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진·감염병·주치의제·공공의료서 기회 엿보는 한의계

발행날짜: 2023-08-31 12:35:51
  • 한의협, 국회토론회 열고 한의사·한의약 필수의료 역할 확대방안 논의
    "의료수요 해소돼 인력 부족 문제 해결…통합돌봄 서비스도 제공해야"

한의계가 필수의료에 참여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한의사 역시 우수한 의료 인력인 만큼, 최근 대두한 필수의료 붕괴 문제 대책으로 이들을 활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요구다.

31일 대한한의사협회는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과 함께 '한의사의 필수의료 참여와 한의약의 역할 확대방안 국회 토론회'를 열고 의사 부족 대책으로 한의사 역할 확대를 제시했다.

대한한의사협회가 '한의사의 필수의료 참여와 한의약의 역할 확대방안 국회 토론회'를 열고 의사 부족 대책으로 한의사 역할 확대를 제시했다.

발제를 맡은 한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협회 송호섭 이사장은 필수의료 및 일차의료에서 한의약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송 이사장은 한의사의 역할을 확대해야 하는 의료영역으로 ▲건강검진 ▲감염병 대응 ▲주치의제 ▲공공의료를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건강검진과 관련해선 한의의료에서 엑스레이, 초음파, 혈액·소변검사 등의 사용을 확대하고 급여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원과 사법재판소 등에서 한의사의 진단기기 사용 권한을 확대·인정하는 추세지만 급여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의학 기본 진찰방법에 현대진단기기 사용이 더해지면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건강검진이 가능하다는 것. 이를 통해 일차의료에서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감염병 대응과 관련해선 대규모 급성 감염병과 만성 감염병 등에서 한의사의 예방접종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팬데믹이나 계절성 유행병 환자 급증 시 의료수요가 폭증하지만, 관련 인력이 부족해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한의사를 참여시키면 인력 부족 상황이 해소돼 대처 역량을 강화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국민 불편도 해소된다는 설명이다. 또 감염병 치료에서 한의약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향후 해외 의료시장 진출이 가능한 것도 장점으로 조명했다.

한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협회 송호섭 이사장이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주치의제와 관련해선 한의사 참여 시 장애인 의료선택권과 건강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특히 노인인구의 한방 의료 이용률이 높은 만큼, 치매 주치의제에 참여시킨다면 환자·보호자 접근성을 높여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공공의료와 관련해선 한방 의료를 통괄할 국립한방병원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암 등 난치성 질환 치료 국가 건강보험 정책에서 한의약이 배제되고 있다는 것.

한의의료에서도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하고 공공의료·만성질환 등에서 역할을 확대한다면 연구·교육 기능 고도화로 한의약의 안정성·유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서 이사장은 "한의계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특수질환이나 특수 대상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의료기관에서 한의과 설치가 배제돼 있다. 공공의료에서 의·한 진료의 균형을 맞춘다면 국민 의료선택권 보장과 의료서비스 만족도가 증대될 것"이라며 "관련 영역에서 의사 인력 부족 문제로 해소돼 지방 등 소외 지역 의료접근성 향상도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발제에선 한국한의약진흥원 의료지원센터 성수현 센터장이 한의약의 지역사회 통합돌봄 참여 현황과 성과 및 미래발전방향을 전했다.

성 센터장은 관련 방안으로 한의약 건강돌봄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역사회 내 돌봄이 필요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의약과 건강복지 서비스를 연계·융합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지자체·정부 통합돌봄사업에 지역 내 한의약 서비스를 연계해 제공해야 한다는 것.

한국한의약진흥원 의료지원센터 성수현 센터장이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이를 통해 방문 진료에 장점이 많은 한의약 서비스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 내에 한의약의 역할을 확대하고 의료취약계층의 보건의료접근성을 제고한다면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그동안 분절적으로 제공돼왔던 한의약과 지역사회 보건복지를 연계한다면, 사회복지 측면에서 더욱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체계가 마련된다고 기대했다.

관련 서비스에서 한의약진흥원의 참여도 필요하다고 봤다. 지자체에서 추진 중인 한의약 방문진료 서비스 사업의 표준화와 서비스 질 제고를 지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성 센터장은 "대상자 본인조차 불편함을 느끼지만 이를 신체적인 문제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다른 복지서비스를 받는 경우가 있다"며 "이 같은 신체적 질환을 한의사가 관리함으로서 건강복지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고, 불필요한 수요가 감소하면서 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역시 의사 부족 문제 대책으로 한의사 역할 확대가 유효할 것이라고 봤다. 일차의료와 공공의료에서 한의학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 김우기 과장은 "초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의약은 특히 노년층 수요가 많다. 국민건강복지 증진을 위해 한의약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보며 이를 위해 제4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을 시행하고 있다"며 "그동안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한의약이 지역사회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전국 단위로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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