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의사회, 치매환자 관리 허점 지적…"적정치료 어려워"
"합병증 예방해 사회적 비용 절약…환자·보호자 하나로 봐야"
대한신경과의사회가 치매환자 가족에 대한 상담료 마련을 촉구했다. 치매 환자는 보호자를 통해 대리처방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들을 한 환자군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16일 대한신경과의사회는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치매환자 진료에서 보호자 관리 중요성을 강조했다. 치매환자는 행동장애가 있고 거동이 불편한 경우가 많아 보호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보호자 상담 수가가 없어 적정치료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신경과의사회는 치매환자 증가세로 치매안심센터만으론 관리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치매 환자는 올해 기준 90만 명으로 오는 2030년 200만 명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도 치매안심센터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어서 추후 환자 증가세를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 신경과의사회 이상원 부회장은 "치매환자는 잠드는 시간이나 일어나는 시간, 행동 양상이 제각각이다. 환자가 원하는 시간에 약을 투여할 수 없다는 뜻"이라며 "특히 치매환자 약 투여를 보호자가 하는 것으로 고려하면 이들과 상담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매환자는 행동조절이 어렵고 거동이 불편해 보호자가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50%의 대리처방료로 상담을 진행하는 실정"이라며 "치매안심센터에선 처방도 안 되는 상황인데, 환자를 챙기는 것이 맞는지 보호자를 관리하는 것이 맞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상담료 마련에 많은 비용이 필요하지 않다고도 강조했다. 지난해 치매 관련 사전승인 받은 산정특례 외래진료 건수는 20만 건으로 규모가 큐지 않다는 분석이다. 해당 진료에 보호자 상담료를 적용하기만 해도 저비용으로 관련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신경과의사회 이상범 공보부회장은 "보호자는 치매 환자를 돌보는 것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 지금에 와선 장기요양보험 및 방문요양 등 돌봄 주체가 많이 개입하기는 했지만, 정작 환자들은 어떤 서비스를 어떻게 이용해야 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모른다"며 "이런 내용을 가장 확실히 안내해줄 수 있는 것은 의사다. 또 적절한 안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수가로 신경과 의사들에게 보험적으로 가장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보호자와의 상담으로 치매 환자 관리 효율을 높인다면 오히려 사회적인 비용이 감소할 수 있다고도 전했다. 치매 환자에게서 가장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합병증 등으로 인한 입원 치료라는 이유에서다.
관련 질환은 영양부족, 욕창, 폐렴, 요로감염 등 관리부실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아 보호자와의 상담으로 이를 조기에 막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또 보호자가 번아웃을 호소하거나 우울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상담을 통해 이를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신경과의사회 신준현 정책부회장은 "환자에게서 보호자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사안이기 때문에 수가가 어떻게 정해질지 모르겠다. 다만 보호자와의 상담은 적절한 치료를 보장받기 위해 꼭 필요하고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실제 상담으로 자극을 받는 보호자들은 환자 관리를 더 잘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통해 치매 환자에 대한 전체 비용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신경과의사회 윤웅용 회장은 "정부 입장에서 단기적으로 비용이 부담되긴 하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생각해줬으면 한다. 이를 통해 서비스 질 제고와 사회적 비용 절약을 꾀할 수 있다"며 "현재 치매안심주치의 제도가 논의되고 있는데 그렇다면 더욱 상담료가 필요하다. 치매환자안심센터가 지역 자원을 통제하는 등 현장 의사들과 연계한다면 더욱 효율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개최된 신경과의사회 추계학술대회는 두통, 어지럼증 등 주요 신경과질환에 대한 검사·치료법 및 준비과정 등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교육·토론이 이뤄졌다. 또 회원뿐만 아니라 직원에 대한 교육도 함께 진행됐다.
홈페이지 리뉴얼 작업이 막바지인 상황도 전했다. 특히 모바일 호환성에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회원의 의사회 접근성을 높이고 자료실을 통해 학술·보험적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자유게시판으로 소통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