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의 진료비 확인 오류 소통 방식이 아쉽다

발행날짜: 2022-09-23 05:30:00
  • 박양명 의료경제팀 기자

건강보험공단은 최근 코로나19 비대면진료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을 위해 재택치료를 경험한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비 확인 안내문'을 발송했다. 진료비를 제대로 낸 것인지, 실제로 재택치료를 경험했는지 환자 스스로 확인해 보라는 의미다.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코로나19 재택치료는 본인부담금이 발생하더라도 국비에서 지원이 되는 상황에서 본인부담금을 냈다고 오인하는 환자 민원에 시달려야 했다. 진료비 확인 안내문 한 장이 부당청구 및 부도덕한 기관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대한의사협회도 해당 업무를 주관하는 의료기관지원실에 항의 공문을 발송했다. 진료비 확인 안내문 표기의 오류 등을 지적했다.

해당 내용이 기사화되자 건보공단 담당 부서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이달 초에 발생한 민원이고, 의협과 잘 이야기를 잘 끝냈는데 의료계와 신뢰관계를 오히려 악화시킨다는 게 주 내용이다.

통화 내용은 해당 민원을 인지하고 있었고,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어떻게 개선 조치를 취했다, 또는 취하겠다는 발전적인 내용이 아니었다. 환자와 의료기관 신뢰 손실 대한 대승적인 우려보다는 건보공단과 의료계의 신뢰에 영향을 준다며 '남 탓'의 내용이었다.

그렇다고 항의 공문을 보낸 의협에도 속 시원한 답변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표기 오류 부분에 대한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진료비 확인 안내문 회수나 재배포 등 적극적 개선 약속보다는 앞으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현재진행형인 만큼 코로나19 관련 규제는 없도록 하겠다는 구두 약속도 했다고 한다.

의협은 의료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만큼 주요 정책 및 현안에 대한 건보공단의 중요 카운터파트너다. 하지만 의협과의 대화가 전체 의료계와의 신뢰로 이어진다며 의협과 대화가 끝난 문제라고 표현하는 것은 전체 의료기관을 설득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소통 방식도 앞으로 발전적인 개선을 기대할 수 없는 부분이다. 기사 하나가 의료계와 신뢰에 손실이 갈 수도 있다며 기사 삭제 등의 항의를 요구하는 모습은 사전적으로 '막히지 않고 잘 통합',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음'을 뜻하는 소통과도 멀어 보이는 움직임이다. 오보가 아닌 해명이나 일부 정정이 필요한 기사에 대해 통상 정부 기관은 '설명자료', '보도해명자료' 등의 형태를 활용하고 있다.

의협에 내놓은 답변을 봐도 당장의 항의가 무마된 것일 뿐 의료계와 건보공단의 소통이 원활히 마무리됐다는 부분을 찾아볼 수 없다. 환자와 의료기관의 '신뢰' 보다 건보공단과 의협의 신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해당 실의 시선이 건보공단 기관의 시선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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