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이상한 '마스크 트라우마'

발행날짜: 2022-02-09 05:30:00
  • 의약학술팀 문성호 기자

유전자증폭(PCR) 검사 중심이던 코로나 진단체계가 신속항원검사 이른바 셀프진단으로 전환된 지 1주일.

그동안 약국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었던 자가진단키트는 코로나 진단체계의 대전환 초기 수요가 몰리면서 코로나 대유행 초기 '마스크 대란'을 연상케 하듯 쉽게 구할 수 없는 존재가 한때 되기도 했다.

동시에 이전 같으면 몇천원이면 구할 수 있었던 것이 약국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존재로 탈바꿈한 데다 온라인 몰에서는 가격이 널뛰기하며 곳곳에서 '품절 대란'이 일어났다.

오미크론이 코로나 우세종이 되는 동시에 하루 확진자가 4만명에 가까운 상황에서 자가진단키트 공급은 이에 따라가지 못하는 데에서 발생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참고로 현재 자가진단키트는 SD바이오센서, 휴마시스, 래피젠 등 3개사가 전담하다시피 국내 물량을 공급 중이다.

반면, 병‧의원에 공급되는 전문가용 코로나 항원검사키트 상황은 전혀 다르다.

공급 부족은커녕 '박리다매' 현상을 걱정할 정도로 물량이 과다하게 투입되고 있다.

자가진단키트와 다르게 전문가용 항원검사키트는 많게는 17개사가 물량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는 자가진단키트와는 다르게 병‧의원용 국내 물량이 남아돌자 원가 이하로 물량을 공급 중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결국 자가진단키트는 물량 부족, 병‧의원용 항원검사키트는 남아돌면서 '약국은 없어도 병‧의원에는 넘치는' 불균형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진단키트 업계 일부에서는 물량 공급이 넘치고 있음에도 정부가 전문가용 항원검사키트의 신규 해외수출 계약까지 통제하고 있다는 불만 섞인 비판마저 나온다. 자가진단키트 시장은 제어를 못 하는 상황에서 병‧의원용만 옥죄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진단키트 업체 임원은 "병‧의원에 진단키트를 공급하는 업체는 17개나 된다. 자가진단키트와는 다르게 물량이 넘친다"며 "하지만 신규 수출은 못하게 하고 국내에서 저가로 경쟁하는 불공정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정부가 코로나 진단체계 대전환에 앞서 체계적인 진단키트 공급 대비책 마련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자가진단키트나 병‧의원용 항원검사키트 공급 대란 혹은 박리다매 현상을 막고자 물량 공급가를 사전에 제한해두는 것은 미리 생각하지 못했을까.

코로나 진단체계를 대전환하는 상황에서 진단키트의 공급과 수요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제2의 마스크 대란'을 정부가 자초했다는 업계의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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