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사 우크라이나발 여파 촉각…"후폭풍 불가피"

발행날짜: 2022-03-02 05:30:00
  • 러시아‧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중심 임상 영향 긴급 점검
    국산 의료기기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 시장 타격 가능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시 상황에 들어가면서 전세계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제약을 넘어 바이오와 의료기기 사업도 신약 개발 임상 차질과 원부자재 수급난, 대 러시아 수출 등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제약업계와 의료기기 업계 등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속에서 향후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사진

28일 한국바이오협회가 발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된 보고서를 살펴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의약품 영역에서는 그나마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 의약품 시장은 2020년 기준 282억 달러로,유럽 시장 내에서 402억 달러의 시장규모를 가진 독일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시장이지만 러시아 의약품 생산은 다국적 회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역시 의약품분야 우크라이나 주요 수입국은 중국, 인도, 러시아, 스페인, 스위스 등으로 한국과의 거래는 미미하다는 게 바이오협회의 분석이다.

다만, 지난 10일 대원제약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펠루비가 러시아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이번 사태가 국내 제약사의 시장 진출에 일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현실적으로 가장 먼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분야는 제약업계 임상개발 파트다. 최근 몇 년간 우크라이나 현지 CRO 업체들은 국내 제약사 등을 상대로 적극 영업을 진행한 바 있다.

특히 이들 국가는 낮은 백신 접종률, 준수한 병원 시설 등의 이유로 인해 코로나 치료제나 백신 등에 대한 임상을 하기 좋은 환경에 속한다.

그중 우크라이나는 유럽국가로 분류돼 EU 경제권 내에서 적용되는 의약품 허가 신속 트랙을 밟아 나갈 수 있다는 특징이 있어 유럽 진출을 모색하는 국내 제약사들에게 있어 기회가 열려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실제 이러한 분위기 속에 신풍제약과 종근당,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다국가 임상을 진행하는 몇몇 업체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서 신약 개발 임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치료제 개발이 겹치면서 접종이 안 되는 환자들을 찾다보니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국가가 좋은 후보지였던 것이 사실이다"며 "코로나 초기였으면 임상 분야에서 문제가 됐을 수 있지만 현재를 기준으로는 다른 대체제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정국이 점차 불안해지자, 일부 기업들은 러시아 혹은 우크라이나서 임상을 중단하고, 다른 국가로 임상 지역을 옮기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아직 대부분의 기업이 임상 지역 변경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신풍제약이 임상 지역 변경에 가장 먼저 나섰다. 신풍제약 측은 코로나 치료제 후보물질 피라맥스의 다국가 임상 3상 지역에서 러시아를 제외하고 콜롬비아를 추가했다고 지난 14일 공시했다.

이에 반해 SK바이오사이언스와 종근당 등은 코로나 치료제 혹은 백신에 대해 우크라이나서 임상을 진행 중이긴 하지만 아직 뚜렷한 임상 계획 변경은 없는 상태다.

국내 CRO 관계자는 "CRO 분야로 봤을 때 유럽에 약품을 팔려는 항체 치료제 가은 회사들이 유럽 임상을 못해서 지연이 되면 CRO 업무 지연에도 영향이 당연히 있을 것"이라며 "다만 어느 정도 영향인지는 현재로서는 파악이 어렵고 국내보다는 다국가 CRO 기업의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의료기기 중장기 여파 우려…수급 불안정, 막히는 수출길

한편, 임상 지역 변경 이외에도 영향이 미치는 분야를 살펴보면 의료기기가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의료기기 제조업체 수는 2021년 기준 약 400여개이며, 러시아 의료기기 시장 내 수입 비중이 70% 이상 차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역시 의료기기의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중 한국 기업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한국은 중국, 독일, 미국, 일본에 이어 제5위 수입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수입 역시 2020년 기준 각각 2억3000만 달러(러시아), 2천300만 달러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결국 의료기기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수출비중은 5위로 높은 만큼 사태 지속 시 국내기업의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로의 의료기기 수출에 대한 타격 불가피 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여기에 더해 우크라이나 사태의 정국이 소강상태로 돌입하더라도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를 포함해 반도체 등 특정 전략물자에 대한 추가 수출 통제 발표해 앞으로의 상황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태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국가 임상시험의 지연․중단 등 차질 예상된다"며 "현재까지는 러시아에 대한 의약품과 의료기기 수출대금 결재 제한조치는 없지만 향후 러시아 경제제재 추가 등에 따른 불확실성 존재한다"고 밝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당장 대체제가 있는 케미칼 의약품은 그 타격이 크진 않겠지만, 항암제 등은 수급 상황을 면밀히 고려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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