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김기승 과장, 대장 내시경 통한 관리 강조
"내시경절제술 병‧의원 저변 확대…장정결 환자 부담도 줄어"
증가 추세를 보이던 신규 암 환자 수가 코로나 장기화를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암 질환의 의료이용 현황 분석 결과를 보면, 신규 암 진료 환자 수는 지난 4년간(2016~2019년) 연평균 4% 증가한 반면, 2020년에는 2019년 대비 3%가 감소했다. 이는 대장암에서도 마찬가지.
2017년부터 줄곧 40%대를 유지하던 대장암 국가 무료 암 검진 수검률은 36.9%로 하락했다.
암의 예후는 '조기발견'이 좌우하는 실정이라, 암을 놓치고 있는 환자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료현장 전문가의 우려가 높아진 상황.
18일 김기승 부산 온종합병원 소화기내과장(사진)은 대장암 조기발견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대장암 국가검진은 만 50세 이상은 대변에 혈액이 있는지 살피는 '분변잠혈검사' 후 이상이 발견되면 대장내시경을 시행하고 있다.
다만, 김기승 과장은 분변잠혈검사는 암 발견율이 지극히 낮다며 정기적인 대장내시경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다행스럽게도 현재 대장암 국가검진은 시범사업을 통해 분변잠혈검사 과정을 생략, 1차 검진으로 대장내시경을 바로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김 과장은 "분변잠혈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을 때 대장내시경을 국가검진으로 받을 수 있다. 대장내시경 자체만으로는 현재 시범사업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용종이 분변잠혈검사를 통해 발견되는 경우는 5% 미만이다. 특히나 암이 있어도 분변잠혈검사로 발견하는 비율은 50% 정도로 낮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장내시경 말고는 의미 있는 검사가 없다"며 "특히나 대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더욱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만약 가족이 40대에 대장암 판정을 받았다면 30세부터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최근 대장내시경에 따른 조기대장암 치료와 환자가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장정결 과정도 약제 복용 편의성 증대로 간편해지고 있다.
특히 국내 의료기관에서 내시경점막절제술(EMR) 및 내시경 점막하박리술(ESD)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조기대장암에서 수술을 대치할 수 있는 비침습적 치료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조기대장암에 대한 내시경절제술 건강보험 급여가 확대돼 환자 부담이 줄어든 것도 계기가 됐다.
김 과장은 "보통 대장내시경은 용종을 발견했을 때 절제 목적으로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며 "암 크기가 큰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지만 3cm 이하고 경계가 명확하면 EMR이나 ESD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대장 내시경을 통해 초기에 발견한다면 내시경절제술로 암 치료가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ESD는 아직 3차 상급종합병원에서 가능하다. EMR은 1차 의료기관에서부터 2차 종합병원까지 널리 활용되고 있다"며 "ESD는 치료 도중 천공이나 출혈 등이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비할 수 있는 대학병원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선 병‧의원까지 확대되지 않았지만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김 과장은 20대~30대도 더 이상 '대장암 안전지대'가 아니라며 예방적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대장암의 씨앗이라고도 불리는 용종도 이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20~30대에서 가끔 발견되는데, 예방적으로 관리하는 편이 좋다"고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