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3% 정확도 갖춘 인공지능 'DystoniaBoTXNet' 특허
19초 만에 민감도 100%, 특이도 86.1%로 효능 예측
보툴리눔 톡신 주사가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 미리 예측해 알려주는 의료 인공지능(AI)이 나와 주목된다.
96.3%의 정확도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를 골라준다는 점에서 현재 임상 의사의 판단에만 의존했던 관행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진은 보툴리눔 톡신의 효과를 예측하는 의료 인공지능 플랫폼 'DystoniaBoTXNet'에 대한 개발을 완료하고 특허 등록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지속적인 근육 수축으로 인해 갑자기 목이 돌아가지 않거나 눈이 파르르 떨리는 등의 근긴장 이상증의 경우 해당 근육에 보툴리눔 톡신을 주사하는 것을 1차 치료법으로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근긴장 이상증의 원인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보툴리눔 톡신으로 잡히지 않는 환자도 40%에 달한다는 것.
결국 환자에게 보툴리눔 톡신이 효과가 있을지를 예측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지금까지는 임상 의사가 경험에 의해 이를 식별할 수 밖에 없었다.
보툴리눔 톡신 주사가 평균 3~4회 이뤄지는데다 필요시 3~4개월마다 주사를 맞아야 하지만 치료 효과는 이 과정들이 일정 부분 끝난 뒤에야 이뤄진다는 점에서 결국 표준화되지 않은 환자 선별법은 과잉이나 과소 치료로 이어질 수 있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버드의대 크리스티나(Kristina Simonyan)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이에 대한 알고리즘 수립에 나선 것은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보툴리눔 톡신이 효과를 발휘할 환자들만 선별해 주사할 수 있다면 굳이 비싼 비용과 시간, 불편함을 감수하며 효과가 없는 주사를 맞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크리스티나 교수는 "보툴리눔 톡신 주사는 고가인데다 환자가 몇 차례나 병원에 방문해야 하는 불편한 치료"라며 "문제는 여러번 주사 치료를 진행해도 전혀 치료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으며 이로 인해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도 이를 포기하는 환자도 많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보툴리눔 톡신 주사에 반응하지 않는 4가지 유형의 근긴장 이상증 환자 264명의 뇌 MRI를 통해 만들어진 딥러닝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인공지능 플랫폼인 'DystoniaBoTXNet'을 개발하고 임상에 돌입했다.
현지시각으로 21일 미국 신경학회보(Annals of Neurology)에 실린 임상 결과를 보면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이 인공지능은 보툴리눔 톡신이 효과가 있을 근긴장 이상증 환자를 96.3%의 정확도로 선별해 냈다.
또한 추가적인 분석에서 DystoniaBoTXNet는 100%의 민감도를 기록했으며 특이도 또한 86.1%로 당상 임상에 투입할 수 있을 정도의 정확도와 유효성을 보여줬다.
특히 연구진이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분석 시간이다. 환자의 정보를 입력한지 평균 19.2초만에 인공지능이 이에 대한 결과를 도출했기 때문이다.
크리스티나 교수는 "지금까지 의사의 경험에만 맡겼던 환자 선별을 매우 빠르고 정확하게 AI가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과잉 치료와 과소 치료를 막고 보툴리눔 톡신 치료의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기반으로 연구진은 DystoniaBoTXNet을 더욱 발전시켜 다양한 근긴장 분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다양한 뇌질환에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고도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크리스티나 교수는 "이미 0.36초만에 98.8%의 정확도로 근긴장 이상을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했으며 이번 연구 및 DystoniaBoTXNet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러한 인공지능을 더욱 고도화해 다양한 뇌질환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