로 눈총
의협 집행부도 회관 1층 앞에서 전국대표자대회궐기대회를 진행하며 곳곳에 텅빈 자리를 언론에 노출시키는 촌극을 벌였다.
당초 의협 집행부는 대의원회 임총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궐기대회를 진행한다는 계획이었다.
궐기대회 참석자 수의 부족을 우려해 궐기대회 날짜를 임총 일자에 맞출 정도로 고심 끝에 내린 고육지책이었다.
이날 변영우 대의원회 의장도 "25일 임총을 연다고 의결한 이후 의협에서 같은 날 전국대표자대회를 개최한다고 알려왔다"며 "그렇다면 임총 날짜를 바꾸겠다고 했지만 같이 하자는 요청에 그대로 임총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총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행부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언론사들이 포진해 있는 상황에서 단합된 힘 대신 곳곳에 텅 빈 자리로 의료계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보였다.
비까지 내리면서 참석자들이 늘어나지 않자 일부 대의원이 임총장을 나와 궐기대회에 참석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날 신현영 대변인은 "일부 대의원이 자리에 참석하면서 임총의 의결정족수가 부족해졌다"며 서둘러 대의원들이 임총에 참석할 것을 독려하기도 했다.
대의원회의 임총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본행사 진행을 미루던 의협은 언론사들의 방송 마감 시간이 다 됐다는 소리에 황급히 규제 기요틴 저지 구호를 외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대의원회와 의협 집행부 모두 미숙한 진행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잃은 셈이다.
이에 의협 관계자는 "궐기대회 시간과 임총 시간이 맞물렸지만 비가 오는 악천후 속에서도 지역 의사회 소속 회원들까지 올라와 대회에 참석했다"며 "처음에는 빈 자리가 있었지만 나중에는 300여명이 채워질 정도로 나름 성공한 대회였다"고 반박했다.
그는 "의결 정족수를 채우기 어려운 상황에서 임총도 무사히 정관 개정안을 마친데 의미가 있다"며 "직선제의 민주적인 대의원 선출의 기반과 초석을 다진 만큼 추후 혁신위의 안건이 구체화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