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3정 기준 한달 약값 2만 2500만원 증가…처방 감소 제한적
재평가 도화선된 시민단체, 지속적 공론화…근거 창출 '관건'
뇌 기능 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에 대해 치매 효능‧효과를 제외한 나머지 적응증의 선별급여가 결정되면서 처방 패턴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그간 소위 '끼워넣는 약'으로 처방액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지만 정서불안과 노인성 가성 우울증 등 다양한 증상에 환자 약제비가 80%까지 부담금이 올라간 상황.
한달 약제비의 증가액이 2만원 안팎에 불과하고 치매 치료제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 혈관성 치매 적응증이 삭제된 도네페질과 마찬가지로 눈에 띄는 처방 변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다만 이번 재평가의 도화선이 된 시민단체들이 지속적으로 근거 유무에 대해 의구심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향후 처방 패턴의 변화에는 의런 의구심을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적응증 관련 허가사항 변경 진행 추이 및 과거 적응증이 축소된 약제 사례를 통해 향후 처방 패턴의 변화 가능성을 짚었다.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 축소→처방 축소 이어지나
처방의 증가 및 축소는 급여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보통 급여 기준이 강화되거나 보험 청구에 대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삭감률이 높아질 수록 처방이 감소하는 분위기가 나타난다.
처방 감소는 매출 및 시장 축소와 직결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 문제는 얼마만큼의 타격이 있을 것이냐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1일 제6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결과 공개,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의 치매에 대한 처방만 급여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뇌혈관 결손에 의한 2차 증상, 변성 또는 퇴행성 뇌기질성 정신증후군에만 보험을 적용하고 그 외 나머지는 선별급여를 적용시켰다.
선별급여 대상은 정서불안과 노인성 가성 우울증 등이다. 치매를 제외한 증상에 처방받을 경우 환자는 약값의 80%를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작년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처방받은 환자는 총 32만 6천명, 처방액은 3500억원에 달한다. 이중 치매 관련 처방은 전체의 17.2%에 불과하다. 오히려 뇌 대사 관련 질환이 71.1%로 다수를 차지하고 그밖에 기태 질환이 11.2%를 차지하고 있다.
보험영역으로 남은 17.2%(약 600억원)는 그대로 유지되겠지만 나머지 82.8%(약 2900억원)의 처방은 말 그대로 받아도 그만, 안 받아도 그만인 '옵션' 영역에 불과해 처방 중단 및 시장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동원 인지중재치료학회 회장(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신경과)은 "콜린알포세레이트 복용 환자를 100명으로 놓고 볼 때 60명은 실제 치매 환자이고 나머지 40명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라며 "치매를 제외한 영역의 처방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30% 급여로 약을 복용하던 환자들에게 부담을 80%까지 올린다고 하면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다"며 "작년 도네페질의 혈관성 치매 적응증 삭제 당시에도 환자들의 불만이 컸다"고 지적했다.
처방 및 매출 축소의 관건은 환자가 느끼는 효용성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라는 필수 영역은 보험으로 남았지만 나머지는 자부담이 늘어나 환자가 직접 느끼는 약제의 효용성 여부가 처방 지속과 중단의 키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작년 600억원 대 콜린알포세레이트 품목 매출을 올린 A사 관계자는 "600억원 매출 대부분이 보험에서 나왔다"며 "치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17%에 불과해 이번 급여 축소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금도 복용 환자들이 약제비의 30%는 부담하고 있고, 향후 약제비가 80%로 늘어난다고 해도 한달 기준으로는 불과 2만원 차이에 불과해 큰 부담은 아니"라며 "따라서 급여를 제외한 82%의 매출이 축소된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환자 부담 얼마나 늘어날까…2만원 안팎 증가
콜린알포세레이트의 1정당 약가는 490원부터 52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하루 복용은 2~3회 이뤄진다. 1정당 약가를 500원으로, 하루 3회 복용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하루 약제비는 1500원, 한달 기준 4만 5천원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환자들이 약제비로 부담했던 비용은 약제비의 30%인 1만 3500원이지만 80%를 적용하면 3만 6천원으로 뛴다. 기존에 부담했던 약제비용 대비 2만 2500원 증가됐다는 점에서 실제 환자 부담은 크지 않은 편이다.
전문가들의 판단은 어떨까.
