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제로 칼로리 식음료 등에 사용되는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면서 불안감과 안도감이 교차하는 모습입니다. 발표 내용을 발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의미로 해석한다면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지만 한편으로 이전에 확립된 일일 허용 섭취량은 그대로 유지,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점은 안도감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임상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요.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대한가정의학회 정책이사)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Q. 아스파탐의 발암 가능 물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발암 물질 지정 현황이 궁금합니다.
현재 일부 인체 대상 연구에서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이 발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결과가 나오면서 WHO에서 위험도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습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자체 평가 결과를 근거로 아스파탐을 2B군으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Q. IARC의 발암 가능 물질 관련 분류 체계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IARC에서는 물질을 크게 네 개의 군으로 구분을 하고 있습니다. 1군과 2A군, 2B군 그 다음에 3군으로 나누고 있는데요. 1군에 해당이 되면 확정적으로 발암물질로 정의하는 것입니다. 2A군의 경우는 발암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보는 것이고요. 2B군의 경우는 발암 물질일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3군의 경우는 아직 관련성에 대한 근거가 없다로 나누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IARC의 등급이 발암의 강도 위험성의 크기를 얘기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입니다. 1군이 2A군에 비해 2A군이 2B군에 비해 해당 물질과 암 발생 간의 관련성, 연관성은 여러 근거 논문이나 연구 결과에서 볼 때 섭취가 많을수록 군이 올라가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만약에 이것을 먹었을 때 얼마만큼 (절대적으로)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느냐는 등급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따라서 그 부분은 별도의 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주의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각군에 해당하는 대표 음식들이 궁금합니다.
1군, 2A군, 2B군에 해당하는 식품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예를 들어 우리가 흔히들 발암물질로 알고 있는 술, 담배 그리고 가공육은 1군에 들어갑니다. 그 다음에 2A군에는 적색육과 같은 걸 통해서 들어가고요. 2B군에는 피클과 같은 그 절임 음식이 일부 들어가 있습니다.
Q. 하루 총 섭취량에 따라 발암 가능 물질에 따른 위해도가 변할 것 같은데 안전 섭취 기준이 있는지요?
WHO 발표는 두 위원회에서 발표를 했습니다. 그래서 발암 가능성의 근거 수준을 보는 IARC 보고가 같이 나갔고요. WHO와 국제농업식품기구(FAO)가 같이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 국제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JECFA)에서 어느 정도 섭취량이면 발암 위험성이 증가하느냐 어느 섭취량까지 허용하느냐에 대한 발표를 동시에 했는데요. 여기에서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통상적인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을 먹어야지만 위험이 증가한다라고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Q.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 조절을 위해 설탕을 아스파탐으로 대체한 제로 칼로리 식음료를 마시기도 합니다. 당뇨병 환자들의 식음료 섭취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론 아스파탐을 비롯한 인공감미료는 단맛을 즐기면서도 열량이 무시할 정도로 적다는 점 때문에 단맛을 원하는 사람들이 설탕을 먹는 것보다 체중 조절 또는 당뇨병 관리 등 많은 부분에서 이익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이 연구에서는 이 인공 감미료의 그런 단맛을 느끼는 부분이 실제 몸의 대사 체계에 이상을 일으킴으로써 체중을 조절하고 혈당을 낮추는 것보다는 오히려 그 반대 방향으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인공 감미료가 설탕보다는 여전히 월등히 낫다고 말하기는 좀 어려운 그런 상황이 됐습니다.
Q. 인공감미료에는 수크랄로스, 사카린 등 여러가지 성분이 있습니다. 학계에서도 임상적으로 이들 감미료에 대한 안전성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지요?
현재 이번에 연구를 한 여러 연구에서도 아스파탐만 연구한 것이 아니라 전체 여러 가지 종류의 인공 감미료를 다 같이 조사를 했는데 아스파탐이 가장 그 발암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에 근거가 된 연구들을 보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인공 감미료가 아스파탐이었기 때문에 아스파탐이 두드러지게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보면 다른 인공감미료도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좀 더 많은 연구가 앞으로 이뤄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Q. 사카린은 발암 논란에 시달렸지만 지금은 그런 시각이 많이 변했습니다. 이번 WHO 발표에서도 비슷한 교훈을 적용할 수 있을까요?
이번에 아스파탐의 발암성 논란 부분은 사실 어떤 새로운 식품이나 식품 첨가물을 섭취했을 때, 그것이 사람에게 미치는 위해에 대한 연구가 상당히 오래 걸리고 결론이 처음과 나중에 바뀔 수 있다는 그런 하나의 선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1970년대에 발암 가능성으로 퇴출이 됐던 사카린이 그 후에 많은 연구를 통해 다시 활용이 된 사례를 봐도 절대적인 진리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현재 이번에 아스파탐을 비롯한 인공 감미료의 발암 가능성과 위해에 대한 여러 결과에 대해서는 두 가지 방향의 대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첫째 발암 가능성이 있는 것이지 절대적인 근거까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너무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제한을 하거나 주의를 할 필요는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둘째로 반면에 마치 어떤 확정된 발암물질처럼 무조건 피할 정도까지는 아니기 때문에 향후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더 많은 연구가 이뤄져서 확실하게 발암 가능성의 유무를 확인하는 그런 연구와 여러 노력이 앞으로도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Q. 아스파탐 발암 가능 물질 지정과 관련해서 마지막 당부의 말씀은?
특히 이번에 그 아스파탐을 비롯한 인공 감미료의 위해성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보면, 칼로리는 없지만 이 단맛이 우리 대사체계와 뇌에 미치는 그런 영향과 또 이 인공감미료가 대장균총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우리가 단순히 칼로리만으로 판단하고 당뇨 존재 유무로만 판단했던 것하고는 다른 결과가 인체에서 초래될 수 있다는 그런 시각을 제시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더 확정적인 근거가 나올 때까지는 인공 감미료를 너무 많이 섭취하지 않도록 하고 그보다는 단맛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당류 섭취를 제한하면서 인공 감미료를 적정 수준으로 섭취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정답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