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종근당 제품 6개 품목 병‧의원 다처방 약물 제한 조치
내과 등 일선 의료기관 환자에게 변경 사유 일일이 설명
보건당국이 급작스럽게 종근당의 고지혈증 약물 등에 대해 제조‧판매 중지 조치를 내리면서 일선 개원가에 대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해당 약물이 내과 등 개원가에서 활발하게 처방되고 있는 품목들이기 때문. 이로 인해 이러한 발표가 나가마자 개원의들은 내원한 환자들에게 의약품 처방 변경 사유를 일일이 설명하며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다.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 품질관리기준(GMP) 특별 기획점검단(이하 점검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식약처 변경허가 없이 첨가제를 임의 사용하는 등 약사법을 위반한 사례가 1개 적발됐다. 위반 제약사는 종근당이다.
약사법 위반에 따라 식약처는 종근당에서 제조(수탁제조 포함)한 9개 의약품 중에서 6개를 잠정 제조‧판매 중지 조치를 내렸다.
다만, 3개(데파스정0.25mg, 베자립정, 유리토스정) 의약품은 대체가 어렵다는 이유로 일단 유통을 허가했다.
문제는 잠정 제조‧판매 중지된 6개 의약품 중 일부가 내과 등 일선 개원가에서 활발하게 처방하고 있는 의약품이라는 점.
실제로 이번에 판매 중지된 6개 의약품을 살펴보면, 리피로우정10mg, 칸데모어플러스정 16/12.5mg, 네오칸데플러스정, 타무날캡슐, 타임알캡슐, 프리그렐정이다.
이 중 리피로우정10mg와 프리그렐정은 합해 한 해 600억원이 넘는 처방액을 기록할 만큼 의료기관에서 활발하게 처방하고 있는 의약품들이다.
특히 고지혈증 복합제인 리피로우정10mg는 오리지널 의약품인 리피토의 복제약(제네릭)으로 선두 위치에 오른 약물. 실제로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20년 처방액만 약 348억원에 이를 만큼 개원가에서 활발하게 처방돼 왔다.
항혈소판제인 플라빅스정의 개량신약인 프리그렐정(성분명 클로피도그렐 레지네이트)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처방액만으로 258억원을 기록하면서 블록버스터 약물로 종근당 매출에 큰 역할을 해왔다. 그만큼 다처방 약물이라는 의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식약처가 대체약물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이 약물들을 제조‧판매 조치를 내리면서 대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 이와 동시에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해당 품목 처방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갑작스럽게 이를 통보받은 병‧의원들은 약물 처방을 위한 내원한 환자들에게 처방 변경을 안내하며 약물 중단 사유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다.
특히 일부 내과 개원의들의 경우 갑작스러운 처방 중단 조치에 분통을 터뜨리며 정부 조치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울의 내과 원장은 "일대 혼란이 벌어졌다. 해당 약물이 고지혈증 환자에게 개원가에서 많은 처방이 이뤄지고 있는 약물 아닌가"라며 "환자들은 리피로우정 등이 갑자기 처방이 안 된다고 하니 그 이유를 병‧의원에 찾아 문의한다. 이를 의사가 직접 설명하면서 처방을 변경해야 하는 불편을 하루 종일 겪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지방 내과 원장 역시 "불순물이 들어간 것 아니냐는 환자들의 문의가 쏟아졌다"며 "심지어 제약사가 무슨 잘못을 했느냐는 문의까지 의료기관이 대응해야 하는 형편이다. 대혼란이 벌어졌는데 보건당국이 예고도 없이 처방 중단 조치를 내리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로 인해 대한내과의사회도 식약처의 갑작스러운 발표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 회원들에게 소식을 발빠르게 안내하며 분주하게 대응하고 있다.
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은 "리피로우정과 프리그렐정은 한 해 600억원이 넘게 처방될 정도로 개원가에서는 그야말로 광범위하게 쓰이는 약물이기 때문에 혼란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의사회 차원에서 회원들에게 안내하고 있지만 당분간 병‧의원들은 환자들에게 안내하며 처방을 변경해야 하는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종근당 "원인파악 주력"…제약업계 파장 예의주시
이 가운데 종근당 측은 일단 내부적으로 원인 파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문제점을 파악한 후 대응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제재 조치를 받은 약물의 약효나 안전성 문제 등 품질이슈가 아닌 만큼 제조 과정의 문제점을 다시 살펴보고 재발 방지책부터 마련한다는 계획.
종근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재발 방지 노력부터 해야 한다고 본다"며 "제재를 받은 의약품들의 문제는 이후에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약업계에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형 제약사까지 임의제조 논란의 휘말리자 업계 전체의 신뢰 문제로 비화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하는 모습이다.
동시에 종근당의 주력 품목이 판매 중지 사태가 벌어진 만큼 향후 처방 시장에서의 변화 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 제약사 임원은 "이번 식약처의 제재조치로 종근당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일부 약물이 종근당의 캐시카우였던 상황에서 영업이익 면에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이것을 둘째 문제다. 식약처가 신고센터까지 만들어 전방위적으로 점검을 벌이고 있는 만큼 추가 적발 사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다만, 이 기회에 의약품 제조 과정상의 문제를 제대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며 "제약업계 전반의 신뢰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의약품 제조과정 상의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식약처는 바이넥스의 사태 이후 의약품 임의 제조 재발 방지와 공익신고 활성화 차원에서 4월 초부터 '의약품 제조·품질 불법행위 클린 신고센터'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신고센터는 신고율을 높이기 위해 현재 익명으로 운영하고 있다.
