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 기약하는 전의총…조민호 대표 "의권수호 지속"

발행날짜: 2022-11-17 05:30:00
  • "의협과 적대적인 관계 바람직하지 않아…어긋난 방향은 질타할 것"
    올바른 의료의 항구적 정착이 모토…주요 현안 비판 목소리 높여

전국의사총연합이 재도약을 기약하고 있다. 의료 환경이 계속해서 열악해지고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강경한 목소리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지난 15일 전국의사총연합 조민호 대표는 의료계 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지고 전의총의 재도약 및 의권 수호를 위한 행보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의총은 노환규·최대집 등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배출한 단체로 알려져 있다. 다만 최근 행보가 주요 의료현안에 대한 규탄성명에 그치는 등 위축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국의사총연합 조민호 상임대표

조 대표 역시 최근 전의총이 개최하는 집회·시위가 없었고 성명서 발표도 줄어, 그 힘이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전의총 주요 멤버가 의협으로 진출하면서 남아있는 회원의 숫자가 줄어 들었다"며 "전업으로 전의총 활동을 했던 노환규 회장이나 최대집 회장이 의협 회장에 당선 된 것도 영향이 있는 것 같다. 오프라인 위주로 이뤄졌던 전의총 활동이 코로나19로 위축된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내부적으로 해산이 제안되기도 했지만, 아직까진 전의총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에 회원들의 뜻이 모였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의협과의 관계 설정과 관련해 적대적인 것은 바람직하진 않지만, 그릇된 방향으로 나아갈 때 질타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조 대표는 "의협은 의료계의 종주단체로서 전 의료계를 대표하고 전체 의사회원의 권익을 위해 일해야 하는 단체다"라며 "전의총은 그 모토가 '올바른 의료의 항구적 정착'인 만큼 올바른 의료로 가는 길에 앞장서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2009년 이후 전의총은 투쟁은 물론, 잘못된 정책에 대한 목소리, 불법적인 의료에 대한 고발, 부당한 일을 당한 회원을 돕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며 "때때로 의협을 견제하고 그릇된 방향이라고 판단될 때 강한 질타를 해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조 대표는 전의총과 의협이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의협이 나서기 어려운 부분에 전의총이 나설 수 있고, 전의총의 한계가 있는 부분에 의협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전의총과 의협이 적대적인 관계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의협의 회무 방향이 회원 이익에 어긋나거나 올바른 의료의 방향이 아니라면 전의총은 이를 질타하고 바로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의사총연합 조민호 상임대표

전의총의 영향력에 대한 고민도 전했다. 전의총은 의협 회장선거 표심을 좌우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고, 현재도 6000~70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필요하다면 의협 회장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해야겠지만, 앞서 의협 회장을 배출하면서 여러 아쉬움과 한계, 갈등이 있었다"며 "돌이켜 보면 의협에 진출하는 것만으로 올바른 의료에 도달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고 회상했다.

이어 "다른 보건의료단체는 물론 더 나아가 국민과도 연대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며 "그동안 의료계 주장이 정부와 국민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성분명처방, 비대면진료, 간호법 등 산적해 있는 의료현안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조 대표는 "성분명처방 논의에 앞서 의약분업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함과 동시에 국민선택분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전의총의 입장"이라며 "비대면진료는 현재 한시적으로 시행 중인 상황인데 너무 성급히 추진하고 있다. 정교하게 논의돼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플랫폼 산업에 매몰돼 의료가 왜곡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논의가 중구난방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대표적인 증거가 약배송 관련 주장이다. 진료는 비대면으로 하고 약은 대면으로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국민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간호법과 관련해선 직역 간 갈등을 심화하고 진료권 침해 우려가 있다고 우려하며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실손보험 청구간소화와 관련해선 "관련 법안으로 심사가 심평원에 위탁되면 추후 후불제 지불 방식으로 변질돼 삭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그 대안으로 지난 의협 집행부에서 의학정보원 설립을 추진했으나 현 집행부에서 무산됐다"고 지적했다.

의·한일원화에 대해선 "사람을 치료하는 방법을 제도권이 구분하는 후진적인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한의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의료왜곡을 심화시키는 한의사제도를 언젠가는 없애야 할 것"이라며 "의대와 한의대를 통합하되 기존 의사·한의사 면허는 유지해 자연스럽게 한의과를 없애는 방향으로 나가자는 방안이 차선책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민호 대표는 "열악해져만 가는 의료환경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 줄 수 있는 단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의사사회에서 강경하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지만, 그것이 전의총의 역할이다. 우리가 처한 상황이 절박하다면 전의총은 꿋꿋하게 그 길을 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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