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하 세계 원료의약품발 안전성 이슈-국내 문제로 전이
후쿠시마 수입 원료 4품목…제약사별 안전성 확보 자구책
#2018년 7월 발사르탄 완제의약품 175개 품목 판매 정지. #2019년 9월 라니티딘 269개 품목 판매 정지. #2020년 현재 메트포르민 성분 900여개의 샘플링 조사. 지금까지 식약처가 안전성 평가를 시행했거나 시행중인 원료의약품 품목들이다.
단순히 값싼 중국산 원료의 문제로만 치부되던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의 검출이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세계 교류 및 물적 자원의 교역 확대와 맞물리며 각국에서 생산된 원료의약품이 각 국가를 거쳐 완제의약품의 형태로 가공, 재수출되는 순환구조를 형성한 것. 원료의약품의 안전성/수급 이슈가 곧 세계 각지로 확장, 전이되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세계의 공장을 자처한 중국이 원료의약품 수출국으로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면서 발사르탄 사태에서 보듯 중국산 원료를 사용한 국산 완제의약품이 대거 판매정지되는 사태를 맞은 바 있다.
이번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사태에 공장 가동은 물론 물류 시스템까지 마비돼 원료 수급 이슈를 불러온 것도 같은 맥락. 원전사고로 방사능 유출 우려를 낳고 있는 후쿠시마산 원료의약품에 대한 안전성 의혹이 고개를 드는 것도 마찬가지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9년…방사능 유출은 현재 진행형
2011년 3월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9년이 지난 현재도 진행형이다. 일본이 도쿄 올림픽 일부 종목 및 성화 출발을 후쿠시마에서 진행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안전성 이슈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작년 10월 그린피스가 공개한 후쿠시마 원전 인근에서의 방사능 측정치가 파장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그린피스 측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2원전과 20㎞ 떨어진 곳에서의 방사능 측정치는 일본 정부가 정한 안전 기준치 시간당 0.23uSv(마이크로시버트)를 훌쩍 넘는 시간당 71μSv로 집계됐다. 기준치의 309배에 해당하는 수치. 후쿠시마에 기반을 둔 공장에서 생산된 원료의약품은 과연 안전한지 의문부호가 붙는 건 자연스런 수순이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주 단위로 일본산 수입식품 방사능검사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방사능 검사결과 미량검출에 따른 반송 건수는 2011년 37건에서 2012년 66건, 2013년 57건을 기록했지만 점차 감소하는 추세로 2018년과 2019년 각각 6건을 기록했다. 의약품의 경우는 어떨까.
식약처 관계자는 "식품과 마찬가지로 일본산에 대해선 무작위 방사능 검사를 한다"며 "다만 후쿠시마산이라고 해서 특별히 전수조사를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원전 사태 이후 9년이 지났다"며 "일부 원료의약품을 선정, 조사하고 있지만 9년의 시간동안 특별한 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미진하다는 목소리는 줄곧 나온다. 일본산 의약품은 GMP제도에 따라 관리되며 방사능 검사에서 제외된다. 후쿠시마산 원료의약품에 대한 전수조사가 없었던 까닭에 샘플링 방식은 허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2020년 기준 후쿠시마산 수입 원료의약품은 4개에 불과해 전수조사는 의지의 문제이지 절차나 행정력의 문제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작년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인근에 위치한 공장에서 원료의약품이 생산, 국내로 수입되고 있지만 식약처의 현지실사 및 관리 기준은 부재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후쿠시마산 원료의약품 4개…"수입 끊었다"
후쿠시마산 원료의약품을 사용한 국내 의약품은 총 4개다. 한국다이이찌산쿄가 수입하는 에독사반토실산염수화물(릭시아나)과 한올바이오파마의 푸도스테인(스페리아정) 등이다.
문제는 이들 원료의약품 공장의 위치. 공장은 원전 사고 발생지에서 직선거리로 각각 40km, 45km, 59km, 60km 등으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20km 지역에서의 방사능 측정치가 기준치의 300배가 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 차원의 현지 상황 확인 및 점검이 필요한 상황.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 역시 국감을 통해 "후쿠시마산 의약품의 경우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식약처에서 더 적극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고 원산지에 따른 특별관리를 주문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식약처 관계자는 "올해 후쿠시마에 위치한 해당 원료 생산 업체를 실사하기로 계획을 세웠다"며 "방사능량만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GMP 준수 여부 등 전반적인 관리 현황을 살피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정확한 방사능 측정치 기준을 세우진 않았다"며 "현지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방사능 수치를 점검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식약처의 선제적 대응이 늦어지면서 제약사들은 자체 방사능 검사 등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후쿠시마 지역 공장만 생산하는 특정 원료의 경우 타 지역, 국가의 공장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A 제약사 관계자는 "본사가 수입하는 원료는 해당 지역만 생산하는 것으로 쉽게 수입처를 변경하기 어렵다"며 "원전 사고 이후 혹시 모를 위해에 대비해 국내 검사 기관에 위탁해 전수조사를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는 일본 제조 공장이 자체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원료 수입 시 방사능 검사 시험서를 받아 위해성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근당은 작년 후쿠시마 공장에서 수입하던 항생제 성분 노르플록사신의 수입을 끊었다.
