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를 추구하는 서울대병원의 과제

발행날짜: 2022-08-16 05:00:00
  • 의료경제팀 이창진 기자

윤석열 정부의 첫 서울대병원장 임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서울대병원이사회는 지난 10일 마취통증의학과 박재현 교수(64년생, 서울의대 1987년 졸업)와 외과 정승용 교수(64년생, 서울의대 1989년 졸업) 등 2명(가나다순)을 최종 후보 선정하고 교육부에 추천했다.

서울대병원장은 이사회 추천과 교육부장관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서울의대 교수협의회는 처음으로 병원장 후보자 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영상 토론회를 갖고 경영철학과 비전 등을 타진했다. 해당 영상은 1800뷰를 기록하며 교수들의 많은 관심을 반증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설치법에 명시된 대통령 임명 방식이 바뀌지 않은 한 병원장 결정에 사실상 영향력은 없는 셈이다.

연세대의료원과 고려대의료원 등은 교수들의 투표를 통해 의료원장을 선출한다.

과거 서울대병원의 위상 제고를 위해 대통령 임명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교수들의 인식이 이제 달라졌다.

서울대병원의 미션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 연구, 진료를 통해 인류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이다.

많은 교수들은 사립 대학병원과 같이 진료와 수술 등 경영수익에만 집중하는 병원 경영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다.

서울대병원의 우수한 젊은 교수들이 헬스케어와 제약바이오 등 벤처업체로 이직하거나 창업하며 교수직을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보건의료 현안 발생 시 정권에 눈치를 보며 침묵하거나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서울대병원 존재 이유에 반문을 제기하는 젊은 교수들이 병원을 떠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국립대병원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병원장을 이사회 추천과 교육부 장관 임명으로 이뤄진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교수가 병원 경영자에 오른 일이 대부분이다.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립대병원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

대통령과 교육부 장관이 아닌 병원의 핵심 동력인 교수들의 투표로 선출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립대병원 보직 교수는 "서울대병원과 국립대병원 모두 권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관련법을 개정해 이사회 대신 교수들이 투표를 거쳐 추천하는 방식을 고민할 시기"라고 말했다.

차기 서울대병원장이 누가되더라도 민주적 절차와 투명성을 요구하는 시대 흐름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병원장과 교수들의 함께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교직원이 행복해야 세계 최고를 추구하는 서울대병원의 역할과 존재 이유가 분명해진다는 점을 정부도 차기 병원장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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