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문제는 없지만…" 톡신 허가 취소 논란에 난처한 의사들

발행날짜: 2022-11-02 05:30:00
  • 수출용 탓에 직접적 영향 미미할 듯…향후 품목 출시 영향 가능성
    연 이은 톡신 허가 취소 논란에 혹여 환자 민원 제기될까 우려 팽배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국내에 판매한 업체들이 적발되면서 제약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즉각 법적 대응을 준비하며 정부와 소송전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임상 현장에서는 관련 제품들이 '수출용'인 만큼 큰 영향은 없다면서도 당장 보툴리눔 톡신 선택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자료사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일 제테마, 한국비엠아이, 한국비엔씨가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국내에 판매한 사실을 적발(위해사범중앙조사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해당 품목에 대한 품목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과 회수·폐기 절차에 착수하는 한편, 복지부와 심평원에 이같은 사실을 전달하고 해당 품목에 대한 조치를 요청했다.

국가출하승인 위반 품목은 ▲제테마 제테마더톡신주100IU(수출용) ▲한국비엠아이 하이톡스주100단위(수출용) ▲한국비엔씨 비에녹스주(수출용)이다.

적발 업체들은 수출 전용 의약품이 수입자의 사양서를 제출해 국가출하승인을 면제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수출 전용으로 허가를 받은 뒤 국가출하승인 없이 국내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지난해 논란이 된 휴젤(보툴렉스주, 보툴렉스주50단위, 보툴렉스주150단위, 보툴렉스주200단위)과 파마리서치바이오(리엔톡스주100단위, 리엔톡스주200단위) 사례와 유사하다. 이들의 경우 해당 문제로 현재 식약처와 법적 공방을 벌이는 상황.

마찬가지로 허가취소 품목에 이름을 올린 품목을 보유한 제테마 등 관련 기업들은 식약처를 상대로 행정처분 취소 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을 예고했다.

제테마 측은 "식약처 처분 근거가 된 제품은 수출용으로 생산된 의약품으로, 식약처는 이를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국내에 판매한 것으로 판단해 회수폐기 명령을 결정한 것"이라며 "그러나 해외수출을 위해 생산된 수출용 의약품은 약사법에 따른 식약처의 국가출하승인 대상이 아님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국내 판매용 의약품과 달리 수출용 의약품은 약사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실제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제조 및 판매하고 있는 대다수 국내 기업들도 해외 수출용 의약품에 대해서는 국가출하승인 절차 없이 판매 하고 있다"며 "수출용 의약품에 약사법을 적용한 이번 조치는 명백히 부당하다"고 맞섰다.

성형외과‧피부과 위주 미용시술 의료기관들은 잇따른 보툴리눔 톡신 품목 허가취소 논란에 환자들의 민원 등 부담이 증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자료사진,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이 가운데 임상현장에서는 이번 제테마 등 국내 업체들의 허가취소 처분이 국내 병‧의원에 큰 영향이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해당 회사들은 국내 공급 품목은 없이 수출용 제품만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A피부과 원장은 "제테마와 비엠아이, 비엔씨 등은 모두 국내 품목은 없다"며 "기업 자체적으로 주가하락이나 거래정지 등 미칠 파장은 크겠지만, 수출용 제품의 허가 취소이기 때문에 국내 성형외과나 피부과 병․의원에 미칠 영향은 특별히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부정적인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테마 등 국내 허가를 위한 임상3상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향후 병‧의원에 제품이 출시될 경우 과거 사례가 재조명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동시에 관련 기업이 보유한 필러 등 다른 제품 인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특히 기업들이 소송전을 통해 정상 공급을 진행하고 있지만 환자들이 '허가취소' 대상에 올랐던 제품 활용을 문제 삼을 경우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난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임원은 "병‧의원에서 환자에게 투여하는 품목이기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며 "메디톡스, 휴젤, 파마리서치바이오부터 제테마, 비엠아이, 비엔씨 등 보툴리눔 톡신 기업들이 식약처로부터 처분 대상으로 이름이 올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부정적인 효과가 있다. 제품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과거 이력에 문제가 없는지 최근 병‧의원들이 따지기 시작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환자들도 소식을 접하기에 '판매정지' 혹은 '허가취소'됐던 품목을 투여했다는 문제제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당 문제를 언급하는 환자들이 있다"며 "보툴리눔 톡신이 국내에서 활용된 지 20년이다. 최근 내성들이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이 잇따라 문제가 되는 것은 악재임이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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