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7주년 기획-상]심혈관 보호효과 계열효과 등 전문가 4인 견해
심부전 및 신장병 예방 경향성 일관 "세부적 논의는 필요"
|메디칼타임즈=원종혁 최선 이인복 박상준 기자| 경구 혈당강하제 시장에 늦깎이로 진입한 'SGLT-2 억제제'. 해당 계열약 만큼 본목적인 혈당강하효과 외에, 부가적인 혜택으로 주목을 받은 제2형 당뇨병약도 드물다.
기존 약제들 대부분이 대규모 심혈관 안전성 임상(CVOT)를 통해 말그대로 안전성만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SGLT-2 억제제의 경우엔 기대하지 않았던 심혈관 보호효과를 추가로 확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강력한 이뇨작용을 통한 수축기혈압 및 체중 개선, 또 이로인한 심혈관 사건 발생을 줄이는 혜택까지 속속 밝혀지고 있다. SGLT-2 억제제 계열약들의 대표적 CVOT 결과들마다 임상 참여 환자군과 디자인, 결과값에 일부 차이는 있지만 현재 전문가들은 심부전과 신장병에 대한 예방효과 만큼은 계열효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SGLT-2 억제제를 썼을 때 기대효과가 좋을 환자군은 예상 가능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환자 적응증별로 계열약내 어떤 성분이 좋은지엔 근거와 논의가 부족한 상황이기도 하다. 국내외 최신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들이 환자별 맞춤 치료전략으로의 권고수준 변화가 빨라진 가운데, 국내 전문가들에 견해를 물었다.
▲이슈1. 전문가들 계열약 심혈관 보호효과 의견 제각각 "심부전 경향성엔 동조"
김-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김대중 교수
임-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
최-서울대병원 심장내과 최동주 교수
이-강북삼성병원 심장내과 이종영 교수
Q. 최근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에르투글리플로진 심혈관 안전성 임상(CVOT)인 'VERTIS CV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SGLT-2 억제제 계열약제들의 부가적 혜택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나?
김-SGLT-2 억제제의 CVOT 연구 핵심은 세가지다. 심혈관 사망 감소를 첫 입증한 EMPA-REG OUTCOME 연구, 고위험 환자에게도 처방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DECLARE-TIME 58 연구, 계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만든 VERTIS CV 연구다. 더이상 대규모 CVOT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이제는 이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논의가 남아있다.
임-2010년대 이후는 수 없이 많이 연구가 진행됐지만 계열효과를 보인 것은 SGLT-2 억제제 뿐이다. 이것이 미국당뇨병학회(ADA)나 유럽당뇨병학회(EASD) 등 많은 가이드라인에서 SGLT-2 억제제를 우선적으로 쓰게 하는 계기가 됐다.
최-SGLT-2 억제제 출시 이전 약제들은 CVOT를 통해 안전성만 확인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SGLT-2 억제제는 기대하지 않았던 심혈관 보호 효과를 확인했다. 당뇨병 환자 중 심혈관 위험이 있는 환자 또는 위험이 없는 환자에서 1차 및 2차 예방 모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된 것이 주요 성과다.
Q. 흥미로운 점이 심부전 예방효과는 일관되게 나타났다. 하지만 심부전은 질환이 아닌 증상이다. 이를 두고 SGLT-2 억제제가 심혈관 보호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나?
김-심부전 예방만 봐야하는 것이 팩트다. 심혈관 보호효과가 있느냐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의견이 다르다. 두루뭉실하게 심혈관 보호효과를 얘기할 것이냐 하나하나 짚어볼 것이냐를 두고 당분간은 논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기전은 결국 글루코스와 나트륨, 소듐이 배출되는 기전이다. 일각에서 SGLT2 억제제가 이뇨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임-기전적인 부분을 첨언하면 혈역학이 작용해 혈관 볼륨을 좀 줄여주는 효과, 혈관 탄력성 회복시키고, 혈관 혈압을 낮춰주는 효과 이런 게 종합적으로 작용해 심부전을 예방했다고 본다. 일부에선 기전이 확실하지 않다고 하는데 어떤 약제든 100% 확실한 것은 없다.
