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언급되며 이슈 부상…심평원 약평위 안건 상정 주목
GC녹십자 주도한 시장, 급여 확대 시 강력한 경쟁자 부상할 듯
JW중외제약 헴리브라(에미시주맙) 급여 확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A형 혈우병 치료제 시장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국정감사에까지 해당 문제가 언급될 정도인데 당장 하반기 내 급여 확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만, 급여 확대로만 이어진다면 GC녹십자가 주도하는 치료제 시장 판도가 변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은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 관련 항체에 이어 비항체 환자에도 건강보험에 적용받을 수 있도록 지난 2020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급여를 신청한 바 있다.
헴리브라는 2017년 JW중외제약이 로슈 그룹 산하 주가이제약으로부터 국내 독점 개발·판매 권한을 확보해 2019년 1월 국내 시판허가를 받은 제품이다.
지금까지 출시된 치료제(예방요법)는 모두 주 2~3회 정맥주사를 해야 했으나, 헴리브라는 주 1회부터 최대 4주 1회 피하주사로 그 예방 효과가 지속되는 등 출혈 감소 효과뿐 아니라 투약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고 지속효과까지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이로 인해 제약업계에서는 혈우병 치료제 시장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헴리브라는 기존 치료제에 내성을 보유한 환자한 항체 환자에게만 급여 적용이 가능한 상황이다. A형 혈우병 환자의 대부분이 '비항체 환자'인 상황에서 극히 일부 환자만 건강보험에 적용받고 있는 셈인데, 최근 국감을 통해서도 급여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심평원 측은 현재 비항체 환자 급여확대 관련 임상적 유용성과 비용효과성을 확인하고 있다는 입장. 당장 정부의 급여 논의 일정 상 현재로서는 올해 하반기보다는 내년에 급여 확대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급여확대 신청을 제시한 상황인데 아직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심의위원회 상정 계획은 전달받지 못했다"며 "급여확대 관련은 심평원 등 정부의 결정이기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헴리브라가 비항체 환자에까지 건강보험이 확대된다면 GC녹십자가 주도하고 있는 혈우병 치료제 시장에서 '다크호스'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GC녹십자의 경우 국내 시장 1위로 평가받는 다케다 '애드베이트'를 공동판매 하는 동시에 자사 제품인 '그린진에프'와 '그린모노'를 판매하며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애드베이트는 229억원, 그린모노 83억원, 그린진에프 36억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다케다의 애디노베이트 58억원까지 합한다면 해당 시장 매출의 상당수를 GC녹십자가 관여하고 있는 셈이다.
후발 주자인 헴리브라의 경우 지난해 72억원의 매출을 거둔 데 이어 올해 상반기 35억원을 기록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헴리브라는 항체와 비항체 환자 모두에 적응증을 가졌다는 점에서 급여 확대 여부에 따라 GC녹십자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때문인지 GC녹십자도 환자 자가 투여가 가능하고 A형, B형 모든 혈우병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혈우병 신약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사실 헴리브라 급여 확대 관련 GC녹십자와의 경쟁이 불가피한 측면이 존재한다"며 "급여 확대 여부에 따라서 제약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항체와 비항체 환자 모두에게 적응증을 헴리브라가 가지고 있는 만큼 급여 확대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GC녹십자 품목의 경우 대부분이 비항체 환자이지만 해당 경우에만 활용이 가능하다. 해당 시장에 급여로 헴리브라가 들어온다면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