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형우 과장 "의협, 플랫폼 관련 논의에 적극 나섰으면"
의료계 논의 중단에 복지부 "협의라도 진행하자" 당부
정부가 추진중인 비대면진료 인증제를 두고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가 무리하게 제도화하는 게 아니냐고 난색을 표하자 보건복지부도 난감한 표정이다.
복지부는 산업계와 비대면진료 플랫폼 인증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 인증은 중립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이 맡을 예정이다.
플랫폼 인증제란, 개인정보보호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정부로부터 인증을 받아 활동할 수 있다.
이는 비대면진료를 제도화 해 나가는 과정인 셈. 정부는 플랫폼 관련 논란이 거듭 제기됨에 따라 인증제를 통해 불법적인 행태를 지양하자는 취지에서 추진했다. 앞서 복지부가 연내 비대면진료 법제화를 실현하기에 앞서 넘어야할 숙제다.
의료계는 이를 두고 비대면진료 편의성 등 다양한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제도화만 강행한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한시적 비대면진료를 지켜본 결과 일부 플랫폼 업체의 비도덕적 행태가 발생,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부터 나와야 한다는 게 의료계 지적이다.
앞서 비대면진료에 전향적인 입장을 취했던 의사협회 등 의료계의 입장 변화에 복지부도 고심이 커졌다.
복지부 고형우 의료정책과장은 "비대면진료의 문제는 규제를 하면서 제도화 해야 한다"며 해당 논의 자체를 중단하면 자칫 의료계 의견을 담지 않은 채 추진될 수 있다고 봤다.
의사협회 등 의료계가 반대만 하면서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 상황에서 플랫폼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 업계 주장만 반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비대면진료 협의를 의대정원 논의와 달리 코로나19 안정화 이후로 시점을 정한 바 없기 때문에 속도를 냈으면 하는 게 복지부 입장이다.
그는 "해당 건에 대해 의료계가 의견을 제시하면서 주도권을 잡고 갔으면 한다"며 "결국 의료계가 먼저 안을 제시해줘야 한다. 협의부터라도 시작하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협이라는 조직의 파워가 세더라도 국민들의 여론이 형성된 이후 바꾸는 것은 힘들다"면서 "비대면진료에 대한 인식이 자리를 잡기 전에 적극 나서 줬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