최-이 약이 초기에 당뇨병이 아닌 심장에 먼저 사용했다고 가정했을 때 혈당을 낮춰 당뇨병 효과를 발견한 것과 같은 이치로 본다. 사실 계열약에 분자 생물학적 효과도 있지만, 당뇨병 치료 효과는 심부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나트륨 배출 효과, 혈역학적 효과, 이뇨효과 등이 심부전에 좋은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Q. 이미 일부 약제는 심부전 예방 추가 적응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핵심은 이러한 효과가 제2형 당뇨병이 아닌 심부전만 단독으로 가진 환자에서도 혜택이 클 것으로 기대할 수 있나?
김-개인적으로 그렇다고 본다. 내분비내과 교수들 사이에서도 일부 과도한 평가라는 의견도 있지만 연구 결과들을 메타 분석해봐도 패턴이 동일하게 나오는 것을 아니라고 얘기할 순 없다. 심장내과 의사들 중에서도 호불호가 있고 생각차가 있겠지만 결국 리얼월드데이터가 생성될 것이고 지금과 같은 효과를 유지한다면 분명히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될 것이다.
임-당연하다. FDA에서 다파글리플로진이 당뇨병 여부에 상관없이 효과가 나타나면서 적응증도 인정받았다. 다만 심장 전체의 기능을 개선했다는 게 기전이 좀 더 밝혀져야 할 것 같다. 심장 전해질의 유입과 유출에 관여하는 단백질에 좋게 작용하는 'Na-H exchanger'이라는 기전이 지목되기도 하는데 아직 이론일 뿐 이견이 있다.
최-심부전을 적응증으로 다파글리플로진의 임상이 가장 먼저 종료된데 이어 이제 엠파글리플로진 연구도 곧 종료될 것이다. 전체 계열약 모두가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1차적으로 이미 심혈관 위험 감소효과를 확인한 약제들은 심부전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
이-SGLT-2 억제제 기전을 보면 신장을 통해 당을 빼고, 혈압과 체중을 낮추기 때문에 심장에 부담을 낮춰져 심부전 예방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예측한 부분이다. 실제로 모든 연구에서 심부전 예방은 일관적으로 나타났다. 이미 심부전약으로 허가를 받은 약도 있다.
Q. 이번에 발표된 VERTIS CV 연구가 특히 EMPAREG OUTCOME과 거의 유사한 모집단인 반면, 다른 결과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관심이다. EMPAREG OUTCOME 연구가 38%의 심혈관(MACE) 예방 결과를 보여주면서 비현실적인 결과라고 보는 시각도 있고, 그런점에서 VERTIS CV 연구가 현실에 가까운 결과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어떻게 평가할 수 있나?
김-VERTIS CV 연구가 아쉬운 결과를 낸 것은 분명하다. 결국 FDA에서 적응증을 어떻게 받는지가 관건이라고 본다. 심증적으로는 효과가 입증됐다고 보지만 2차 평가 결과는 분명 페일(fail)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심부전과 신장 혜택은 이어졌다고 본다. 그 부분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으로 인정할만하다고 본다.
임-연구결과가 너무 좋았다고 안믿을 수 있겠나. 결과값은 상대적인 값이다. 어떤 수치가 7%에서 10%로 증가했다면 상대적인 수치로 30%지만 절대적인 수치로는 3%다. VERTIS CV 연구로 논란과 토론은 당연히 있을 수 밖에 없다. 연구는 늘 생각대로 나오지 않는다. 어찌됐든 결과는 결과로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엠파글리플로진이 짧은 기간 안에 심혈관 사망률을 38% 낮추는 것을 놓고 과연 믿을 수 있을까하는 신뢰성 이슈가 있었다. 그럴만한 것이 이후에 어떤 성분도 재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DECLARE-TIME 58이나 VERTIS CV 연구는 1~2년 더 길어진 것이고 그러다보니 결과값이 일부 달라진 측면도 있다. 그래도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실제 임상에서도 이정도의 수치는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
▲이슈2. SGLT-2i 계열효과 입장 대동소이(大同小異) "기대효과 좋은 환자군 정해져"
Q. 화두는 계열효과로 통일 할 수 있느냐다. 이는 보험급여 이슈와도 연관된다. 어떤 의견인가?
김-학계에서 시각차가 있는 부분이다. 일단 VERTIS CV 연구가 아직 전체 논문이 나온 상황이 아니니 이후 전문가들이 이 부분에 대해 분석하고 논쟁한 뒤에야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계열효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심부전에 대한 효과는 분명한 경향이다.
