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우울증 지표 결과 공개…정신건강의학과 1등급 '압도적'
"우울증·PTSD 관리 강화 시급"…회원 권익 증진 노력도 강조
코로나19, 이태원 참사 등 연이은 악재로 우울증·PTSD 등 정신건강질환 관리 중요성이 커졌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관련 치료에서 정신건강의학과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28일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우울증 외래 1차 평가 종별·진료과별 지표 결과'에서 정신건강의학과가 타과 대비 월등히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관련 평가지표는 ▲첫 방문 후 3주 이내 재방문율 ▲첫 방문 후 8주 이내 3회 이상 방문율 ▲우울증상 초기평가 시행률 ▲우울증상 재평가 시행률 등 4가지다. 그 결과 1등급 의원 진료과 대부분이 정신건강의학과로 나타났으며 일부 신경과 등도 포함됐다.
제대로 된 우울증 치료를 받기 위해선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건복지부 질의응답으로 SSRI 처방 기준이 완화됐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행정해석이 추가된 것일 뿐, 다른 질환으로 인한 2차적 우울증 환자가 아니라면 비정신과의사회 우울증 환자에게 SSRI를 처방해선 안 된다는 기존 고시가 그대로라는 것. 다만 질의응답 이후 이렇다 할 현장변화가 감지되진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신용선 보험이사는 "당연한 얘기지만 우울증에 대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는 타과에 비해 월등히 우수하다"며 "부산에서 시행 중인 동네의원·정신의료기관 치료연계 시범사업처럼 타과에 방문한 우울증 환자를 적극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로 진료 의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신건강질환 관리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도 강조했다. 특히 의사회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늘어난 우울증 환자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지 않은 실정이며 방역기준이 완화되면서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옅어진 상황이다.
이태원 참사로 PTSD를 겪는 환자가 늘어난 상황도 우려했다. 생존자 등 사고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사람이나 희생자의 가족 또는 지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최근 한 이태원 참사 생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PTSD 관리 강화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와 관련 신 보험이사는 "PTSD는 트라우마 사건 이후 수개월에서 수년이 지나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사고를 접하신 분들이나 가족 분들이 아직까지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않아 우려스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국가트라우마센터, 대한의사협회 진료연계센터 등, PTSD 치료에 대한 대국민 홍보로 환자들이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보건복지부 '이태원 사고 통합심리지원단 심리지원 현황 자료'가 공개되면서 상담 횟수와 시간이 짧은 것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이뤄지는 상황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예약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의사회는 우리나라 정신건강의학과 병·의원의 치료접근성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전국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병·의원이 포진해있고 의사회 자체 조사결과 사전예약 없이 당일 초진 진료가 가능한 의원이 80% 수준이었다.
오히려 예약 후 방문하지 않는 노쇼 환자가 많고 상담 횟수나 시간이 짧다는 지적 역시 프로그램의 종류에서 생기는 차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신 보험이사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며 "하지만 문턱이 높다는 편견이 형성돼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본 의사회는 물론 복지부·의협·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함께 나서 지속적인 대국민 홍보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치료기기 임상 적용을 추진되는 상황도 전했다. 국회 입법은 물론 현재 식품의약안전처와 복지부가 구체적인 적용을 위한 법령과 고시를 마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디지털치료기기는 정신건강의학과 관련이 커 때문에 이미 의사회 차원에서도 여러 기관·단체·기업 등과 회의를 거쳤고 앞으로도 관심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다만 디지털치료기기 임상 적용을 위해선 안전성·유효성 확보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기존 치료약제와 장•단점을 명확하게 비교해야 한다는 것.
또 전문성이 높은 치료행위인 만큼, 전문의 처방 없이 의료기관 외에서 유통·사용돼야하며 특히 자격이 없는 한의사 등의 처방도 확실히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치료기기가 의료시장에서 의미를 가지려면 시중 유사기기나 유사소프트웨어에 대한 통제도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신 보험이사는 "디지털치료기기가 의료시장에 효과적으로 정착하려면 현실적인 수가가 보장돼야 한다"며 "만약 수가를 제한한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국민건강보험 재정상 어려움이 있다면 일단 비급여로 처방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14대 회장으로 연임된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김동욱 회장은 기존 공약인 회원 권익 보호, 소통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성과로는 임원진을 통한 실사 대응과 진료환경특별위원회 구성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비대면진료, 디지털치료기기, 진료보조 프로그램 등의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고 현장에 혼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조치했다는 설명이다.
소통 강화와 관련해선 시도별 지역위원회를 구성해 중앙과 즉각적인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임원진들이 돌아가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복지부 회의에 참석해 현장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런 노력이 연임을 가능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임기 때도 회원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현장 의견을 충분히 개진하는 등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코로나19 이태원 참사 등으로 정신건강의학과의 역할이 커졌다 전문가로서의 영역을 넓히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