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진단검사의학회 권계철 이사장
위음성 진단으로 인한 파장 우려…"인프라 집중 필요"
"현재 우리나라의 RT-PCR 검사 속도와 정확도는 세계 탑 수준입니다. 판단은 정부의 몫이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죠. 지금은 오히려 검사 인력 충원 등을 위해 인프라를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봅니다."
코로나 대유행이 끝을 알수 없을 정도로 장기화되면서 이제는 전방과 후방이 무색할 정도로 전국 의료기관과 의사들이 이에 대한 대응에 동원되고 있다. 과거 감염내과 등이 대응을 주도했다면 지금은 백신 접종 등과 맞물려 일선 개원의들까지 코로나 대응에 손을 보태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최전선에 있는 것은 바로 진단검사의학화 전문의들이다. 최전선에서 코로나 양성과 음성을 걸러내는 이들은 벌써 보이지 않는 곳에서 1년이 넘게 24시간 밤잠을 설쳐가며 코로나에 맞서 힘든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잘 전달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임상적 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보니 제1 관문인 진단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셈이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권계철 이사장의 입을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 우리나라의 코로나 진단검사에 체계는 잘 굴러가고 있는 것일까.
"FDA도 주목한 한국 진단 체계…이제는 2단계 준비 필요"
권계철 이사장은 이러한 질문에 최근 공개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보고서로 답을 대체했다. 여기에 지금까지의 역사가 담겨있다는 것.
FDA의 보고서는 우리나라 정부와 진단검사의학회, 임상검사정도관리협회, 나아가 한국 헬스케어 기업들이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되면서부터 이어온 긴밀한 협조 및 대응 체계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권 이사장은 "FDA가 다른 국가의 보건의료체계를 이처럼 면밀하고 전방위적으로 분석한 보고서가 있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정부와 우리 학회가 진행해온 모든 일들이 세세하게 적혀있었다"며 "사실상 왜 미국은 이렇게 대응하지 못했는가에 대한 반성문에 가까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질병관리청, 당시 질병관리본부는 사태가 시작되자마자 진단검사의학회 및 임상검사정도관리협회와 TF팀을 구성해 즉각적으로 공동 대응에 나섰고 우리나라 헬스케어 기업들은 독립적으로 RT-PCR 진단 키트를 개발하는 등 착착 발을 맞춰왔다"며 "우리나라가 K-방역 등의 이름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코로나 대유행은 여전이 지속되고 있고 심지어 최근 4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또 다시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자가검사키트가 이러한 혼란의 원인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자가검사키트가 여전히 미완성이라는 말로 대체했다. 민간에서 이를 활용하기에는 여전히 한계점이 있다는 것이다.
권계철 이사장은 "코로나 선제 검사의 가장 큰 이유는 무증상 감염자를 걸러내기 위한 것인데 신속항원검사를 기반으로 하는 자가검사키트는 바이러스 농도가 최소 만배 이상이 돼야 디텍팅(감지)가 된다"며 "결국 무증상 감염자의 스크리닝에는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결국 양성이라면 RT-PCR로 다시 검사를 진행해야 하고 음성이래도 궁극적으로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라며 "제품이 출시된 만큼 판단은 결국 정부의 몫이지만 민감도와 특이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는데 이를 국민들에게 신뢰하라고 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자가검사키트의 근본적 한계로 자가 검체 채취를 꼽았다. 전문가가 검체를 채취해도 만에 하나 오류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 국민들이 스스로 검체를 채취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95% 이상의 정확도를 보이는 RT-PCR조차 검체 채취 방법에 따라서 오류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 낮은 민감도와 특이도에 자가 검사라는 불확실성까지 더해진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는 의견.
권 이사장은 "최근 우리 병원(충남대병원)을 찾은 환자의 검체를 채취하고 대전보건환경연구원에 환자를 보내 또 한번의 검사를 진행했는데 RT-PCR인데도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며 "이상하게 여겨 검체를 바꿔 검사했더니 마찬가지로 양성은 양성, 음성은 음성으로 도출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결국 전문가가 진행하는 검체 채취조차 오류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러한 가운데 환자가 직접 검체를 채취해 민감도와 특이도가 낮은 키트에 검사를 하는 것은 위음성 환자를 늘릴 수 있고 결국 이로 인한 바이러스 확산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전국 검사실 과부하 상태…관련 인프라 대폭 확충 필요"
그렇기에 그는 신속항원검사 등 검사법을 늘리려는 노력보다는 현재 매우 우수하게 진행되고 있는 RT-PCR 검사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대유행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데다 우리나라의 경우 선제적 검사를 진행하면서 하루에 수십만건에서 수백만건의 검사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검사실 과부하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권계철 이사장은 "현재 우리나라 모든 검사실이 24시간 동안 코로나 RT-PCR 검사를 돌리고 있는 상태"라며 "하지만 검체 채취부터 배양, 검사, 결과 보고까지 모든 단계를 수작업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RT-PCR도 시약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숙련된 인력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며 심지어 유전자 검사 인증을 받은 곳에서만 가능하다"며 "이 모든 기관과 인력들이 과부하에 지쳐 쓰러지기 일보 직전에 몰려있다"고 전했다.
