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처방되는 ANA검사 양성률 1% 미만…"효용성 돌아봐야"

발행날짜: 2022-05-18 05:30:00
  • 국내 대학병원 대상 조사에서도 일부 과목은 0.1%에 그쳐
    "불필요한 검사로 인한 보험 재정 낭비 신중한 재검토 필요"

류마티스 질환을 진단하기 위한 선별검사인 항핵항체(anti-nuclear antibody, ANA) 검사가 실제 양성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진단 가치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부 진료과목에서 내는 검사 의뢰의 경우 실제 양성률이 0.1%에 그친다는 점에서 비용 대비 효용성을 돌아봐야 한다는 것.

특히 이러한 과도한 검사의뢰는 의료자원과 보험 재정 낭비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ANA 선별검사가 실제 양성률이 1% 미만이라는 점에서 효용성에 대한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7일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ANA검사의 진단적 가치에 대한 대규모 리얼월드데이터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doi.org/10.3346/jkms.2022.37.e159).

ANA검사는 연관 류마티스(anti-nuclear antibody associated rheumatic disease, AARD)의 진단을 위한 대표적인 선별 검사 중 하나로 각 진료과목에서 다양하게 의뢰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일부 연구에서 ANA검사의 양성률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진단적 가치를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Pan Afr Med J 2019;32(1):181).

또한 위양성률도 크게 높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양성 결과를 가지고 류마티스 내과로 환자를 전원하는 것이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촉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Arthritis Care Res (Hoboken) 2013;65(3):329–339).

실제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이뤄진 연구를 보면 건강한 개인에 대해 ANA 검사를 진행한 결과 1:40 혈청 희석에서 무려 31.7%가 양성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 중 실제로 류마티스 진단을 받은 환자는 24%에 불과했다. 이 연구의 경우 ANA 검사의 위양성률이 무려 76%에 달한다는 의미가 된다. 전 세계적으로 ANA 검사의 효용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면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효용성 연구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ANA 검사가 얼마나 이뤄지고 있으며 이들 중 얼마나 양성을 감별해 진단 가치가 있는지를 파악한 적이 없었던 것.

한림대 의과대학 류마티스내과 김현아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국내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ANA 검사의 실제적 진단 가치에 대한 대규모 연구를 진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ANA 검사를 진행한 총 9만 4153명을 대상으로 실제 류마티스 질환으로 진단이 됐는지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9만 4153명 중 67.8%는 정성적 항체 검사만을 받았고 나머지 3만 310명의 환자는 정성, 정량 검사를 모두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검사를 받은 환자 중 양성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14.4%에 해당했다. 이러한 비율은 진료과목마다 달랐는데 류마티스내과가 19.9%로 가장 높았다.

ANA 양성을 받은 환자들 중에서 실제 류마티스 질환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645명으로 0.69%에 불과했다. 양성률이 1%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가 된다.

이러한 결과 또한 진료과목별로 차이를 보였다. 실제 ANA 검사가 류마티스 진단으로 이어진 비율은 류마티스내과가 8.7%로 가장 높았으며 혈액종양내과가 6.86%로 뒤를 이었다. 반면 정형외과의 경우 실제 검사를 의뢰한 환자 중 양성률이 0.14%에 불과했다.

각 진료과목별 ANA 선별검사의 실제 양성률 비교

컷오프 역가에 대해서도 같은 경향을 보였다. 1:320 이상의 절단값을 사용해도 ANA검사는 류마티스 질환에 대해 불과 15.6%의 양성 예측도를 보였다.

대다수 선별검사들이 1:40 정도의 컨오프 역가를 적용한다는 점에서 이를 몇배로 올려도 양성 예측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는 우리나라에서도 ANA 검사가 선별검사로서의 가치가 매우 떨어진다는 미국과 유럽, 중국의 연구와 매우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사실상 양성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컷오프 역가인 1:320을 적용해도 양성 예측도가 15.6%에 불과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연구가 대학병원에서 진행됐다는 점은 더욱 심각성을 더한다"며 "3차 병원에 해당하는 대학병원에서조차 ANA 양성에 대한 낮은 예측값이 나온 것은 결국 검사 전 확률이 낮은 환자에 대한 불필요한 검사를 의뢰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배경에 대해 연구진은 우리나라 건강보험 청구 시스템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2005년부터 2019년까지 우리나라의 경우 ANA 검사 수가가 100% 인상된 반면 의사의 상담료는 50%도 오르지 않으면서 의사의 노력과 검사실 검사의 비용 가지의 불균형이 심화됐다는 것. 결국 행위별 수가제에서 이러한 불균형은 과도한 검사를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하지만 의사의 상담을 늘리기 위한 장치를 고려하지 않고 급작스럽게 ANA 검사 수가를 조정하면 류마티스질환을 놓치는 더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결국 지금 상황에서는 근골격계 통증이나 피부 질환에 대해 선별 ANA 검사를 의뢰하기 전에 조금 더 신중하게 고려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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