임-작용 시간이 좀 다르다. 하프 라이프가 12~15시간 정도인데 약제마다 조금씩 다르다. 어떤 것은 15시간, 어떤 것은 12시간에 가깝다. 길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SGLT-2 억제제의 선택성에는 차이가 꽤 있다. 어떤 것은 2000배, 어떤건 200배에 불과하다. 선택성에 있어서 장기간 썼을 때 효과와 영향은 지켜봐야 한다. 화학적 구조식도 다른 만큼 이런 부분이 여러 장기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더 지켜봐야할 문제다.
최-계열효과를 논하기에는 아직 곤란할 것 같다. 무엇보다 해당 부분은 정말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하고 SGLT-2 억제제의 심혈관계, 심부전 혜택과 관련해서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심혈관계 계열 효과를 논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지금까지 심부전 분야에 20년 넘게 사용한 약제 중에서 계열효과를 인정받은 것은 ACE 억제제 한가지 뿐이다.
이-대체적으로 계열효과로 묶는게 맞을 거 같다. 그 근거로 제시할 수 있는 부분은 심부전, 신장병에 대한 효과다. 사망률 개선에 차이가 있었지만 분자구조특성, 수용체 선택성 등 다양한 부분에서 근거를 제시해야하는데 그러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학급으로 보면 1등과 2등도 우리반이지만 3등과 4등 우리반인 셈이다. 한편 계열효과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순간 너무 복잡해진다. 수많은 임상을 다시 해야하고, 분자구조 분석도 다시 해야 한다. 제약사입장에서는 우리건 좋고 니네건 나쁘다라는 이분법적 논리가 생길거다. 정답은 "저것도 좋지만 이것도 좋다"이다. 학문적으로 봤을때도 어느 하나가 두드러진다는 근거는 없다.
Q. 핵심은 환자관리다. 새로운 연구를 계기로 같은 계열내에서도 환자 맞춤형 처방은 필요할 것으로 보는지, 크게 변별력이 없다고 보나?
김-이 부분도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 의사의 취향이 좌우할 것이다. 계열효과를 보고 처방할 것인냐, 근거만 철저히 볼 것이냐는 결국 의사의 결정이다. 이프라글리플로진 성분이 대표적이지 않겠나. CVOT 연구가 전혀 없는데 이를 SGLT-2 억제제 계열로 묶어 볼 것이냐 당뇨약으로만 볼 것이냐 이건 결국 의사의 선택이고 결정이다.
임-아직은 성분별로 특정 환자에게 써야 한다는 근거가 부족하다. 내가 처방을 낼 경우 가능한한 근거를 철저히 보고 있다. 심혈관 질환이 있었고 재발을 줄이는 게 아주 중요하면 엠파글리플로진을 쓰고, 다양한 위험에서 심장 리스크를 줄이려면 다파글리플로진을 쓴다. 아직은 환자 적응증별로 이 성분이 더 낫다는 근거가 없는 만큼 결국 의사의 선택이다.
최-성분까지는 어렵겠지만 심장내과에서는 당뇨병이 있다면 SGLT-2 억제제를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로 정리할 수 있다. 당뇨병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1차 치료제로 메트포르민을 사용한 뒤 SGLT-2 억제제를 추가하도록 되어 있는데, 유럽에서는 SGLT-2 억제제를 1차 치료제로 제일 먼저 사용하라고 권고한다. 비용 문제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심장이 좋지 않고 당뇨병이 있는 환자는 당연히 SGLT-2 억제제를 써야 한다.
이-SGLT-2 억제제를 썼을 때 기대효과가 좋을 같은 환자군은 정해져 있지만 그 중 어떤 성분을 써야 한다는 것은 정해져 있지 않다. 잘 알다시피 심부전이나 신장병에 확실히 데이터가 있지만 어떤 성분이 더 좋다는 근거는 없다. 개인적으로 SGLT-2 억제제를 굉장히 많이 쓰고 있는데 대체적으로 나이가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쓰면 합병증이 있어서 임상에 참여한 환자군보다 좀 더 젊은 환자. 또 일찍 효과를 볼 수 있을 만한 환자에게 쓰고 있다. 최근 심장내과에서는 고위험 환자나 이미 병이 있어서 재활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처방해보려고 시도하고 있다.
