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사립대병원, 개원단체 고발·보건노조 실태조사 압박 '초긴장'
중증진료 기피, PA 증가세…"복지부, 업무영역 지침과 법 개정 시급"
대학병원계가 의료법에 규정되지 않은 진료지원인력(PA)을 향한 개원의단체에 이어 보건단체 압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고발 조치에 이어 보건의료노조의 실태조사 등 진료지원인력을 운영 중인 국립대병원과 사립대병원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4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PA간호사 규모와 업무위임 현황 등 의료현장 불법의료 실태조사를 중점 계획으로 발표했다. 2월과 3월 설문조사와 현장조사를 통해 4월 PA간호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노조 측이 PA간호사에 주목하는 이유는 의사인력 부족의 근거 자료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앞서 소아청소년과의사회(회장 임현택)는 지난 3일 삼성서울병원장을 상대로 PA간호사 채용 공고 관련 의료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경찰은 박승우 원장을 입건해 의료법 위반 혐의를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병원 중 PA간호사 논란에서 자유로운 곳은 없는 게 현실.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교육위)의 2021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10개 국립대병원(분원 포함) 진료지원인력이 2019년 797명, 2020년 934명, 2021년 1091명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사립대병원까지 합치면 진료지원인력 인원은 수 천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많은 대학병원이 의료법 논란을 감안해 임상전담간호사(CPN) 등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운영지침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진료지원인력 관련 시범사업을 진행 중으로 아직까지 업무영역 등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대학병원, 중증진료 전문의 구인난 심화 "PA간호사 운영 현실 직시해야"
모든 대학병원이 의료법 위반 소지를 안고 있는 셈이다.
수도권 사립대병원장은 "삼성서울병원 상황은 남 일이 아니다. 의료법을 걸고 들어오면 다수의 대학병원이 걸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값싼 인력으로 PA간호사를 쓰고 있다는 지적은 문제가 있다. 중증질환을 담당하는 진료과 전공의 지원 감소로 전문의 수가 줄어들면서 불가피하게 운영하고 있다. 복지부가 현장에 근거한 업무범위 지침을 조속히 강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공공의료와 필수의료 최전방에 놓인 국립대병원도 답답한 심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립대병원장은 "필수의료 확충을 위해 전문의 채용 공고를 내도 지방이라는 이유로, 업무 가중을 이유로 구하기가 쉽지 않다. 수도권에 비해 의사 인건비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PA간호사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해당 병원장은 "과거 뇌사자 장기이식의 불법 논란이 있었다. 법조계와 의료계, 정부 모두 논의를 통해 절충점을 찾아 현재에 이르렀다. PA간호사 문제도 현장 상황을 직시하면서 의료계 내부에서 생산적 협의가 필요하다"며 "이를 토대로 관련 지침과 고시, 법 개정 등 명확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