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관리 수가 사라진 개원가, 그들이 원하는 수가 정책은?

발행날짜: 2022-05-06 05:30:00
  • 의료계, 병·의원 경영난 악화 호소…"진료비 인상 시급"
    초고령사회 대두…"노인 환자 부담 낮추고 수가 신설해야"

새정부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수가 정상화에 대한 의료계 열망이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의료계가 바라는 수가 정상화 정책에 변화가 생긴 상황이다.

우리나라 수가는 의료원가 보전율이 80%대에 그쳐 정상적인 진료로는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수가가 행위가 아닌 항목에 따라 책정돼 의료진의 동기를 저하시키고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를 유발하고 있다는 우려도 컸다.

최근엔 이 같은 우려에 코로나19 여파가 더해졌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환자 감소세와 원내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폐쇄 등으로 경영악화가 심화해 진료비 인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다. 재택치료 등의 새로운 진료형태가 기존 진료와 비교돼 문제 시 된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의료계가 바라는 수가 정상화 정책은 무엇일까. 대한의사협회가 '수가 정상화 등 행복한 진료실 환경 만들기'를 주제로 각 시도의사회 의견을 취합한 결과 ▲진료비 정상화 ▲대리진료·처방 개선 ▲노인 수가 개선 ▲행정업무 지원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새정부 출범이 다가오면서 수가 정상화에 대한 의료계 열망이 커지고 있다.

가장 많은 의견이 제시된 것은 진료비 정상화다. 임금 인상률이 급증한 데 반해, 수가 인상률은 2~3%로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최저임금인상률은 2015~2017년, 7~8%대를 유지했으며 특히 2018년과 2019년에 전년대비 각각 16.4%, 10.9% 증가했다. 이 같은 현장 상황을 감안했을 때 초진·재진료를 30%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000년 의약분업으로 통합된 진찰료와 처방료를 다시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렸다.
두 항목이 합쳐지면서 진찰료가 처방일수와 상관없이 적용되고 있는데 이는 조제일수에 따라 조제료가 가산되는 약국과 차별되는 부분이다.

처방일수에 따른 가산을 마련해 장기처방을 주로 담당하는 전문과의 손해를 줄이고, 환자의 무분별한 장기처방 요구를 방어해야 한다는 것.

이밖에 의약분업 실기 초기에 지급되던 처방전 발행료가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이유로 사려졌는데, 최근 흑자로 돌아선 상황이니 이를 부활시키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대리진료·처방 개선책도 담겼다. 대리처방은 거동이 어려운 환자의 의약품을 보호자가 대신 수령하도록 한 제도다. 다만 환자를 직접 진료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래 진료비의 50%만 산정된다.

기존엔 이와 관련된 불만이 크진 않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시작된 재택치료에 100% 진료비가 산정되고 가산까지 붙으면서 대면진료에 대한 문제제기가 본격화한 모습이다. 재택치료 역시 환자와 대면하지 않는 것을 고려하면 대리진료비도 100%로 인상될 여지가 생긴 셈이다.

독거노인 증가세와 가족관계증명서를 확인해야 하는 기존 방식의 불편함을 고려해 대리인 범위를 넓히고 전화로만 확인하도록 하는 개선안도 제시됐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본인부담금 비율을 조정하거나 관련 수가를 신설하는 등의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특히 노인 정액제 관련해선 구체적인 개선책이 담겼다. 현재 노인 본인부담금 정액은 진료비가 1만5000원 이하일 때 1500원, 1만5000~2만 원까진 10%, 그 이상은 20~30%로 책정된다.

근소한 차이로 본임부담금이 급격히 높아지는 경우가 많아 현장에서 환자와의 갈등이 생기는 만큼, 이를 단순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안으로 제시된 안은 별도 수가를 마련하고 본인부담금을 낮추는 방식이다. 만성질환자 비중이 높은 노년층은 일반 환자보다 진료시간이 더 긴 것을 감안해 별도 관리료 수가를 신설하고 본인부담률을 5%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진단이다.

다만 이 같은 방식은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정액한도를 3만 원으로 인상하는 차선책도 있다.

행정업무 부담에 대한 불만도 여전하다. 특히 재청구 절차의 복잡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단순 착오라고 해도 상병코드가 누락되면 삭감을 당하는데, 이를 정정하는 절차가 복잡해 재청구를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환자에게 같은 처방을 3개월 이상 한 경우에 발생한 누락은 단순 착오일 가능성이 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를 확인해 삭감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정부 정책과 사회적 인식 강화로 의료기관의 환자 정보 보호·관리 부담이 커져 이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를 감당하기 위한 의료기관의 행정업무 및 비용증가를 고려하면 환자정보 보안·관리료 항목을 신설해 명당 110원의 수가를 지원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밖에 건강보험·신포괄수가제 개선과 문재인 케어 폐지 등 정책 전반을 손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상회복 단계에 돌입한 상황을 고려해 코로나19 여파로 피해를 입은 의료기관에 현실적인 보상을 제공할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저출산대책으로 1~6세 소아의 본인부담금을 5%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내용과, 환자 편의를 위해 물리치료 횟수 및 부위에 제한을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와 관련 의협 박수현 대변인은 "코로나19 유행세가 잦아들면서 감염관리 수가가 사라지고 있다"며 "하지만 신종 감염병은 계속해서 생겨날 것이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가이드라인과 수가 정책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기피과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필수의료체계도 무너지고 있다. 일시적인 보상책이 아닌 지속가능한 대책을 마련해야 된다"며 "본회는 여러 의견을 수렴해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진료환경을 조성하고 의료계가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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