기존 약제들 대부분이 대규모 심혈관 안전성 임상(CVOT)를 통해 말그대로 안전성만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SGLT-2 억제제의 경우엔 기대하지 않았던 심혈관 보호효과를 추가로 확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강력한 이뇨작용을 통한 수축기혈압 및 체중 개선, 또 이로인한 심혈관 사건 발생을 줄이는 혜택까지 속속 밝혀지고 있다. SGLT-2 억제제 계열약들의 대표적 CVOT 결과들마다 임상 참여 환자군과 디자인, 결과값에 일부 차이는 있지만 현재 전문가들은 심부전과 신장병에 대한 예방효과 만큼은 계열효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SGLT-2 억제제를 썼을 때 기대효과가 좋을 환자군은 예상 가능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환자 적응증별로 계열약내 어떤 성분이 좋은지엔 근거와 논의가 부족한 상황이기도 하다. 국내외 최신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들이 환자별 맞춤 치료전략으로의 권고수준 변화가 빨라진 가운데, 국내 전문가들에 견해를 물었다.
▲이슈1. 전문가들 계열약 심혈관 보호효과 의견 제각각 "심부전 경향성엔 동조"
김-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김대중 교수
임-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
최-서울대병원 심장내과 최동주 교수
이-강북삼성병원 심장내과 이종영 교수
Q. 최근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에르투글리플로진 심혈관 안전성 임상(CVOT)인 'VERTIS CV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SGLT-2 억제제 계열약제들의 부가적 혜택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나?
김-SGLT-2 억제제의 CVOT 연구 핵심은 세가지다. 심혈관 사망 감소를 첫 입증한 EMPA-REG OUTCOME 연구, 고위험 환자에게도 처방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DECLARE-TIME 58 연구, 계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만든 VERTIS CV 연구다. 더이상 대규모 CVOT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이제는 이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논의가 남아있다.
임-2010년대 이후는 수 없이 많이 연구가 진행됐지만 계열효과를 보인 것은 SGLT-2 억제제 뿐이다. 이것이 미국당뇨병학회(ADA)나 유럽당뇨병학회(EASD) 등 많은 가이드라인에서 SGLT-2 억제제를 우선적으로 쓰게 하는 계기가 됐다.
최-SGLT-2 억제제 출시 이전 약제들은 CVOT를 통해 안전성만 확인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SGLT-2 억제제는 기대하지 않았던 심혈관 보호 효과를 확인했다. 당뇨병 환자 중 심혈관 위험이 있는 환자 또는 위험이 없는 환자에서 1차 및 2차 예방 모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된 것이 주요 성과다.
Q. 흥미로운 점이 심부전 예방효과는 일관되게 나타났다. 하지만 심부전은 질환이 아닌 증상이다. 이를 두고 SGLT-2 억제제가 심혈관 보호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나?
김-심부전 예방만 봐야하는 것이 팩트다. 심혈관 보호효과가 있느냐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의견이 다르다. 두루뭉실하게 심혈관 보호효과를 얘기할 것이냐 하나하나 짚어볼 것이냐를 두고 당분간은 논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기전은 결국 글루코스와 나트륨, 소듐이 배출되는 기전이다. 일각에서 SGLT2 억제제가 이뇨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임-기전적인 부분을 첨언하면 혈역학이 작용해 혈관 볼륨을 좀 줄여주는 효과, 혈관 탄력성 회복시키고, 혈관 혈압을 낮춰주는 효과 이런 게 종합적으로 작용해 심부전을 예방했다고 본다. 일부에선 기전이 확실하지 않다고 하는데 어떤 약제든 100% 확실한 것은 없다.
최-이 약이 초기에 당뇨병이 아닌 심장에 먼저 사용했다고 가정했을 때 혈당을 낮춰 당뇨병 효과를 발견한 것과 같은 이치로 본다. 사실 계열약에 분자 생물학적 효과도 있지만, 당뇨병 치료 효과는 심부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나트륨 배출 효과, 혈역학적 효과, 이뇨효과 등이 심부전에 좋은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Q. 이미 일부 약제는 심부전 예방 추가 적응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핵심은 이러한 효과가 제2형 당뇨병이 아닌 심부전만 단독으로 가진 환자에서도 혜택이 클 것으로 기대할 수 있나?