양동원 인지중재치료학회 회장은 "그동안 급여 혜택을 봤던 환자들은 자기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을 달가워할 이유가 없다"며 "대학병원 등 치매를 전문으로 하는 영역의 타격은 크지 않겠지만 개원가는 타격이 클 것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달 기준 약제비는 2만원 안팎이 늘어나겠지만 이런 분들은 한번에 세 달치를 정도를 받는 경우가 많다"며 "게다가 뇌 혈관 등 전체적으로 혈관이 안 좋고 고혈압 약 등 복용하는 약물도 많아 부담이 없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지 문제로 대학병원을 찾을 정도면 상황이 좋지 않은 분들이 많아 선택급여이거나 비급여로 전환해도 초기 반발은 있겠지만 처방이 크게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며 "초기 및 치매로의 진행이 예상되는 환자들은 불안한 마음에 약 처방에 더욱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작년 7월 도네페질 약제의 혈관성 치매에 대한 적응증이 삭제된 이후에도 큰 타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적응증이 삭제된 이후에도 대부분의 제약사 품목 약제비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하며 기우였다는 점을 입증했다. 전체 처방액 중 해당 적응증의 비중이 6~7% 불과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B 신경외과 관계자는 "비가역적인 질환 및 생명에 위협이 되는 질환에는 급여 문제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말기암 환자가 비검증된 약제에도 일말의 희망을 갖고 수천만원 씩 쓰는 현상도 그와 유사한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치매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의 효능, 효과를 검증한 다양한 연구가 나오고 있는데 굳이 몇 만원 때문에 처방을 포기할 사람은 없다고 본다"며 "급여 재평가는 찻잔 속에 태풍으로 지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약제비보다 효용성 의구심이 관건
급여 축소만으로 당장 콜린알포세레이트 시장이 냉각될 것이라는 전망은 오히려 호들갑에 가깝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이번 재평가를 통해 콜린알포세이트에 대한 인식 변화가 변수가 될 수 있다. 해외처럼 콜린알포세레이트가 '전문약'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식된다면 급여외 2900억원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콜린알포세레이트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가 의료계 및 제약사 모두에 부담이다.
이동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정책팀장은 "효과가 불분명했던 나머지 영역에 대해 급여를 축소한 부분은 환영하지만 여전히 치매 급여 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며 "어떤 근거를 가지고 이런 결정이 나왔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이미 30년이 된 올드드럭인 데다가 인용되는 자료도 그 당시 부실한 임상에 근거한다"며 "대규모 임상이라고 하는 아스코말바 역시 고작 113명을 대상으로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게다가 아스코말바는 콜린알포세레이트의 단독 효과를 검증한 연구도 아니"라며 "도네페질과의 병용에 대한 효과를 살핀 연구이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적응증을 개편한다면 병용만으로 한정되거나 해야 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치매 급여를 유지하는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다수의 의료계 및 시민단체, 보건단체로 이뤄져있어 급여 축소는 과학적 사실에 근거했다기 보다는 사회적 합의에 가깝다는 게 그의 판단. 과학적 근거로 식약처가 효능효과를 재평가한다면 대부분의 적응증이 삭제 및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번 급여 재평가 및 허가사항 재평가는 시민단체들이 도화선이 됐다. 식약처의 재평가 이후에도 시민단체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면 콜린알포세레이트 자체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신중한 입장이다. 실제 효용보다는 건강기능식품과 같은 보험 차원에서 처방이 유지될 것으로 보는 시선이 있는 반면 다른 한쪽은 오메가3와 같은 지위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낙원 전 대한신경외과학회 회장은 "치매는 결과론적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며 "콜린의 분해를 억제하는 아세틸콜린에스터라제(AChE) 억제제 계열 치매 완화제와 함께 콜린의 원료인 콜린알포세레이트를 함께 주면 효과는 당연히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이라는 것은 근거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합의의 성격도 있다"며 "과연 어디까지를 효과로 인정할 것인가 하는 영역은 확실히 사회적 합의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치매 치료제가 없는 한계를 감안하면 미미한 효과라도 급여 영역에서 인정해 최대한 치매 단계로의 진입을 늦추는 게 사회 전체적으로는 훨씬 더 비용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C 내과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효과 논란이 나온다면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오메가3처럼 콜린알포세레이트도 고용량은 전문약으로, 저용량은 건기식이나 일반약으로 분류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대규모의 임상으로 근거를 창출해야 하는데 오래된 약이고 특허도 만료돼 선뜻 나서는 업체가 없다는 것"이라며 "오메가3를 사용할 때 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하는 의료진이 없듯이 콜린알포세레이트도 굳이 빼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나는 생각으로 처방하는 사례가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제약사가 제출한 ▲유효성 입증 자료 ▲국내외 사용 현황 ▲품목 허가사항 변경에 대한 의견 및 필요시 허가사항 변경안 ▲상기 사항과 관련해 유효성에 대한 종합적 의견 및 향후 계획 등을 근거로 허가사항 재평가 작업을 진행중이다.