종근당 관계자는 "해당 원료를 원전 사고가 있기 전부터 수입을 하고 있었다"며 "원전 사고 이후로는 혹시 모를 안전성 이슈에 대비해 후쿠시마산 원료를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품목은 현재 생산을 중단한 상태"라며 "제약사 차원에서 진행하는 방사능 검사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단순히 값싼 중국산 원료의 문제로만 치부되던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의 검출이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세계 교류 및 물적 자원의 교역 확대와 맞물리며 각국에서 생산된 원료의약품이 각 국가를 거쳐 완제의약품의 형태로 가공, 재수출되는 순환구조를 형성한 것. 원료의약품의 안전성/수급 이슈가 곧 세계 각지로 확장, 전이되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세계의 공장을 자처한 중국이 원료의약품 수출국으로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면서 발사르탄 사태에서 보듯 중국산 원료를 사용한 국산 완제의약품이 대거 판매정지되는 사태를 맞은 바 있다.
이번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사태에 공장 가동은 물론 물류 시스템까지 마비돼 원료 수급 이슈를 불러온 것도 같은 맥락. 원전사고로 방사능 유출 우려를 낳고 있는 후쿠시마산 원료의약품에 대한 안전성 의혹이 고개를 드는 것도 마찬가지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9년…방사능 유출은 현재 진행형
2011년 3월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9년이 지난 현재도 진행형이다. 일본이 도쿄 올림픽 일부 종목 및 성화 출발을 후쿠시마에서 진행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안전성 이슈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작년 10월 그린피스가 공개한 후쿠시마 원전 인근에서의 방사능 측정치가 파장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그린피스 측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2원전과 20㎞ 떨어진 곳에서의 방사능 측정치는 일본 정부가 정한 안전 기준치 시간당 0.23uSv(마이크로시버트)를 훌쩍 넘는 시간당 71μSv로 집계됐다. 기준치의 309배에 해당하는 수치. 후쿠시마에 기반을 둔 공장에서 생산된 원료의약품은 과연 안전한지 의문부호가 붙는 건 자연스런 수순이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주 단위로 일본산 수입식품 방사능검사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방사능 검사결과 미량검출에 따른 반송 건수는 2011년 37건에서 2012년 66건, 2013년 57건을 기록했지만 점차 감소하는 추세로 2018년과 2019년 각각 6건을 기록했다. 의약품의 경우는 어떨까.
식약처 관계자는 "식품과 마찬가지로 일본산에 대해선 무작위 방사능 검사를 한다"며 "다만 후쿠시마산이라고 해서 특별히 전수조사를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원전 사태 이후 9년이 지났다"며 "일부 원료의약품을 선정, 조사하고 있지만 9년의 시간동안 특별한 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미진하다는 목소리는 줄곧 나온다. 일본산 의약품은 GMP제도에 따라 관리되며 방사능 검사에서 제외된다. 후쿠시마산 원료의약품에 대한 전수조사가 없었던 까닭에 샘플링 방식은 허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2020년 기준 후쿠시마산 수입 원료의약품은 4개에 불과해 전수조사는 의지의 문제이지 절차나 행정력의 문제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작년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인근에 위치한 공장에서 원료의약품이 생산, 국내로 수입되고 있지만 식약처의 현지실사 및 관리 기준은 부재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후쿠시마산 원료의약품 4개…"수입 끊었다"
후쿠시마산 원료의약품을 사용한 국내 의약품은 총 4개다. 한국다이이찌산쿄가 수입하는 에독사반토실산염수화물(릭시아나)과 한올바이오파마의 푸도스테인(스페리아정) 등이다.
문제는 이들 원료의약품 공장의 위치. 공장은 원전 사고 발생지에서 직선거리로 각각 40km, 45km, 59km, 60km 등으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20km 지역에서의 방사능 측정치가 기준치의 300배가 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 차원의 현지 상황 확인 및 점검이 필요한 상황.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 역시 국감을 통해 "후쿠시마산 의약품의 경우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식약처에서 더 적극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고 원산지에 따른 특별관리를 주문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식약처 관계자는 "올해 후쿠시마에 위치한 해당 원료 생산 업체를 실사하기로 계획을 세웠다"며 "방사능량만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GMP 준수 여부 등 전반적인 관리 현황을 살피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정확한 방사능 측정치 기준을 세우진 않았다"며 "현지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방사능 수치를 점검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식약처의 선제적 대응이 늦어지면서 제약사들은 자체 방사능 검사 등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후쿠시마 지역 공장만 생산하는 특정 원료의 경우 타 지역, 국가의 공장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A 제약사 관계자는 "본사가 수입하는 원료는 해당 지역만 생산하는 것으로 쉽게 수입처를 변경하기 어렵다"며 "원전 사고 이후 혹시 모를 위해에 대비해 국내 검사 기관에 위탁해 전수조사를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는 일본 제조 공장이 자체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원료 수입 시 방사능 검사 시험서를 받아 위해성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근당은 작년 후쿠시마 공장에서 수입하던 항생제 성분 노르플록사신의 수입을 끊었다.
종근당 관계자는 "해당 원료를 원전 사고가 있기 전부터 수입을 하고 있었다"며 "원전 사고 이후로는 혹시 모를 안전성 이슈에 대비해 후쿠시마산 원료를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품목은 현재 생산을 중단한 상태"라며 "제약사 차원에서 진행하는 방사능 검사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