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담도학회, 간담췌외과학회 등 완치율 제고 공동 선언
"의료진 개인 역량에 의존…검사 보험 확대 등 지원 필요"
"완치율을 두 배로 올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완치율이 10% 전후에 불과한 췌장암과 관련해 10년 내 완치율을 두 배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라는 단서 조항을 달았지만 8% 대에 그치는 해외와 달리 13%에 달하는 국내 완치율을 볼 때 조기 발견과 치료가 동반되면 이는 실현가능한 목표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17일 췌장암네트워크, 췌장담도학회, 간담췌외과학회, 췌장외과학회, 암협회는 프레지던트호텔에서 2022년 췌장암 캠페인을 공동 개최하고 췌장암 완치율 10년 내 두배 다짐 및 이를 위한 정책을 제안했다.
췌장암은 예후가 나쁜 암으로 미국, 유럽 등에서의 5년 생존율은 8% 안팎에 그친다.국내에선 생존율이 지속 향상되고 있지만 그마저도 13% 대다.
이날 다양한 임상 전문가들은 조기 발견 및 적극적인 치료가 동반되면 생존율이 40~50%로 올라간다는 점을 근거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검진 보험 적용의 당위성을 환기시켰다.
이광혁 대한췌장담도학회 교육이사는 "췌장암에 대한 스크리닝은 경제적 비용까지 따져야 되기 때문에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하지만 고위험군에서는 발병률이 높기 때문에 비용에 대해서는 보다 효용이 높은 쪽으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전자 검사의 발달로 췌장암이 잘 발현되는 유전자 유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친척들은 유전자를 공유하기 때문에 만일 친척 중에 췌장암이 있다면 확률을 따져서 스크리닝 검사를 해볼 수 있고 실제로 이런 고위험군에 대한 스크리닝 검사의 효용을 살핀 연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스크리닝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고위험군 스크리닝에 대해서도 논쟁의 소지는 있지만 신드롬이 붙은 질환자들에서 췌장암 발현 위험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임상 현장에서는 경험적으로 최근 당뇨병이 갑자기 발현한 경우, 연령 50세 이상에서 당뇨가 발생한 경우, 유전 소견이 있는 경우 스크리닝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췌장암의 치료가 진단 이후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조기 발견을 위한 보험 적용 확대 등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는 것.
권우일 한국췌장담도외과학회 총무이사는 "췌장암의 완치율을 10% 내외로 보지만 1기 환자들만 모아서 보면 생존율은 40~50%가 된다"며 "해당 환자들은 다 조기에 발견해서 적절한 치료를 받은 결과 생존율이 향상된 것"이라고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조기 발견만 된다면 완치율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며 "완치율 제고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초기 단계에서의 적절한 치료"라고 제시했다.
기술의 발달로 혈액을 통해 위험 요인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도 췌장암 완치율 향상에 긍정적이다. 문제는 해당 기술의 보험 적용 여부.
이광혁 대한췌장담도학회 교육이사는 "6개월 만에 손쓰기 어려울 정도로 빨리 자라는 형태의 암이 있다"며 "최근 기술의 발달로 피 검사를 통해 혈액 내 췌장암 세포 유무를 판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종양세포가 피에 있다고 다 전이가 되는 건 아니지만 위험군을 판별하는 데 이런 검사가 도움이 된다"며 "수술 전후 적용할 수 있는 좋은 항암제들이 출시된 부분도 생존율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만큼 국가 정책적으로 효과적인 항암제에 대한 보험 적용 확대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표적 면역 치료제는 담도암에 있어서 일부 보험 인정이 되지만 췌장암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이진 대한췌장담도학회 이사장은 "췌장암이 잘 발현되는 특정 유전자를 검사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기법은 모두 환자가 자가 부담해야 한다"며 "췌장암 진단 시 항암제 보험 인정 범위가 적어 환자가 감당하기 힘든 엄청난 비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췌장암 검진 시 초음파나 내시경 등 여러 가지 장비를 사용해야 하지만 일부 기구는 아예 보험에 제외돼 있다"며 "우리나라의 생존율이 해외 대비 높은 것은 의료진의 술기 완성도 및 사명감 때문인데 췌장암 대응을 너무 개인 의료진 역량에 맡겨 놓은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췌담도 내시경 시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아 의료진들마저 항상 불안감 속에 살고 있을 정도"라며 "불가피한 의료사고에 대비한 배상 기금 등 적절한 대안이 있어야만 열악한 진료환경 아래 췌장암 지원자가 줄어드는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