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의사회 PRP 급여 고시 수용불가 천명...갈등 번지나

발행날짜: 2023-03-27 05:20:00
  • 김완호 회장, 개원가 최대현안 꼽아…29일 간담회 예고
    수술실 CCTV도 주요 현안 "의원·중소병원 활동제한 클 것"

"아무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고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 김완호 회장은 정형외과 개원가 현안으로 급부상한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 치료술(PRP) 급여화를 놓고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비판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5일 팔꿈치 통증인 내외측 상과염 PRP를 환자 본인부담률 90%인 선별급여로 지정하고 상대가치점수를 게시했다. 급여기준도 함께 행정예고 했는데, 모두 당장 다음달부터 본격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사전에 정형외과학회나 의사회에 어떤 의견조회도 없었고 일방적으로 고시했다"라며 "다가오는 29일 복지부를 비롯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과 모여서 간담회를 한다. 고시의 부당함을 적극 알리고 고시 철회를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형외과의사회는 2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정형외과의사회에 따르면, 구체적인 통계는 없지만 정형외과 개원가에서 팔꿈치 PRP를 하는 기관은 20~30% 정도 수준.

김 회장은 "PRP가 정형외과 개원가에서 전반적으로 하는 시술은 아니다"라면서도 "PRP 시술 외에도 앞으로 비급여 치료를 의료계와 전혀 상의없이 일방적으로 급여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 걱정되는 것이다. 판단 기준을 정부가 관리하기 편한 기준으로 삼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형규 수석부회장도 "정책을 바꾸면 손해를 보는 단체나 사람이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익을 보는 곳도 있을텐데 의사나 환자 모두 손해만 보지 이익을 보는 사람이 없다. 실손보험사만 이익을 보는꼴"이라며 "치료에 효과가 있으면 급여를 하는 것인데 그 결과가 아이러니하게도 시술하는 의사나 환자는 효과를 볼 수 없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CCTV 촬영 거부 사유 "대형병원 중심" 비판

정형외과는 '수술'과 직결되는 진료과이다 보니 하반기에 실시될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도 눈앞에 닥친 현안이기도 하다.

복지부는 지난 17일 수술실 CCTV 촬영거부 사유 등을 담은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의료기관은 총 6개의 상황에서 촬영을 거부할 수 있다. ▲응급환자 수술하는 경우 ▲생명에 위협이 되거나 신체기능의 장애를 초래하는 질환을 가진 경우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에서 정하는 전문진료 질병군에 해당하는 수술을 하는 경우 ▲전공의의 수련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수술 시행 직전 촬영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시점에서 환자나 보호자가 촬영을 요청하는 경우 ▲천재지변, 통신장애, 사이버 공격 기타 불가항력적 사유로 촬영이 불가능한 경우 등이다.

이영화 법제이사는 "CCTV 설치 근본 목적이 환자 안전인데 CCTV가 생김으로 해서 환자 생명이 살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의사가 수술실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순간에 카메라를 의식하면 환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CCTV 촬영 거부 사유도 대형병원에 집중된 문제이다 보니 중소병원에서 활동 제한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며 "안그래도 의료체계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1, 2차 의료기관 붕괴를 가속화 시킬 수 있다. 근본적으로 다시 판단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연 명예회장 역시 "CCTV 촬영거부 6가지 사유 중 대부분인 개원가와 관계없는 것"이라며 "수면마취는 제외해야 한다는 요구를 계속하고 있지만 답이 없다. 환자 의식이 없는 수술은 무조건 CCTV를 설치하라고 하는데 대한의사협회를 통해 개원가를 위한 입장문을 건의해야 한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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