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의료체계 전환 협조 요청…병원계 "중증병상 줄이라는 소리냐"
일반병상 의료진 지원책 주문…"일방적 통보 일관, 합당한 수가 마련해야"
보건당국이 일반 의료체계 전환을 위해 상급종합병원 코로나 환자의 일반병상 치료 실적에 지정평가 가점 부여를 검토하고 있어 주목된다.
22일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보건복지부는 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 코로나 중증치료율 지표를 신설하고 일반병상 코로나 치료실적에 대한 가점 부여를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복지부는 25일부터 코로나19를 제1급 감염병에서 제2급 감염병으로 단계를 낮추고 격리 중심의 방역의료체계의 일반 의료체계 전환 검토를 발표한 바 있다.
2급 감염병으로 완화되면 코로나 전수감시와 즉시 신고 체계가 24시간 내 신고로 바뀐다, 확진환자의 음압병실 치료 원칙은 일반병실을 통한 병원 내 감염전파 방지로, 재택치료는 자율 관리로 변경될 수 있다.
병원들이 주목하는 치료지원 역시 전액 정부 지원에서 건강보험 수가와 환자 본인부담으로 전환된다. 다만 코로나 입원치료비 지원은 단계적으로 축소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최근 상급종합병원과 국립대병원 간담회에서 의료체계 전환 입장을 전달하고 병원계에 협조를 구했다.
무증상과 경증 코로나 환자 중 기저질환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일반병상에서 진료하도록 개선하고, 한시적으로 건강보험 정책 가산 수가(입원 1일당 1회, 최대 7일)를 적용한다.
또한 코로나 환자 치료기여 병원에 대한 의료질 평가 산출식 변경으로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는 당근책도 제시했다.
특히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서 코로나 중증 치료율 지료를 신설해, 일반병상 코로나 치료실적에 대한 가점 부여를 추진할 방침이다.
상급종합병원들은 우려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병상 가점 부여로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을 강화한다면 기존 준중등병상 수가 줄어들고 일반병상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담치료병상에서 근무하는 의료진 이외에 일반병상에서 코로나 환자를 담당하는 의료진에게 정부 지원금 지급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현재 상급종합병원 확진환자의 일반병상 치료는 내과와 외과 등 입원전담전문의와 병동 간호사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상황이다.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가점 부여 방침을 고수했다. 다만, 일반병상 의료진 지원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일반병상 의료진 부담이 코로나 전담병상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만큼 크다고 보기 어렵지만 질병청 등과 정책가산 수가를 활용해 일반병상 의료진 인건비 지원 등을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보직 교수는 "의료현장 의견을 구하기보다 평가와 수가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복지부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 가점을 부여한다고 중증병상과 준중증병상 확진환자를 일반병상으로 무조건 전원 시킬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상급종합병원 경영진은 "확진환자를 일반병상으로 전원해도 결국 격리 치료가 불가피하다. 코로나 확진자가 줄었지만 중증환자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지정평가 가점 부여보다 중증병상과 일반병상에 합당한 수가를 주면 병원들이 확진환자 치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복지부의 일반적인 정책 결정을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