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트립' 간 큰 도전…편평세포폐암 치료 지침 바꿀까

이석준
발행날짜: 2015-06-09 05:39:48
  • ASCO에서② 타쎄바 대비 전체생존기간 등 개선…처방 변화 예고

지오트립(아파티닙)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는 늦깍이다. 하지만 '이레사(게피티닙)', '타쎄바(엘로티닙)' 등 기존 표준치료제 자리를 위협 중이다. 더 나은 임상 데이터(LUX-LUNG 시리즈 3, 6, 8 등)를 근거로 내밀면서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5월29일부터 6월2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제51회 미국종양학회(ASC)에 참석해 떠오르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지오트립'을 자세히 살펴봤다.
헤드 투 헤드(Head to head) 임상. 두 약제를 비교하기 위한 가장 이상적인 연구 방식이다.

하지만 리스크(Risk)가 상당하다. 해당 제약사 뜻대로 기존 약제보다 우월성을 입증한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대부분 비열등성 입증도 벅차기 때문이다. 만약 실패할 경우 천문학적 비용을 허공에 날릴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치료제 존립 여부도 흔들릴 수 있다.

이런 현실 속에 지난 1일 미국종양학회(ASCO)에서는 간 큰 데이터(?) 하나가 발표됐다. 표적항암제 간에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헤드 투 헤드, 즉 1대1 직접 비교 임상 데이터(LUX-LUNG 8)가 그것이다.

결론적으로 베링거인겔하임 '지오트립(아파티닙)'은 가해자, 편평세포폐암 2차약 표준치료제 중 하나인 '타쎄바(엘로티닙)'는 피해자가 됐다.

'지오트립'이 '타쎄바'보다 전체 생존기간(OS), 무진행 생존기간(PFS) 등의 비교 우위 데이터를 내놨기 때문이다.

편평세포폐암 표적치료제 최초의 '맞짱'

LUX-LUNG 8 임상은 화학요법으로 일차 치료에 실패한 진행성 편평세포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그 결과 '지오트립'군의 OS는 7.9개월로 '엘로티닙'군 6.8개월보다 더 오래 생존했다. 사망 위험 역시 19%까지 유의하게 감소했다. 일년 생존 환자수 역시 '지오트립'군이 '타쎄바'군보다 많았다.(36.4% vs. 28.2%)

'지오트립'군은 '타쎄바'군 대비 질병 진행 위험을 19%까지 유의하게 줄였다. 질병 진행 지연은 폐암 관련 증상 조절의 개선과 함께 나타났다.

기침(43.4 vs. 35.2%), 호흡 곤란(51.3 vs. 44.1%)과 전반적인 건강상태 및 삶의 질(35.7 vs. 28.3%) 개선 등이 그것이다.

중증 이상반응은 '지오트립'과 '타쎄바'군에서 비슷했다(57.1 vs. 57.5%).

중증 설사와 구내염(구강 점막 질환)은 '지오트립'군이 더 많이 발생했으며(3/4 등급 설사: 9.9/0.5 vs. 2.3/0.3%, 3등급 구내염: 4.1 vs. 0.0%), 중증 발진/여드름은 '타쎄바'군이 더 많이 발생했다(3등급 발진/여드름: 10.4 vs. 5.9%).

"LUX-LUNG 8, 편평세포폐암 치료 패러다임 변화 예고"

그렇다면 '지오트립'의 간 큰 도전은 편평세포폐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까. 의료진들의 대답은 'Yes'다.

메디칼타임즈는 미국 시카고 ASCO 현지에서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강진형 교수를 만나봤다.

'지오트립'이 편평세포폐암 2차 치료 표준약인 '타쎄바'와 직접 비교에서 PFS, OS 개선 효과를 보였다. 어떤 기대 효과를 가질 수 있는가.

현재 미국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편평세포페암 1차약으로 시스플라틴과의 병용법, 2차치료제로 '도세탁셀', '엘로티닙'을 권고하고 있다.

그 배경을 보면 '엘로티닙'이 '도세탁셀' 대비 효과가 없지 않다는 비열등성 결과를 내놨고 그 때문에 2차 표준 치료제로 인정됐다.

'도세탁셀'과 직접 비교한 '지오트립' 임상은 없다. 또 개인적인 판단이 폐암 치료 의료진들을 모두 대변할 수 없다.

하지만 '엘로티닙'과 '도세탁셀' 비교 임상 연구가 있고, 이번 Lux-Lung 8에서 '엘로티닙'을 '지오트립'과 비교한 결과가 도출됐기 때문에 그 효과를 간접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즉, 직접 비교는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봤을때 '지오트립'이 '도세탁셀'보다 (엘로티닙 대비) 더 유의한 결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향후 도세탁셀과 같이 2차치료제로 사용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도세탁셀'은 우수한 효과로 2차 표준 치료제로 사용되지만 완벽한 약은 아니다. 독성이 크고, 골수기능을 억제하고 폐렴 위험성을 높이는 등 삶의 질을 저해하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지오트립'은 LUX-Lung 8 임상에서 '엘로티닙'보다 삶의 질 개선을 보였다.

환자의 삶 질을 유지하면서 치료 효과가 좋은 '지오트립'이 '도세탁셀' 한계를 극복하는 약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지오트립'은 이미 Lux Lung 3, 6에서 비소세포폐암 가장 흔한 EGFR 변이인 Del 19 양성 환자에서 PFS, OS 연장을 보인 바 있다. 이에 근거했을 때 LUX-Lung 8 결과는 예상됐던 바인가

'지오트립'의 OS 등 연장은 ErbB 수용체 신호 전달을 비가역적(irreversible)으로 완전히 억제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기존 치료제는 수용체에 붙었다 떨어졌다 하는 작용을 통해 암 세포 성장과 증식을 위한 신호를 차단하지만 지오트립은 비가역적으로 수용체에 떨어지지 않고 계속 붙어있다.

'지오트립'은 EGFR 변이 외에도 ErbB Family의 전체를 차단할 수 있어 편평세포폐암과 암 형태가 유사한 다른 분야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이드라인 추가시 편평세포폐암 2차 치료 옵션이 현재의 '도세탁셀', '엘로티닙'에서 '지오트립'으로 변화될 것으로 보는가

보통 의료진들이 1차 표준 치료인 시스플라틴 병용법을 처방해 보면 환자가 '도세탁셀'에 견딜 수 있을지를 생각한다. '도세탁셀'은 효과가 좋은 만큼 환자에게 나타나는 부작용이 심한 편이다.

이런 환자들은 '도세탁셀'보다 다른 치료 옵션을 고민할 것이고 이번 임상 결과에서 좋은 효과를 보인 '지오트립'으로 대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OS 개선이라도 부작용은 적을수록 좋다. '지오트립' 환자 삶의 질(QoL) 부분은 어떤가

'지오트립'은 질병 진행 지연은 물론 폐암 관련 증상 조절 개선도 보였다.

'엘로티닙' 대비 기침, 호흡곤란 등 전반적인 건강상태 및 삶의 질이 개선됐다.

기침 개선율은 '지오트립' 43.4%, '엘로티닙' 35.2%, 호흡 곤란 개선 역시 '지오트립' 51.3%, '엘로티닙' 44.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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