김-개인적으로 그렇다고 본다. 내분비내과 교수들 사이에서도 일부 과도한 평가라는 의견도 있지만 연구 결과들을 메타 분석해봐도 패턴이 동일하게 나오는 것을 아니라고 얘기할 순 없다. 심장내과 의사들 중에서도 호불호가 있고 생각차가 있겠지만 결국 리얼월드데이터가 생성될 것이고 지금과 같은 효과를 유지한다면 분명히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될 것이다.
임-당연하다. FDA에서 다파글리플로진이 당뇨병 여부에 상관없이 효과가 나타나면서 적응증도 인정받았다. 다만 심장 전체의 기능을 개선했다는 게 기전이 좀 더 밝혀져야 할 것 같다. 심장 전해질의 유입과 유출에 관여하는 단백질에 좋게 작용하는 'Na-H exchanger'이라는 기전이 지목되기도 하는데 아직 이론일 뿐 이견이 있다.
최-심부전을 적응증으로 다파글리플로진의 임상이 가장 먼저 종료된데 이어 이제 엠파글리플로진 연구도 곧 종료될 것이다. 전체 계열약 모두가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1차적으로 이미 심혈관 위험 감소효과를 확인한 약제들은 심부전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
이-SGLT-2 억제제 기전을 보면 신장을 통해 당을 빼고, 혈압과 체중을 낮추기 때문에 심장에 부담을 낮춰져 심부전 예방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예측한 부분이다. 실제로 모든 연구에서 심부전 예방은 일관적으로 나타났다. 이미 심부전약으로 허가를 받은 약도 있다.
Q. 이번에 발표된 VERTIS CV 연구가 특히 EMPAREG OUTCOME과 거의 유사한 모집단인 반면, 다른 결과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관심이다. EMPAREG OUTCOME 연구가 38%의 심혈관(MACE) 예방 결과를 보여주면서 비현실적인 결과라고 보는 시각도 있고, 그런점에서 VERTIS CV 연구가 현실에 가까운 결과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어떻게 평가할 수 있나?
김-VERTIS CV 연구가 아쉬운 결과를 낸 것은 분명하다. 결국 FDA에서 적응증을 어떻게 받는지가 관건이라고 본다. 심증적으로는 효과가 입증됐다고 보지만 2차 평가 결과는 분명 페일(fail)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심부전과 신장 혜택은 이어졌다고 본다. 그 부분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으로 인정할만하다고 본다.
임-연구결과가 너무 좋았다고 안믿을 수 있겠나. 결과값은 상대적인 값이다. 어떤 수치가 7%에서 10%로 증가했다면 상대적인 수치로 30%지만 절대적인 수치로는 3%다. VERTIS CV 연구로 논란과 토론은 당연히 있을 수 밖에 없다. 연구는 늘 생각대로 나오지 않는다. 어찌됐든 결과는 결과로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엠파글리플로진이 짧은 기간 안에 심혈관 사망률을 38% 낮추는 것을 놓고 과연 믿을 수 있을까하는 신뢰성 이슈가 있었다. 그럴만한 것이 이후에 어떤 성분도 재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DECLARE-TIME 58이나 VERTIS CV 연구는 1~2년 더 길어진 것이고 그러다보니 결과값이 일부 달라진 측면도 있다. 그래도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실제 임상에서도 이정도의 수치는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
▲이슈2. SGLT-2i 계열효과 입장 대동소이(大同小異) "기대효과 좋은 환자군 정해져"
Q. 화두는 계열효과로 통일 할 수 있느냐다. 이는 보험급여 이슈와도 연관된다. 어떤 의견인가?
김-학계에서 시각차가 있는 부분이다. 일단 VERTIS CV 연구가 아직 전체 논문이 나온 상황이 아니니 이후 전문가들이 이 부분에 대해 분석하고 논쟁한 뒤에야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계열효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심부전에 대한 효과는 분명한 경향이다.