그간 소위 '끼워넣는 약'으로 처방액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지만 정서불안과 노인성 가성 우울증 등 다양한 증상에 환자 약제비가 80%까지 부담금이 올라간 상황.
한달 약제비의 증가액이 2만원 안팎에 불과하고 치매 치료제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 혈관성 치매 적응증이 삭제된 도네페질과 마찬가지로 눈에 띄는 처방 변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다만 이번 재평가의 도화선이 된 시민단체들이 지속적으로 근거 유무에 대해 의구심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향후 처방 패턴의 변화에는 의런 의구심을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적응증 관련 허가사항 변경 진행 추이 및 과거 적응증이 축소된 약제 사례를 통해 향후 처방 패턴의 변화 가능성을 짚었다.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 축소→처방 축소 이어지나
처방의 증가 및 축소는 급여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보통 급여 기준이 강화되거나 보험 청구에 대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삭감률이 높아질 수록 처방이 감소하는 분위기가 나타난다.
처방 감소는 매출 및 시장 축소와 직결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 문제는 얼마만큼의 타격이 있을 것이냐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1일 제6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결과 공개,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의 치매에 대한 처방만 급여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뇌혈관 결손에 의한 2차 증상, 변성 또는 퇴행성 뇌기질성 정신증후군에만 보험을 적용하고 그 외 나머지는 선별급여를 적용시켰다.
선별급여 대상은 정서불안과 노인성 가성 우울증 등이다. 치매를 제외한 증상에 처방받을 경우 환자는 약값의 80%를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작년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처방받은 환자는 총 32만 6천명, 처방액은 3500억원에 달한다. 이중 치매 관련 처방은 전체의 17.2%에 불과하다. 오히려 뇌 대사 관련 질환이 71.1%로 다수를 차지하고 그밖에 기태 질환이 11.2%를 차지하고 있다.
보험영역으로 남은 17.2%(약 600억원)는 그대로 유지되겠지만 나머지 82.8%(약 2900억원)의 처방은 말 그대로 받아도 그만, 안 받아도 그만인 '옵션' 영역에 불과해 처방 중단 및 시장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동원 인지중재치료학회 회장(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신경과)은 "콜린알포세레이트 복용 환자를 100명으로 놓고 볼 때 60명은 실제 치매 환자이고 나머지 40명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라며 "치매를 제외한 영역의 처방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30% 급여로 약을 복용하던 환자들에게 부담을 80%까지 올린다고 하면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다"며 "작년 도네페질의 혈관성 치매 적응증 삭제 당시에도 환자들의 불만이 컸다"고 지적했다.
처방 및 매출 축소의 관건은 환자가 느끼는 효용성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라는 필수 영역은 보험으로 남았지만 나머지는 자부담이 늘어나 환자가 직접 느끼는 약제의 효용성 여부가 처방 지속과 중단의 키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작년 600억원 대 콜린알포세레이트 품목 매출을 올린 A사 관계자는 "600억원 매출 대부분이 보험에서 나왔다"며 "치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17%에 불과해 이번 급여 축소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금도 복용 환자들이 약제비의 30%는 부담하고 있고, 향후 약제비가 80%로 늘어난다고 해도 한달 기준으로는 불과 2만원 차이에 불과해 큰 부담은 아니"라며 "따라서 급여를 제외한 82%의 매출이 축소된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환자 부담 얼마나 늘어날까…2만원 안팎 증가
콜린알포세레이트의 1정당 약가는 490원부터 520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하루 복용은 2~3회 이뤄진다. 1정당 약가를 500원으로, 하루 3회 복용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하루 약제비는 1500원, 한달 기준 4만 5천원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환자들이 약제비로 부담했던 비용은 약제비의 30%인 1만 3500원이지만 80%를 적용하면 3만 6천원으로 뛴다. 기존에 부담했던 약제비용 대비 2만 2500원 증가됐다는 점에서 실제 환자 부담은 크지 않은 편이다.
전문가들의 판단은 어떨까.
