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계류 중 간호법·의사면허법 등 상정 여부 관심
복지위, 간호법·공공의대법 추진 김민석·김원이 의원 남아
지난 22일, 국회가 원 구성을 마치고 본격 가동을 시작함에 따라 후반기 국회에서 간호법 등 의료계 쟁점 법안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의료계 최대 쟁점법안 상당수가 법제사법위원회(이사 법사위) 계류된 상태인만큼 의료단체들은 보건복지위원회 이외에도 법사위에도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 평소와 다르다.
현재 법사위에 계류된 의료계 쟁점 법안부터 짚어보면 간호법, 의사면허법, 건보공단 특사경법 등으로 후반기 국회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을 주축으로 해당 법안 상정 압박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지난 2021년 법사위 법안소위에서 의료인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의사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한 의료법 개정안을 심사할 당시 의료계 반대가 거센 법안인 만큼 소통의 시간을 충분히 가질 것을 주장했던 의원.
앞서 법사위 야당 위원으로 목소리를 냈던 김 의원이 위원장으로 선출되자 의료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표정이다. 의료계는 의사면허취소법 이외에도 간호법 또한 직역간 입장이 첨예한 만큼 김 위원장이 충분한 의견수렴 시간을 갖자는 입장을 취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여당인 국민의힘 간사는 앞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를 지낸 정점식 의원. 정 의원은 경남 통영고성 지역구 의원으로 의료취약지 내 소아응급실 설치 및 운영을 지원하는 내용의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지역구 내 젊은부모들이 24시간 소아응급실이 없다고 호소하자 지역 내 병원장을 만나 달빛병원 운영 약속을 받아낸 바 있다. 응급의료 관련 개정안을 발의한 것도 당시 해당 병원에서 적자 우려가 높은 것을 고려한 조치로 의료계에 대한 이해가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긴장을 끈을 놓을 순 없다. 법사위 야당 간사로 이름을 올린 기동민 의원은 과거 20대 국회 복지위에서 더불어민주당 간사로 활동, 지난 2020년 당시 공공의대 설립법을 대표발의하는 등 보건의료 쟁점을 꿰뚫고 있다.
특히 기 의원은 지자체에서 공공보건의료 분야에 종사할 의료인을 양성할 수 있는 의과대학을 설립할 수 있는 내용의 법안을 강하게 추진한 바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법사위에 계류 중인 간호법부터 의료사면허법, 특사경법 등 법안은 현재 야당 차원에서 강하게 추진했던 만큼 후반기 국회에서도 재상정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의료단체 한 관계자는 "김도읍 위원장은 직역간 힘의 형평성을 맞추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원인 만큼 일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여야 간사가 법안에 대해 협의를 하기 때문에 중요한 역할"이라고 전했다.
후반기 보건복지위 구성을 보더라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정춘숙 위원장은 여성·인권 운동가 출신으로 상반기 국회에서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인 건보공단 특사경법을 대표발의한 의원.
그는 사무장병원을 적발한 이후에도 부당이득금 환수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 건보재정에서 누수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그밖에도 정 위원장은 비급여보고 의무화법을 대표발의한 데 이어 의료계 대리수술 논란 당시 행정처분을 받은 의료기관에 대한 인증 취소를 촉구하기도 하는 등 의료계 압박 법안을 두루 다뤘던 의원.
이어 정 위원장의 바통을 이어받게 되는 한정애 위원장은 의사총파업 당시 정부와 의료계의 첨예한 갈등 국면에서 중재에 나섰지만 결국 공공의대 추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는 인물로 두 위원장 모두 의료계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복지위 국민의힘 강기윤 간사는 전반기 국회에서 야당 간사로 의사면허취소법, 간호법 등 충분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법안소위에서 해당 법안 통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후반기 국회에선 정권 교체로 여당 간사가 되면서 또 다른 영향력을 보여줄 지 지켜봐야한다.
그에 비해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맡은 강훈식 의원은 전반기 국회에서 산자위 간사로 의료계와는 딱히 인연은 없었던 인물. 하지만 그 뒤로 전 복지위원장인 김민석 의원부터 공공의대법을 거듭 주장해왔던 김원이 의원 등이 버티고 있다.
특히 김민석 의원은 간호법 심사 당시 간호단체과 의료단체 임원의 무리한 행보를 두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며 개인적으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것을 경고한 바 있다.
이어 후반기 국회에서 자신이 복지위에 남을 경우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 향후 보건의료단체 및 협회와의 관계 재설정이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원이 의원도 만만찮은 인물. 그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시절 의대분원 설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등 의료계는 물론 국민의힘 저격수 역할을 한 바 있다.
이밖에도 더불어민주당은 후반기 복지위원 13명 (간사포함) 중 전반기에 복지위원으로 활동했던 의원이 10명, 국민의힘은 9명 중 6명이 전반기 복지위원으로 활동한 의원으로 위원 구성에서 큰 변화는 없었다. 이는 곧 전반기 국회 현안이 후반기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의료단체 한 관계자는 "앞서 김민석 의원은 간호법을 김원이 의원은 의료 관련 법안에 강성이긴 하지만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등 의료계와 소통을 지속하고 있는 의원 중 하나"라며 "후반기 국회에서도 소통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의료계 최대 현안 중 하나인 비대면진료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한 최혜영 의원 또한 후반기에도 복지위에 남았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최 의원 법안을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할 예정으로 후반기 국회에서 의료계 굵직한 현안 법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편, 복지위는 정춘숙, 한정애 위원장을 주축으로 국민의힘은 강기윤 간사 외 김미애 의원, 백종헌 의원, 서정숙 의원, 이종성 의원, 최연숙 의원, 최영희 의원, 최재형 의원, 추경호 의원 등이 후반기 국회를 이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은 강훈식 간사 외 김선우 의원, 고영인 의원, 김민석 의원, 김원이 의원, 남인순 의원, 서영석 의원, 신현영 의원, 이계호 의원, 인재근 의원, 최종윤 의원, 최혜영 의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