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잃으면 명분도 잃는다

발행날짜: 2020-09-03 05:45:50
  • 이지현 의료경제팀 기자

2020년 8월 그리고 이어진 9월. 의료계는 보건의료계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기고 있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을 목전에 두고 의료 최전선에서 의료진이 영혼까지 갈아넣으며 전력방어 하고 있는 와중에 한편에서는 의대증원 등 정부의 의료정책 추진을 방어하는데 의대생부터 전공의, 전임의, 의대교수까지 혼연일체가 됐다.

특히 사실상 이번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전공의 등 젊은의사들은 이를 계기로 정부는 물론 전 국민에게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물론 국무총리에 이어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의사들이 왜 이렇게까지 맞서는가에 대해 들여다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급기야 9월 1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신임 정책위의장은 "공공의대 등 제로상태에서 논의하겠다"는 약속까지 이끌어냈다. 사실상 젊은의사들이 초지일관 요구했던 '철폐'를 의미한 것.

이제 슬슬 제자리로 돌아갈 준비를 할 때가 됐다.

8월 14일 순차적으로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지 보름이 훌쩍 지났으며 전공의에 이어 전임의까지 빠지면서 진료차질을 빚은지도 열흘이 지났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난 사이 코로나19 중증환자는 급증하고 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는 2.5단계로 격상했다.

에너지를 끌어모아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의대교수들은 전공의 공백을 채움과 동시에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들이 한계점으로 제시한 9월 7일이 몇일 남지 않았다.

환자를 잃으면 정부도 의사도 명분을 잃는다. 더 늦기전에 결단을 내릴 때다. 하루, 한시가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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