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병원들 "중증도 강화보다 입원전담의 채용 더 어렵다"

발행날짜: 2022-05-10 05:10:00
  • 정기총회에서 5기 평가기준 우려 쇄도…수도권·지방병원 모두 '난색'
    내년부터 300병상 당 1명 배치…병원장들 "높은 급여 줘도 안 온다"

상급종합병원들이 중증환자 비율 강화와 함께 입원전담전문의 필수기준에 강한 우려감을 표하고 나섰다.

상급종합병원 병원장들은 절대평가로 전환된 입원전담의 기준에 우려감을 쏟아냈다.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지난 6일 서울 웨스턴조선호텔에서 비공개로 열린 상급종합병원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을 놓고 병원장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협의회 심의를 거쳐 제5기 지정 평가 세부기준안을 잠정 확정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절대평가에서 입원환자 중 전문진료질병군 환자 비율이 기존 30% 이상에서 38% 이상으로 상향되고, 단순질병군 환자 비율은 14% 이하에서 12% 이하로 강회했다.

외래환자 중 의원 중점 외래 질병 환자군인 경증환자는 11%에서 7%로 하향됐다.

여기에 상대평가의 입원환자 전문질병군 비율을 기존 44%에서 최대 50% 이상으로 대폭 강화했다.

특히 필수항목으로 전환한 입원전담전문의를 비롯해 중환자실 병상 확보율, 음압격리병실 확보율 가중치를 각각 2%로 설정했다.

■상대평가 중증질환 50% 상향 문제점 지적 "진료과별 한계 존재"

병원장들은 중증질환 강화 취지에 동의하나 상대평가에서 전문질병군 비율을 최대 50%로 높인 것에 우려감을 표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당락이 1~2점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중증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병원 입장에서 민감할 수밖에 없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보직자는 "중증질환을 높이고, 경증질환을 낮추는 지정 기준에는 동의하나, 상대평가에서 중증질환을 50%로 상향시킨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진료과별 중증도에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상급종합병원에서 난색을 표하는 평가기준은 입원전담전문의이다.

복지부는 300병상 당 1명의 입원전담전문의 배치를 기본으로 운영 형태별 가점을 부여한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900병상인 상급종합병원은 최소 3명의 입원전담전문의를 채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올해 3월 기준, 본사업 2년차인 입원전담전문의 운영 병원은 48개소, 전담전문의 수는 270명으로 파악됐다.

기존 시범사업과 비교해 입원전담전문의 병동은 90개에서 147개로 늘었지만, 실제 전담전문의 수는 249명에서 270명으로 소폭 증가에 그친 상태이다.

복지부는중증질환 비율을 높이며 5기 상급병원 지정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수도권 대학병원 외래 접수창구 모습.

서울지역 상급종합병원 병원장은 "높아진 중증질환 비율은 어떻게 맞추겠지만 입원전담전문의 기준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높은 급여를 제시해도 구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지방 병원장들 "입원전담의, 높은 연봉 제시해도 채용 힘들어"

지방 상급종합병원 병원장은 "입원전담전문의를 안 구하는 것이 아니라 못 구하는 것이다. 3억원 이상의 연봉으로도 채용이 어렵다. 수도권은 그나마 전공의 인력이 많아 가능할지 모르니 지방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의사 인력 불균형을 감안한 합리적인 평가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중증질환과 중환자실은 인력과 예산으로 가능하지만 입원전담전문의 문제는 다르다"고 말하고 "기존 임상교수보다 많은 인건비를 투입해도 안 되는 입원전담전문의를 어떻게 구하라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복지부도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다.

의료기관정책과 공무원은 "5기 상급종합병원 평가 기준을 논의하면서 가장 애를 먹은 항목이 입원전담전문의 기준"이라면서 "입원환자 안전을 위해 시민환자단체는 더 높은 기준을 요구했고, 병원계는 현실적 방안을 제시했다"며 평가기준 결정 과정의 어려움을 내비쳤다.

그는 "병원들의 상황을 감안해 내년 1월부터 입원전담전문의 배치 상황을 평가기준에 반영할 것"이라면서 "올해 연말까지 병원별 채용 계획을 세우는 준비 기간을 부여했다"며 5기 지정기준 강행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입원전담전문의가 상급종합병원 필수조건으로 추가된 만큼 대학병원들의 하반기 채용 경쟁과 몸값 상승이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입원전담전문의 교수는 "상급종합병원 절대평가 기준에 입원전담전문의가 들어간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 "다만, 채용 경쟁이 심화되고, 인건비가 높아지는 것이 입원전담전문의에게 무조건 좋은 일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전공의 대체인력이라는 꼬리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방안을 정부와 의료계 모두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복지부는 이번 달 중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대상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 기준에 대한 설명회를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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