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심전도‧CGM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 선점 '분주'
GC녹십자, EMR 및 플랫폼 활용한 초연결 기술 활용 '관심'
국내 전통 제약사들이 만성질환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 중심 의료(data-driven medicine)'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의약품과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접목을 통한 신시장 개척을 위해서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수의 국내 전통 제약사가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접목한 영역 넓히기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약사를 꼽는다면 대웅제약과 GC녹십자다.
우선 대웅제약은 만성질환 시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웨어러블 심전도기(ECG, electrocardiogram)인 '모비케어'와 연속혈당측정기 '리브레'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 도입을 통해 관련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공통적으로 이들 두 시장은 건강보험 수가가 신설되거나 기대되는 분야라는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웨어러블 심전도기 시장의 경우 지난 2월 심전도 검사를 위한 홀터기록(Holter Monitoring) 항목의 의료 행위 수가가 세분화 됐다.
수가도 기존 5만원에서 약 4배 이상 증가한 20만원까지 확대되면서 기존 300~400억원 하는 시장이 최대 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대웅제약은 2020년부터 씨어스테크놀러지와 협력해 모비케어 병‧의원 판매를 전담하고 있다.
전국 400여개에 달하는 요양병원에 모비케어를 공급,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대웅제약의 설명이다.
연속혈당측정기 시장도 마찬가지다.
연속혈당측정기 활용을 기본으로 한 당뇨병 환자의 의료진 상담수가 신설 논의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대웅제약은 애보트와 협력해 '리브레' 판매를 전담하면서 당뇨병 처방 시장을 공략 중이다.
실제로 최근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 별도 세션으로 관련 수가 도입을 위한 토론이 벌어지는 등 상담수가 신설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동시에 만성질환 모니터링 앱인 '웰체크'까지 접목시켜 만성질환 환자 데이터와 의약품 판매를 연계하는 구상까지 그리고 있다.
결국 대형병원 뿐만 아니라 개원가 만성질환 시장에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의약품을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영업, 마케팅 전략을 구상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만성질환 치료제 시장은 국내사에게 있어서는 캐시카우(Cash Cow) 같은 존재"라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약사도 덩달아 관련 시장을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사내 부속의원 초읽기인 GC녹십자
GC녹십자의 경우 지주회사인 녹십자홀딩스를 중심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엿보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네이버‧카카오처럼 '사내의원'을 추진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상반기 주주총회 의결로 녹십자홀딩스는 사업목적에 '부속의원 사업'을 추가시키는 한편, '직원 복지' 차원에서 조만간 사내의원을 공식 개원할 예정이다.
제약업계에서는 녹십자홀딩스 움직임을 두고 최근 그룹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투자와 연관돼 있으리라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GC녹십자는 지난해 병‧의원 전자의무기록(EMR) 점유율 50%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유비케어를 인수했다. 이후 유비케어는 다시 만성질환 관리 플랫폼 기업인 '아이쿱'의 지분을 인수하며 질환 관리 분야로 영역을 확대한 바 있다.
결국 녹십자홀딩스를 필두로 자회사들이 계획하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진료에서부터 환자까지 '연결'만 이뤄진다면 병‧의원 EMR 차트에서 시작해 환자에까지 이르는 다양한 개인 맞춤형 플랫폼을 완성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되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사내 부속의원 설립도 이 같은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보는 것이다.
대웅제약과 비교해 방식은 다르지만 마찬가지로 기존 의약품과 더불어 '데이터 중심 의료'를 바탕으로 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접목해 신시장 개척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녹십자홀딩스가 추진하는 사내의원에 유비케어의 EMR과 만성질환 관리 플랫폼을 연동시켜 활용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며 "다소 작업이 지연된 측면이 존재하지만 7월을 목표로 사내의원 설립을 추진할 예정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부속의원 운영은 회사 구성원의 건강관리를 위한 복리 후생 목적"이라며 "조만간 공식 개원할 예정으로 아직까지 구체적인 활용 방안은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