접수된 신고를 바탕으로 점검단을 운영, 불시에 주요 국내 제약사들의 의약품 제조 공장 위주로 불시점검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약물이 내과 등 개원가에서 활발하게 처방되고 있는 품목들이기 때문. 이로 인해 이러한 발표가 나가마자 개원의들은 내원한 환자들에게 의약품 처방 변경 사유를 일일이 설명하며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다.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 품질관리기준(GMP) 특별 기획점검단(이하 점검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식약처 변경허가 없이 첨가제를 임의 사용하는 등 약사법을 위반한 사례가 1개 적발됐다. 위반 제약사는 종근당이다.
약사법 위반에 따라 식약처는 종근당에서 제조(수탁제조 포함)한 9개 의약품 중에서 6개를 잠정 제조‧판매 중지 조치를 내렸다.
다만, 3개(데파스정0.25mg, 베자립정, 유리토스정) 의약품은 대체가 어렵다는 이유로 일단 유통을 허가했다.
문제는 잠정 제조‧판매 중지된 6개 의약품 중 일부가 내과 등 일선 개원가에서 활발하게 처방하고 있는 의약품이라는 점.
실제로 이번에 판매 중지된 6개 의약품을 살펴보면, 리피로우정10mg, 칸데모어플러스정 16/12.5mg, 네오칸데플러스정, 타무날캡슐, 타임알캡슐, 프리그렐정이다.
이 중 리피로우정10mg와 프리그렐정은 합해 한 해 600억원이 넘는 처방액을 기록할 만큼 의료기관에서 활발하게 처방하고 있는 의약품들이다.
특히 고지혈증 복합제인 리피로우정10mg는 오리지널 의약품인 리피토의 복제약(제네릭)으로 선두 위치에 오른 약물. 실제로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20년 처방액만 약 348억원에 이를 만큼 개원가에서 활발하게 처방돼 왔다.
항혈소판제인 플라빅스정의 개량신약인 프리그렐정(성분명 클로피도그렐 레지네이트)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처방액만으로 258억원을 기록하면서 블록버스터 약물로 종근당 매출에 큰 역할을 해왔다. 그만큼 다처방 약물이라는 의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식약처가 대체약물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이 약물들을 제조‧판매 조치를 내리면서 대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 이와 동시에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해당 품목 처방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갑작스럽게 이를 통보받은 병‧의원들은 약물 처방을 위한 내원한 환자들에게 처방 변경을 안내하며 약물 중단 사유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모습이다.
특히 일부 내과 개원의들의 경우 갑작스러운 처방 중단 조치에 분통을 터뜨리며 정부 조치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울의 내과 원장은 "일대 혼란이 벌어졌다. 해당 약물이 고지혈증 환자에게 개원가에서 많은 처방이 이뤄지고 있는 약물 아닌가"라며 "환자들은 리피로우정 등이 갑자기 처방이 안 된다고 하니 그 이유를 병‧의원에 찾아 문의한다. 이를 의사가 직접 설명하면서 처방을 변경해야 하는 불편을 하루 종일 겪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지방 내과 원장 역시 "불순물이 들어간 것 아니냐는 환자들의 문의가 쏟아졌다"며 "심지어 제약사가 무슨 잘못을 했느냐는 문의까지 의료기관이 대응해야 하는 형편이다. 대혼란이 벌어졌는데 보건당국이 예고도 없이 처방 중단 조치를 내리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로 인해 대한내과의사회도 식약처의 갑작스러운 발표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 회원들에게 소식을 발빠르게 안내하며 분주하게 대응하고 있다.
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은 "리피로우정과 프리그렐정은 한 해 600억원이 넘게 처방될 정도로 개원가에서는 그야말로 광범위하게 쓰이는 약물이기 때문에 혼란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의사회 차원에서 회원들에게 안내하고 있지만 당분간 병‧의원들은 환자들에게 안내하며 처방을 변경해야 하는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종근당 "원인파악 주력"…제약업계 파장 예의주시
이 가운데 종근당 측은 일단 내부적으로 원인 파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문제점을 파악한 후 대응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제재 조치를 받은 약물의 약효나 안전성 문제 등 품질이슈가 아닌 만큼 제조 과정의 문제점을 다시 살펴보고 재발 방지책부터 마련한다는 계획.
종근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재발 방지 노력부터 해야 한다고 본다"며 "제재를 받은 의약품들의 문제는 이후에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약업계에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형 제약사까지 임의제조 논란의 휘말리자 업계 전체의 신뢰 문제로 비화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하는 모습이다.
동시에 종근당의 주력 품목이 판매 중지 사태가 벌어진 만큼 향후 처방 시장에서의 변화 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 제약사 임원은 "이번 식약처의 제재조치로 종근당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일부 약물이 종근당의 캐시카우였던 상황에서 영업이익 면에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이것을 둘째 문제다. 식약처가 신고센터까지 만들어 전방위적으로 점검을 벌이고 있는 만큼 추가 적발 사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다만, 이 기회에 의약품 제조 과정상의 문제를 제대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며 "제약업계 전반의 신뢰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의약품 제조과정 상의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식약처는 바이넥스의 사태 이후 의약품 임의 제조 재발 방지와 공익신고 활성화 차원에서 4월 초부터 '의약품 제조·품질 불법행위 클린 신고센터'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신고센터는 신고율을 높이기 위해 현재 익명으로 운영하고 있다.
접수된 신고를 바탕으로 점검단을 운영, 불시에 주요 국내 제약사들의 의약품 제조 공장 위주로 불시점검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