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안 공개… 15부처‧청 참여
정부 중심 바이오 육성 글로벌 트렌드 흐름…3개 주요 전략
글로벌 차원에서 각 국가들이 바이오분야를 핵심 분야로 선정하면서 육성계획을 특화시킨 가운데 국내 역시 미래 10년 정책방향을 담은 '제 4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안'이 공개됐다.
당초 3차 계획이 2026년까지 예정돼 있었지만 빠른 기술 변화와 코로나 대유행을 기점으로 맞닥뜨린 상황이 변화한 만큼 4차 계획을 통해 바이오 대전환 시기의 산업육성 기틀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부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지난 23일 이화여자대학교 이화삼성교육문화관에서 '제4차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안'을 공개하고 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은 '생명공학육성법' 제5조에 근거해 15개 부처‧청이 참여해 수립하는 생명공학 분야 연구개발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전체 정부 연구개발 투자액의 약 18% 이상인 약 4.1조원(2020년 기준)을 차지하는 만큼 국내 바이오 정책의 방향을 설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기정통부는 작년 7월부터 각 부처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민간 전문가 90여 명으로 기획 위원회를 구성‧운영하는 등, 관계부처와 산‧학‧연‧병 각계의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기본계획을 마련 중이다.
앞서 기본계획은 지난 1994년부터 2006년까지 연구개발 기반확충을 위한 1차 계획부터 2007~2016 연구개발 및 산업성장 가시회를 위한 2차계획 그리고 2017~2026년 바이오경제 구현 글로벌 진출을 목적으로 한 3차계획이 수립돼 왔다.
당초에는 10년 단위로 설정해 세운 뒤 5년마다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법으로 명시해야 돼 이번 계획은 3차계획의 2단계 계획으로 진행돼야했지만 5년마다 수립하는 기술 발전속도를 고려해 5년마다 차수를 높여가는 형태로 계획수립을 진행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과기정통부 이창윤 연구개발정책실장은"디지털 기술 융합 등을 통해 기존 바이오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바이오 대전환 시대를 맞이해, 국내 전문가들과 함께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전략을 준비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바이오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환경이 조성되면서 바이오의 전방위적 영향력이 확대되는 패러다임 변화를 앞두고 국가경쟁력 확대를 위한 기반 마련이 기본계획의 주목적 중 하나다.
실제 최근에는 미국 정부의 행정명령을 통한 자국 내 바이오연구개발 능력 강조, 유럽의 'Horizon Europe', 중국의 바이오경제 5개년 계획 발표 등 정부주도의 바이오 역량 강화기조가 형성되고 있는 중이다.
과기정통부 생병기술과 이병희 과장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역시 기본계획을 통해 바이오 기술기반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
정부투자 규모는 2016년 3.3조원에서 2020년 4.1조원으로 성장했으며, 바이오산업종사자도 같은 기간 연평균 6.5%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앞서 3차 기본계획 목표에서 초과 달성한 목표(2015년 대비 2020년 기준)가 ▲정부대비 민간투자(132.2%) ▲바이오분야 사회문제해결 R&D과제수 (135.3%) ▲바이오분야 사회문제해결 R&D 투자액(109.05) 등으로 나타났다.
다만 글로벌 시장 점유율(64.9%), 기술수출액(48.6%), GDP 대비 바이오산업 비중(67.8%) 등은 목표치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이 과장은 "기술 수출액 10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생각했던 목표와 비교하면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며 "투자와 논문 등 양적 성장은 이뤘지만 아직 산업적인 부분에서 괄목한 성과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
이러한 점을 고려해 앞으로 5년간의 계획은 양적성장을 바탕으로 바이오생태계 구현과 기술 선도 등 질적 성장을 위한 국가차원의 대응을 집중할 시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이번 4차 기본계획은 ▲바이오 강국 도약을 위한 연구개발 혁신 ▲역동적 바이오산업 생태계 활성화,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 기반 구축 등 3대 추진전략으로 구성돼 있으며, 여러 기술과 융합되는 바이오 대전환을 맞이해 새로운 전략과 과제를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생명보건의료 기술 수준을 2020년 77.9%에서 2030년 85%로 성장시키고, 현재 성과가 없던 생명보건의료 선도기술 개수를 3개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바이오산업 생산규모를 2020년 43조에서 2030년까지 약 3배인 126조원으로 높이고 바이오산업 종사자도 2020년 5.3만명에서 2030년까지 10만명을 달성하는 것이 기본방향이다.
패널토론 좌장을 맡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장성 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국가 간 첨단기술의 보유 유무를 두고 여러 논의가 결정되는 기술 패턴 시대에 이미 들어와 있다"며 "코로나 대유행을 겪으며 바이오 분야의 디지털 전환 등의 배경을 고려해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 대응의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공개된 4차기본계획안은 12월 초까지 관계부처의 의견수렴을 거처 생명공학종합정책힘의회 상정(12월 6일), 2023년도 시행계획 수립 및 안건 상정(2023년 상반기) 등의 순서로 진행될 계획이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기본계획안의 틀이 잘 짜인 것과 별개로 질적성장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국가신약개발산업단 묵현상 단장은 "코로나 상황 시 백신 개발의 상황을 비춰보면 한 우물을 판 모더나의 길과 기존의 인프라를 연합한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길이 있다"며 "하지만 국내 상황을 보면 기업과 정부 모두 구체화를 바라보는 관점이 모더나와 같이 한 우물을 파는 모델이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묵 단장은 "결국 글로벌 가치사슬에 들어가는 부분이 중요하고 국내 계획도 산업계가 가진 강점을 국제화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산업계 대표로 참여한 종근당 임종래 전무는 앞선 3차계획에서 산업계의 목표 달성이 저조했던 만큼 기존 방향성을 산업계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보다 구체화 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임 전무는 "여러 연구기관의 혁신적인 기술을 보면 암은 10년 전에 정복돼야했지만 실제 환경에서 구현하기까지는 아진 괴리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보건의료의 경우 윤리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산업의 공공성과 산업적인 측면의 잘 조화되는 유연성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