양동원 인지중재치료학회 회장은 "그동안 급여 혜택을 봤던 환자들은 자기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을 달가워할 이유가 없다"며 "대학병원 등 치매를 전문으로 하는 영역의 타격은 크지 않겠지만 개원가는 타격이 클 것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달 기준 약제비는 2만원 안팎이 늘어나겠지만 이런 분들은 한번에 세 달치를 정도를 받는 경우가 많다"며 "게다가 뇌 혈관 등 전체적으로 혈관이 안 좋고 고혈압 약 등 복용하는 약물도 많아 부담이 없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지 문제로 대학병원을 찾을 정도면 상황이 좋지 않은 분들이 많아 선택급여이거나 비급여로 전환해도 초기 반발은 있겠지만 처방이 크게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며 "초기 및 치매로의 진행이 예상되는 환자들은 불안한 마음에 약 처방에 더욱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작년 7월 도네페질 약제의 혈관성 치매에 대한 적응증이 삭제된 이후에도 큰 타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적응증이 삭제된 이후에도 대부분의 제약사 품목 약제비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하며 기우였다는 점을 입증했다. 전체 처방액 중 해당 적응증의 비중이 6~7% 불과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B 신경외과 관계자는 "비가역적인 질환 및 생명에 위협이 되는 질환에는 급여 문제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말기암 환자가 비검증된 약제에도 일말의 희망을 갖고 수천만원 씩 쓰는 현상도 그와 유사한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치매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의 효능, 효과를 검증한 다양한 연구가 나오고 있는데 굳이 몇 만원 때문에 처방을 포기할 사람은 없다고 본다"며 "급여 재평가는 찻잔 속에 태풍으로 지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약제비보다 효용성 의구심이 관건
급여 축소만으로 당장 콜린알포세레이트 시장이 냉각될 것이라는 전망은 오히려 호들갑에 가깝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이번 재평가를 통해 콜린알포세이트에 대한 인식 변화가 변수가 될 수 있다. 해외처럼 콜린알포세레이트가 '전문약'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식된다면 급여외 2900억원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콜린알포세레이트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가 의료계 및 제약사 모두에 부담이다.
이동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정책팀장은 "효과가 불분명했던 나머지 영역에 대해 급여를 축소한 부분은 환영하지만 여전히 치매 급여 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며 "어떤 근거를 가지고 이런 결정이 나왔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이미 30년이 된 올드드럭인 데다가 인용되는 자료도 그 당시 부실한 임상에 근거한다"며 "대규모 임상이라고 하는 아스코말바 역시 고작 113명을 대상으로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게다가 아스코말바는 콜린알포세레이트의 단독 효과를 검증한 연구도 아니"라며 "도네페질과의 병용에 대한 효과를 살핀 연구이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적응증을 개편한다면 병용만으로 한정되거나 해야 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치매 급여를 유지하는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다수의 의료계 및 시민단체, 보건단체로 이뤄져있어 급여 축소는 과학적 사실에 근거했다기 보다는 사회적 합의에 가깝다는 게 그의 판단. 과학적 근거로 식약처가 효능효과를 재평가한다면 대부분의 적응증이 삭제 및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번 급여 재평가 및 허가사항 재평가는 시민단체들이 도화선이 됐다. 식약처의 재평가 이후에도 시민단체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면 콜린알포세레이트 자체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신중한 입장이다. 실제 효용보다는 건강기능식품과 같은 보험 차원에서 처방이 유지될 것으로 보는 시선이 있는 반면 다른 한쪽은 오메가3와 같은 지위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낙원 전 대한신경외과학회 회장은 "치매는 결과론적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며 "콜린의 분해를 억제하는 아세틸콜린에스터라제(AChE) 억제제 계열 치매 완화제와 함께 콜린의 원료인 콜린알포세레이트를 함께 주면 효과는 당연히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이라는 것은 근거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합의의 성격도 있다"며 "과연 어디까지를 효과로 인정할 것인가 하는 영역은 확실히 사회적 합의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치매 치료제가 없는 한계를 감안하면 미미한 효과라도 급여 영역에서 인정해 최대한 치매 단계로의 진입을 늦추는 게 사회 전체적으로는 훨씬 더 비용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C 내과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효과 논란이 나온다면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오메가3처럼 콜린알포세레이트도 고용량은 전문약으로, 저용량은 건기식이나 일반약으로 분류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대규모의 임상으로 근거를 창출해야 하는데 오래된 약이고 특허도 만료돼 선뜻 나서는 업체가 없다는 것"이라며 "오메가3를 사용할 때 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하는 의료진이 없듯이 콜린알포세레이트도 굳이 빼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나는 생각으로 처방하는 사례가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제약사가 제출한 ▲유효성 입증 자료 ▲국내외 사용 현황 ▲품목 허가사항 변경에 대한 의견 및 필요시 허가사항 변경안 ▲상기 사항과 관련해 유효성에 대한 종합적 의견 및 향후 계획 등을 근거로 허가사항 재평가 작업을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