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에 뇌졸중 지침 개정…급성 허혈성엔 'DAPT' 권고

발행날짜: 2022-06-10 11:41:27
  • 대한뇌졸중학회, 35명 전문가와 함께 개정 권고안 합의 도출
    아스피린 단일요법 권고→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병용 '유리'

대한뇌졸중학회가 2009년 내놓은 임상진료지침을 13년만에 개정했다.

기존 임상진료지침에서는 급성 항혈전요법으로 아스피린 단독요법을 권고했지만 대규모 임상 시험에서 보다 효과적인 항혈전 요법을 조사,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을 병용한 이중 항혈소판 요법(DAPT)에 보다 무게감을 실어줬다.

최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뇌졸중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한국형 뇌졸중 가이드라인 개발 진행 과정 및 지침이 새롭게 공개됐다.

2009년 한국뇌졸중임상연구센터와 대한뇌졸중학회는 공동으로 뇌졸중에 대한 임상진료지침 초판을 개발, 발간한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새 지침은 급성 허혈성 뇌졸중 또는 일과성 허혈 발작 환자를 위한 항혈전치료를 담고 있다.

항혈전 요법은 급성 허혈성 뇌졸중(AIS) 관리 및 이차 뇌졸중 예방에 활용된다.

2009년 뇌졸중 진료지침이 발표된 이후 급성 경미한 허혈성 뇌졸중 또는 고위험 일과성 허혈성 뇌졸중 및 고위험 일과성 뇌졸중에서 이중 항혈소판 요법 및 심방세동이 있는 AIS에서 초기 경구 항응고제 사용이 빈번해지면서 학회는 AIS에 대한 항혈전치료제 업데이트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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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침위원회는 임상시험 및 관련 문헌을 포함한 최근 근거를 검토하고 권고사항을 수정했고 이 과정에서 총 35명의 전문가를 초빙해 개정된 권고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했다.

이전에 아스피린은 대규모 임상 시험에서 AIS 환자의 조기 재발성 뇌졸중 및 사망 위험 감소 효능이 입증된 유일한 항혈전 치료제였다. 주요 국제지침 및 뇌졸중학회는 급성 항혈전요법으로 아스피린 단독요법을 권고했다.

학회는 "하지만 AIS에서 아스피린의 효과는 미미해 대규모 임상 시험에서 보다 효과적인 항혈전 요법을 조사했다"며 "2013년에 급성 비장애성 뇌혈관 사건이 있는 고위험 환자를 대상으로 한 클로피도그렐 투약 임상 시험에서 경미한 AIS 또는 고위험군 환자에서 아스피린 단독 요법보다 DAPT의 이점이 처음으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학회는 CHANCE 임상을 개정의 주요 근거로 들었다.

CHANCE 임상은 24일 이내의 급성 경미한 허혈성 뇌졸중(NIHSS 점수 ≤3) 또는 고위험 TIA(ABCD2 점수 ≥4)가 있는 5170명의 중국 환자를 무작위로 선정해 클로피도그렐(1일째 300mg 부하 후 90일 동안 75mg 1일 1회) 및 아스피린(1일째 75~300mg, 이후 첫 21일 동안 75mg 1일 1회) 또는 아스피린과의 병용요법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아스피린 단독요법군에 비해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 병용요법군은 90일째 뇌졸중(허혈성 또는 출혈성)의 재발 위험이 1차 유효성 평가 결과에 따라 유의하게 낮았다(HR 0.68). 이같은 결과는 하위 분석에서도 일관됐다.

학회는 "2차 유효성 분석에서 아스피린 단독 요법에 비해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은 뇌졸중, 심근경색 또는 혈관 사망의 위험(HR 0.69) 및 허혈성 뇌졸중 위험(HR 0.67) 역시 감소시켰다"며 " 중등도에서 중증 출혈 또는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도에는 차이가 없었다"고 DAPT에 손을 들어줬다.

POINT 임상도 비슷한 결론에 이르렀다. POINT 임상은 북미, 유럽, 호주 및 뉴질랜드의 10개국에서 급성 경미한 허혈성 뇌졸중(NIHSS 점수 ≤3) 또는 고위험 TIA(ABCD2 점수 ≥4) 환자 4881명을 대상으로 증상 발병 후 12시간 이내에 환자를 무작위로 배정하고 DAPT 그룹에서 90일 병용 투약한 이후 허혈성 뇌졸중, 심근경색 또는 허혈성 혈관 원인으로 인한 복합 사망 등을 비교했다.

학회는 "분석 결과 아스피린 단독요법에 비해 DAPT군은 90일째 일차 유효성 결과의 위험이 유의하게 낮았다(HR 0.75)"며 "이 효과는 미리 정의된 모든 하위 그룹에서 일관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2차 유효성 분석에서 DAPT는 아스피린 단독요법에 비해 허혈성 뇌졸중 위험(HR 0.72) 및 모든 뇌졸중 위험(HR 0.74)을 감소시켰지만 주요 출혈의 발생률은 DAPT군이 유의하게 더 높았다(HR 2.32)"고 지적했다.