임-작용 시간이 좀 다르다. 하프 라이프가 12~15시간 정도인데 약제마다 조금씩 다르다. 어떤 것은 15시간, 어떤 것은 12시간에 가깝다. 길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SGLT-2 억제제의 선택성에는 차이가 꽤 있다. 어떤 것은 2000배, 어떤건 200배에 불과하다. 선택성에 있어서 장기간 썼을 때 효과와 영향은 지켜봐야 한다. 화학적 구조식도 다른 만큼 이런 부분이 여러 장기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는 더 지켜봐야할 문제다.
최-계열효과를 논하기에는 아직 곤란할 것 같다. 무엇보다 해당 부분은 정말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하고 SGLT-2 억제제의 심혈관계, 심부전 혜택과 관련해서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심혈관계 계열 효과를 논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지금까지 심부전 분야에 20년 넘게 사용한 약제 중에서 계열효과를 인정받은 것은 ACE 억제제 한가지 뿐이다.
이-대체적으로 계열효과로 묶는게 맞을 거 같다. 그 근거로 제시할 수 있는 부분은 심부전, 신장병에 대한 효과다. 사망률 개선에 차이가 있었지만 분자구조특성, 수용체 선택성 등 다양한 부분에서 근거를 제시해야하는데 그러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학급으로 보면 1등과 2등도 우리반이지만 3등과 4등 우리반인 셈이다. 한편 계열효과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순간 너무 복잡해진다. 수많은 임상을 다시 해야하고, 분자구조 분석도 다시 해야 한다. 제약사입장에서는 우리건 좋고 니네건 나쁘다라는 이분법적 논리가 생길거다. 정답은 "저것도 좋지만 이것도 좋다"이다. 학문적으로 봤을때도 어느 하나가 두드러진다는 근거는 없다.
Q. 핵심은 환자관리다. 새로운 연구를 계기로 같은 계열내에서도 환자 맞춤형 처방은 필요할 것으로 보는지, 크게 변별력이 없다고 보나?
김-이 부분도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 의사의 취향이 좌우할 것이다. 계열효과를 보고 처방할 것인냐, 근거만 철저히 볼 것이냐는 결국 의사의 결정이다. 이프라글리플로진 성분이 대표적이지 않겠나. CVOT 연구가 전혀 없는데 이를 SGLT-2 억제제 계열로 묶어 볼 것이냐 당뇨약으로만 볼 것이냐 이건 결국 의사의 선택이고 결정이다.
임-아직은 성분별로 특정 환자에게 써야 한다는 근거가 부족하다. 내가 처방을 낼 경우 가능한한 근거를 철저히 보고 있다. 심혈관 질환이 있었고 재발을 줄이는 게 아주 중요하면 엠파글리플로진을 쓰고, 다양한 위험에서 심장 리스크를 줄이려면 다파글리플로진을 쓴다. 아직은 환자 적응증별로 이 성분이 더 낫다는 근거가 없는 만큼 결국 의사의 선택이다.
최-성분까지는 어렵겠지만 심장내과에서는 당뇨병이 있다면 SGLT-2 억제제를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로 정리할 수 있다. 당뇨병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1차 치료제로 메트포르민을 사용한 뒤 SGLT-2 억제제를 추가하도록 되어 있는데, 유럽에서는 SGLT-2 억제제를 1차 치료제로 제일 먼저 사용하라고 권고한다. 비용 문제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심장이 좋지 않고 당뇨병이 있는 환자는 당연히 SGLT-2 억제제를 써야 한다.
이-SGLT-2 억제제를 썼을 때 기대효과가 좋을 같은 환자군은 정해져 있지만 그 중 어떤 성분을 써야 한다는 것은 정해져 있지 않다. 잘 알다시피 심부전이나 신장병에 확실히 데이터가 있지만 어떤 성분이 더 좋다는 근거는 없다. 개인적으로 SGLT-2 억제제를 굉장히 많이 쓰고 있는데 대체적으로 나이가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쓰면 합병증이 있어서 임상에 참여한 환자군보다 좀 더 젊은 환자. 또 일찍 효과를 볼 수 있을 만한 환자에게 쓰고 있다. 최근 심장내과에서는 고위험 환자나 이미 병이 있어서 재활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처방해보려고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