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중소병원장 긴급 기자회견…"팬데믹 의료인 헌신 매도"
병원협회 윤동섭 회장 "국회·정부 설득 노력 지속, 의협과 함께 연대"
대학병원과 중소병원 등 병원계 직역 수장들이 의료인 면허취소 강화법과 간호법의 국회 본회의 부의를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대한병원협회는 16일 오전 11시 소공동 롯데호텔 서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의료인 면허취소 강화법과 간호법 제정안 철회와 강력 대응을 천명했다.
이날 회견에는 병원협회 윤동섭 회장(연세대의료원장)과 송재찬 상근부회장, 유희철 기획위원장(전북대병원장), 신응진 정책위원장(순천향대 부천병원장), 이성규 중소병원협회장(동군산병원 이사장), 이상덕 전문병원협회장(하나이비인후과병원장) 및 김연수 국립대병원협회장(서울대병원장), 유경하 사립대의료원협의회장(이화의료원장), 윤을식 사립대학병원협회장(고려대 안암병원장) 등 참석했다.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병원계 각 직역 병원장들이 총출동했다.
병원협회는 "본회의 부의된 7개 법안 중 의료인 면허취소 강화법과 간호법 제정안은 국민 생명과 직결된 보건의료체계 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는 사안"이라며 "민주적 절차에 따른 의견조율과 충분한 협의 과정 없이 법안이 통과될 위기에 처해진 것에 분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가 의료인 면허취소 강화법에 반대하는 이유는 의료인 범죄 유형과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모든 범죄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윤동섭 회장은 "살인과 성범죄 등 반인륜적, 반사회적 범죄에 대한 의료인 면허취소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다만, 업무 연관성 없는 교통사고나 금융사고 등 민·형법상 과실로 인해 면허가 박탈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헌법상 직업수행 자유를 침해하고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정치권에 의사 무시와 의사 길들이기가 배어있다고 진단했다.
윤 회장은 "2020년 의사파업 이후 의사 무시하기와 의사 길들이기 식으로 대응하며 면허취소 강화 법안 등과 같은 무리한 법안을 다수 발의해왔다"며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국민건강 수호를 위해 헌신해온 의료인 땀과 눈물을 매도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간호법이 지닌 문제점도 비판했다.
병원협회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간호조무사 응시자격 학력 상한 제한 등 위헌적 요소를 지적했고, 제2법안소위에서도 직역간 이해 충돌과 과잉 입법 여부의 심도있는 논의를 표명한 바 있다"며 "절차적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특정 직역집단 이익만을 위해 통과된다면 의료계 타 직역의 사기저하와 상대적 박탈감 등 반복과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소수의 비윤리적 행태와 불법 행위를 마치 전체 의료인 문제인 것처럼 호도해 의료계 위상과 명예를 손상시키고 무리한 입법을 강행하고 있는 국회 형태를 규탄한다"며 "본회의 직회부가 아닌 정상적인 법제사법위원회 심도있는 법안 심사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13개 보건의료연대 소속 단체들과 함께 의료인 면허취소 강화법과 간호법 제정안 철회를 위해 적극 대항할 것을 천명한다"고 말했다.
병원협회는 의사협회와 공조를 강조하며 연대 입장을 견지했다.
윤 회장은 "병원협회는 지금까지 의사협회와 함께 해왔고, 앞으로도 함께 할 것"이라면서 "국회와 정부 설득과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 국민건강과 의료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국회가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