결국 지금 필요한 것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제도적 장치, 인프라를 한 곳에 모아 이러한 과부하를 해소하는데 집중하는 것이라는 의견이다.
지금까지 정부와 진단검사의학회 등의 공조와 협력으로 전 국민 검사를 효율적으로 진행해 왔듯 지금의 체제가 무너지지 않도록 지원이 시급하다는 하소연이다.
이에 대한 첫번째 단계로 그는 과감한 인력 확충을 제시했다. 검사 인력의 피로도가 극에 달한 만큼 지금이라도 빠르게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와 임상병리사 등에 대한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는 것.
권 이사장은 "일각에서는 그렇게 확충한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와 임상병리사 인력을 코로나가 끝난 뒤에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지적하고 있지만 비단 전염병이 코로나로 끝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이러한 엄청난 과부하 속에서 검사 인력 충원에 대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하나 그가 제시하는 방안은 바로 자동화 기기의 대대적인 보급이다. 일일히 수작업으로 검사를 진행하면서 검사 인력들이 지쳐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대응을 위해서는 자동화 기기의 보급이 필수적이라는 제언이다.
국내 기업들이 국내 상황에 맞는 기기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신속 허가 등을 통해 빠르게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정책적,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권계철 이사장은 "그나마 대학병원들은 자동화 기기가 속속 들어오면서 검사 인력들의 엄청난 로딩이 일정 부분 분배된 상태"라며 "검체 추출과 증폭, 결과 보고까지 하나의 기기에서 이뤄지니 검사 시간도 단축되고 인력의 반복적, 소모적 행위로 인한 피로도도 확실히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중소병원들은 여전히 한정된 인력으로 엄청난 업무들을 소화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중소병원에 필요한 중소형 자동화 기기들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신속 허가 등을 통해 현장에 즉각적으로 도입될 수 있는 패스트트랙 방안 등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코로나 대유행이 끝을 알수 없을 정도로 장기화되면서 이제는 전방과 후방이 무색할 정도로 전국 의료기관과 의사들이 이에 대한 대응에 동원되고 있다. 과거 감염내과 등이 대응을 주도했다면 지금은 백신 접종 등과 맞물려 일선 개원의들까지 코로나 대응에 손을 보태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최전선에 있는 것은 바로 진단검사의학화 전문의들이다. 최전선에서 코로나 양성과 음성을 걸러내는 이들은 벌써 보이지 않는 곳에서 1년이 넘게 24시간 밤잠을 설쳐가며 코로나에 맞서 힘든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잘 전달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임상적 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보니 제1 관문인 진단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셈이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권계철 이사장의 입을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 우리나라의 코로나 진단검사에 체계는 잘 굴러가고 있는 것일까.
"FDA도 주목한 한국 진단 체계…이제는 2단계 준비 필요"
권계철 이사장은 이러한 질문에 최근 공개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보고서로 답을 대체했다. 여기에 지금까지의 역사가 담겨있다는 것.
FDA의 보고서는 우리나라 정부와 진단검사의학회, 임상검사정도관리협회, 나아가 한국 헬스케어 기업들이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되면서부터 이어온 긴밀한 협조 및 대응 체계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권 이사장은 "FDA가 다른 국가의 보건의료체계를 이처럼 면밀하고 전방위적으로 분석한 보고서가 있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정부와 우리 학회가 진행해온 모든 일들이 세세하게 적혀있었다"며 "사실상 왜 미국은 이렇게 대응하지 못했는가에 대한 반성문에 가까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질병관리청, 당시 질병관리본부는 사태가 시작되자마자 진단검사의학회 및 임상검사정도관리협회와 TF팀을 구성해 즉각적으로 공동 대응에 나섰고 우리나라 헬스케어 기업들은 독립적으로 RT-PCR 진단 키트를 개발하는 등 착착 발을 맞춰왔다"며 "우리나라가 K-방역 등의 이름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코로나 대유행은 여전이 지속되고 있고 심지어 최근 4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또 다시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자가검사키트가 이러한 혼란의 원인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자가검사키트가 여전히 미완성이라는 말로 대체했다. 민간에서 이를 활용하기에는 여전히 한계점이 있다는 것이다.