주요 출혈 위험 증가와 관련 사후 분석에서 아스피린 단독요법에 비해 DAPT의 이점은 처음 7일~30일 동안 유의했지만 31일부터 90일까지 사라졌고 DAPT를 사용한 주요 출혈 위험은 8일부터 90일까지 유의하게 증가했다.

학회는 두 임상을 메타 분석해 "아스피린 단독 요법보다 DAPT에서 더 주요 출혈이 자주 발생했지만 차이는 중요하지 않았다"며 "시간 경과 분석에서 주요 허혈 사건에 대한 DAPT의 이점은 처음 21일 이내에 대부분 달성됐으며 DAPT는 처음 21일 동안은 분명한 이점이 있었지만 22일에서 90일까지는 미미한 이점이 있었다"고 결론내렸다.

결과를 종합해 학회는 클로피도그렐과 아스피린을 병용하는 DAPT를 경미한 AIS 또는 고위험 TIA 환자에 대한 표준 관리 방법으로 제시했다.

다만 삼중 항혈소판요법과 티카그렐러 단독요법에 대해선 표준 항혈소판요법 대비 더 효과적이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TARDIS 임상은 급성 비심장색전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서 삼중 항혈소판 요법(아스피린, 디피리다몰, 클로피도그렐)과 표준 요법(클로피도그렐 단독 요법 또는 아스피린+디피리다몰)을 비교했다.

삼중 요법(n=1556) 또는 표준 치료(n=1540)로 분류해 분석한 결과 주요 출혈 사건 및 삼중 요법에서 보다 효과적이지는 않은 반면 출혈 사건은 더 빈번했다.

SOCRATES 임상은 24일 이내의 급성 경미한 허혈성 뇌졸중(NIHSS 점수 ≤5) 또는 고위험 TIA(ABCD2 점수 ≥4) 환자 1만 3199명을 대상으로 티카그렐러와 아스피린을 비교했다.

티카그렐러군은 90일 동안 일일 90mg을 두 번 투약했고, 아스피린군은 100mg을 1일 1회 90일 동안 투여했다. 분석 결과 티카그렐러는 아스피린과 비교해 90일 시점에서 뇌졸중 재발, 심근경색증 또는 사망의 복합 지표의 1차 평가변수를 유의하게 감소시키지 않은 반면 티카그렐러를 복용군에서 출혈 경험 위험이 높아졌다.

한편 정맥혈전용해제(IVT)를 투여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언제 항혈전요법을 시행할 것인지에 대해선 다소 완화된 태도를 취했다. 기존 전문가 합의문은 IVT 후 처음 24시간 이내에 항혈전요법을 피해야 한다고 규정한 바 있다.

이에 지침은 "국내 단일기관 관찰 연구에서는 재관류 치료 후 24시간 이내에 항혈전제를 조기 투여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보고했다"며 "이 연구에서 456명(64%)의 환자가 재관류 치료 후 24시간 이내에 항혈전제를 투약했지만 24시간 이후에 늦게 시작한 경우 HT의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한편 지침은 국내에서 진행된 실로스타졸 관련 CAIST 임상을 근거로 실로스타졸이 아스피린에 비열등성을 입증했다고 제시했다.

CAIST 임상은 AIS(NIHSS ≤15) 환자 458명을 대상으로 실로스타졸 200mg/일과 아스피린 300mg을 90일 동안 투약해 심혈관 사건 및 출혈 합병증 등을 비교한 결과 실로스타졸은 아스피린에 비열등성을 입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침은 심방세동(AF) 및 허혈성 뇌졸중 또는 TIA가 있는 환자의 이차 뇌졸중 예방을 위해 새로운 경구 항응고제(NOAC) 또는 와파린을 사용한 장기간 경구 항응고 요법을 강력히 권장했지만 투약 시점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자세를 취했다.

지침은 "AF 관련 허혈성 뇌졸중 후 급성기 동안 항응고제는 재발성 허혈성 뇌졸중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지만 잠재적으로 ICH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며 "비경구 항응고제는 ICH의 위험 증가로 이점이 상쇄되기 때문에 권장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 여러 관찰 연구와 소규모 RCT에서 AIS 또는 TIA가 있는 AF 환자에서 조기 경구 항응고제 투약의 안전성과 효능이 보고됐다"며 "하지만 근거 수준이 불충분하고 조기 경구 항응고제에 대한 권고가 가이드라인 전반에 걸쳐 통일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럽, 캐나다 및 호주 뇌졸중 가이드라인은 AIS 후 경구 항응고제 시작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권장 사항을 제공하지 않고 2018 유럽심장리듬협회는 합의 기반으로 중증도에 따라 NOAC 투약에 대한 권장 사항을 제공한다"며 "2019년 미국 뇌졸중 협회 가이드라인은 신경학적 증상이 시작된 후 4일에서 14일 사이에 경구 항응고제를 시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명시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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