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료기관장에 교육책임 부여하는 감염병 예방법 발의
"국가·지자체 감염병 예방사업 체계적 구축 및 지원 선행돼야"
공무원과 의료기관 종사자에 감염병 교육을 추가로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되자 대한의사협회가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이미 기존 법률에 따라 관련 교육을 수행하는 상황이어서 중복 규제라는 지적이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은 지난달 2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국가·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 등에게 감염병 예방, 관리 및 위기 대응을 위한 교육을 연 1회 이상 실시하고, 그 결과를 질병관리청장에게 제출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질병관리청장은 이를 위해 감염병 교육을 위한 교육과정을 개발·보급해야 하며, 공공기관장이나 의료기관장은 관련 내용을 소속된 임직원 및 종사자에게 교육해야 한다.
이에 의협은 전날 국회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이미 기존 법률에 따라 필요한 감염병 교육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법안은 중복 규제라고 맞섰다. 또 모든 공무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현행 감염병 예방법 제4조 제2항 제4호 및 제15호에 따라 이미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감염병에 관한 교육 및 홍보 ▲해외 신종감염병의 국내 유입에 대비한 계획 준비·교육·훈련을 수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개정안에서 국가·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에게 감염병 예방·관리 및 위기 대응을 교육하고 이를 질병관리청장에게 보고하도록 규정한 것도 비효율적이라고 봤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민적 교육 및 정보 제공의 중요성이 커진 것은 맞지만, 이를 전체 공무원으로 확대하는 것은 행정·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의료기관장이 소속 임직원 및 종사자에게 감염병 교육을 실시하도록 규정한 것도 이미 의료법 제47조 및 시행규칙 제46조의2에 따라 시행 중이어서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의협은 "이미 대다수 의료기관이 현행법에 따라 의료인 필수교육으로 평상시와 감염병 유행 시 예방교육을 시행하고 있다"며 "이 같은 개장안보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감염병 예방사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구축·지원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