권계철 이사장은 "코로나 선제 검사의 가장 큰 이유는 무증상 감염자를 걸러내기 위한 것인데 신속항원검사를 기반으로 하는 자가검사키트는 바이러스 농도가 최소 만배 이상이 돼야 디텍팅(감지)가 된다"며 "결국 무증상 감염자의 스크리닝에는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결국 양성이라면 RT-PCR로 다시 검사를 진행해야 하고 음성이래도 궁극적으로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라며 "제품이 출시된 만큼 판단은 결국 정부의 몫이지만 민감도와 특이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는데 이를 국민들에게 신뢰하라고 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자가검사키트의 근본적 한계로 자가 검체 채취를 꼽았다. 전문가가 검체를 채취해도 만에 하나 오류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 국민들이 스스로 검체를 채취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95% 이상의 정확도를 보이는 RT-PCR조차 검체 채취 방법에 따라서 오류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 낮은 민감도와 특이도에 자가 검사라는 불확실성까지 더해진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는 의견.
권 이사장은 "최근 우리 병원(충남대병원)을 찾은 환자의 검체를 채취하고 대전보건환경연구원에 환자를 보내 또 한번의 검사를 진행했는데 RT-PCR인데도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며 "이상하게 여겨 검체를 바꿔 검사했더니 마찬가지로 양성은 양성, 음성은 음성으로 도출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결국 전문가가 진행하는 검체 채취조차 오류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러한 가운데 환자가 직접 검체를 채취해 민감도와 특이도가 낮은 키트에 검사를 하는 것은 위음성 환자를 늘릴 수 있고 결국 이로 인한 바이러스 확산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전국 검사실 과부하 상태…관련 인프라 대폭 확충 필요"
그렇기에 그는 신속항원검사 등 검사법을 늘리려는 노력보다는 현재 매우 우수하게 진행되고 있는 RT-PCR 검사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대유행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데다 우리나라의 경우 선제적 검사를 진행하면서 하루에 수십만건에서 수백만건의 검사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검사실 과부하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권계철 이사장은 "현재 우리나라 모든 검사실이 24시간 동안 코로나 RT-PCR 검사를 돌리고 있는 상태"라며 "하지만 검체 채취부터 배양, 검사, 결과 보고까지 모든 단계를 수작업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RT-PCR도 시약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숙련된 인력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며 심지어 유전자 검사 인증을 받은 곳에서만 가능하다"며 "이 모든 기관과 인력들이 과부하에 지쳐 쓰러지기 일보 직전에 몰려있다"고 전했다.
결국 지금 필요한 것은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제도적 장치, 인프라를 한 곳에 모아 이러한 과부하를 해소하는데 집중하는 것이라는 의견이다.
지금까지 정부와 진단검사의학회 등의 공조와 협력으로 전 국민 검사를 효율적으로 진행해 왔듯 지금의 체제가 무너지지 않도록 지원이 시급하다는 하소연이다.
이에 대한 첫번째 단계로 그는 과감한 인력 확충을 제시했다. 검사 인력의 피로도가 극에 달한 만큼 지금이라도 빠르게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와 임상병리사 등에 대한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는 것.
권 이사장은 "일각에서는 그렇게 확충한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와 임상병리사 인력을 코로나가 끝난 뒤에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지적하고 있지만 비단 전염병이 코로나로 끝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이러한 엄청난 과부하 속에서 검사 인력 충원에 대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하나 그가 제시하는 방안은 바로 자동화 기기의 대대적인 보급이다. 일일히 수작업으로 검사를 진행하면서 검사 인력들이 지쳐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대응을 위해서는 자동화 기기의 보급이 필수적이라는 제언이다.
국내 기업들이 국내 상황에 맞는 기기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신속 허가 등을 통해 빠르게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정책적,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권계철 이사장은 "그나마 대학병원들은 자동화 기기가 속속 들어오면서 검사 인력들의 엄청난 로딩이 일정 부분 분배된 상태"라며 "검체 추출과 증폭, 결과 보고까지 하나의 기기에서 이뤄지니 검사 시간도 단축되고 인력의 반복적, 소모적 행위로 인한 피로도도 확실히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중소병원들은 여전히 한정된 인력으로 엄청난 업무들을 소화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중소병원에 필요한 중소형 자동화 기기들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신속 허가 등을 통해 현장에 즉각적으로 도입될 수 있는 패스트트랙 방안 등이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