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혈압 측정 및 일반 인구 주기적 측정 적극 권고
고령 환자 아스피린 처방 고위험군 국한…개념도 확대
고혈압 진료지침이 4년 만에 개정되며 진단부터 치료까지 임상현장에서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만성질환의 관리가 추후 발생할 합병증 등 심각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조기진단과 치료가 강조되고 있는 상황.
이번에 바뀐 대한 고혈압 진료지침 역시 고혈압으로 인한 심뇌혈관 합병증 및 사망 사건을 낮추기 위해 일반인구의 주기적인 혈압측정 권고부터 백의 고혈압과 가면고혈압의 개념 확대 적용 등에 대한 변화가 적용됐다.
대한고혈압학회가 지난 13일 춘계학술대회에서 공개한 2022년 고혈압 진료 지침 개정판을 통해 앞으로 달라진 변화를 알아봤다.
이번 지침은 2018년이 발표된 지 4년만으로 최근 발표된 임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고혈압 진료지침을 수정 및 보완했으며, 기사에서는 고혈압 기준과 목표혈압 진료지침 변화는 제외했다.
◆ 고령 환자 아스피린 사용 고위험군 국한
먼저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고령환자에서의 아스프린 사용을 고위험군에 국한했다는 점이다.
이미 고령의 고혈압 환자에서 아스피린 사용은 출혈 위험과 관련해 부작용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특히 혈압 조절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스피린 사용은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미 미국의 경우 예방 서비스 태스크포스(USPSTF)가 60세 이상 성인에서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한 1차 약물로 저용량 아스피린 사용 금지를 결정하는 등 적극적인 권고안이 나온 상태다.
고혈압학회 역시 아스피린 사용의 이득이 명확한 심혈관질환, 죽상경화증 및 고위험군 환자에 주로 사용하고 위험도가 낮은 고령 환자에서 아스피린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구체적으로는 심뇌혈관질환이 없는 40~70세 고위험도의 고혈압 환자에서 일차 예방목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 투여를 고려해볼 수 있으며, 70세 이상의 심뇌혈관질환이 없는 중저위험도 고혈압 환자일 경우 일차 예방 목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 투여를 시작하지 않는다.
다만, 이미 현재 아스피린을 처방해 복용하고 있거나 기존에 복용 중인 환자가 연령이 증가해 고령이 됐다는 이유만으로 아스피린을 중단할 때는 환자의 위험도에 따라 전문가 판단하에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올바른 혈압 측정 및 일반 인구 주기적 측정 권고
또 고혈압이 진단되지 않은 일반인들은 최소 매 2년마다 혈압을 측정해 조기에 고혈압을 진단하도록 권고했다.
국내 고혈압 인구 현황을 살펴보면 20세 이하에서는 인지율이 20% 가량으로 낮은 상태지만 치료를 실시할 경우 예후는 오히려 더 높은 만큼 고혈압을 조기 발견하겠다는 게 학회의 취지다.
실제 캐나다의 한 연구에서는 고혈압을 적절하게 스크린 했을 때 입원율이 통계적으로 유효하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진료지침에서는 고위험군은 매 1년마다 혈압을 측정하도록 권고했으며 고혈압의 일차선별 목적의 측정방법으로 진료실 혈압을 권고하고 진료실 밖 혈압은 혈압이 높은 환자에게 추가적으로 시행하도록 권고했다.
이는 20세 이상에서는 2년마다 국민건강검진이 실시되고 있는 국내 의료환경을 감안한 조치이다.
이와 함께 최근 비수은혈압계를 사용하는 임상환경에 맞춘 올바른 혈압 측정 방법 및 진료실 밖 혈압 측정 강조됐다.
고혈압의 진단 및 치료 모니터링에 있어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올바른 혈압 측정으로 2018년 진료지침과 비교해 2022년 업데이트된 고혈압 지침에서는 올바른 혈압 측정에 대한 표준화된 방법을 더 구체적으로 기술됐다.
특히, 진료실 밖 혈압 측정인 가정혈압 측정과 활동 혈압 측정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면서 이와 관련된 최근의 연구 결과를 근거자료로 보강됐고, 진료실혈압에 해당하는 각각의 대응혈압들도 새롭게 제시했다
원광의대 이은미 교수는 "혈압 측정이 진료실 혈압뿐만 아니라 진료실 밖에서의 혈압을 측정하기 때문에 혈압값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대응혈압의 개념을 새롭게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 백의고혈압과 가면고혈압의 개념 확대 적용
활동 혈압을 이용한 혈압의 분류를 이용해 백의고혈압 및 가면고혈압의 개념 확대 적용도 새로운 진료지침 변화 중 하나다.
고혈압의 진단에 적용하는 것에 추가해 유럽 고혈압 진료지침을 준용해 치료 중 백의비조절고혈압(white-coat uncontrolled hypertension)과 가면비조절고혈압 (masked uncontrolled hypertension)을 정의해 적극적 강압치료의 효과와 환자 안전을 재고했다.
고혈압치료를 받지 않는 대상자와 고혈압 치료를 받는 대상자를 기준으로 같은 혈압치를 보이더라도 보다 세분화 한 셈이다.
아울러 신기능 평가에 있어 시스타틴 C 검사의 부분적 도입도 이뤄졌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만성콩팥병 환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고령 환자에서 근육량이나 영양상태에 따라 기존 크레아티닌 검사로 정확한 신질환을 평가하는데 어려움이 있어서 보다 정확한 신기능 평가가 필요할 때 시스타틴 C를 활용하기를 권고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고령화 시대에 환자 맞춤형 목표혈압을 제시하는데 있어서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될 것으로 학회는 전망했다.
◆ 치료지속성 개선 위한 하루 한 번 투약 권고
이와 함께 환자의 치료지속성을 개선하기 위한 복약순응도를 올리려는 진료지침 변화도 존재했다.
고혈압 치료에 있어서 치료지속성의 개선은 향후 고혈압 관리 지표의 개선을 위해 극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인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학회의 시각.
최근 연구 결과와 국제적 고혈압 진료지침을 준용해 현 지침에서도 언급되고 있는 하루 한번 투약과 단일제형복합제의 적절한 사용에 대해 권고 등급을 부여해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하도록 권고했다.
구체적으로 고혈압 약재 투여 횟수를 줄이면 약재의 순응도가 좋기 때문에 저항성고혈압, 아침고혈압, 약물 조정 환자 등의 특별한 사유가 아닌 이상 하루 한번 투여가 권고된다.
또 장기간 동일성분, 동일용량을 안정적으로 투여 중인 환자에서 고정병용약제의 투여가 단일 약재의 병용요법보다 약재의 순응도가 좋다는 점을 근거로 단일제형 복합제의 사용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