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이달 말부터 11월말까지 협상…타결 시 올해 내 가능
약가 상한금액 대신 '실제가' 내리는 방안 유력 검토
아스트라제네카의 3세대 폐암 표적항암제인 '타그리소'(오시머티닙)가 오는 12월 폐암 1차 치료 건강보험 급여확대에 성공할까.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가 본격적인 약가협상 돌입을 앞둔 가운데 올해 내 급여 확대 여부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제10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열고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의 폐암 1차 치료 급여확대안을 통과했다. 사실상 폐암 1차 치료 급여확대 필요성 인정한 것이다.
앞서 지난 3월 심평원 암질환심의위원회는 타그리소의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 급여기준을 설정한 바 있다. 식약처로부터 1차 치료제 적응증을 추가한 후 2019년 1차 치료제로서 급여 도전 후 다선 번 만에 암질심 문턱을 넘어선 것이다.
이후 심평원은 약평위 산하로 운영 중인 경제성평가 및 위험분담 소위원회에 다시 전달, 6개월 동안 경제성 평가 및 위험분담계약 논의를 벌여왔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에 1차 치료 급여확대에 따른 약가인하 및 추가적인 재정적 위험분담을 요구한 것이다.
다시 말해, 정부가 요구한 재정분담 요구에 응답하며 최대 관문으로 여겨지는 심평원 문턱을 넘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남은 것은 건보공단과의 60일 간의 약가협상.
약가협상은 보통 심평원 약평위 통과 후 약 2주 뒤 협상명령에 따라 본격적으로 진행되는데, 이를 고려하면 최종 협상 만료 시기는 오는 11월 말로 예상된다. 현재의 계산대로 순조롭게 협상이 이뤄진다면 타그리소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12월 폐암 1차 치료제 급여 적용이 가능하다.
제약업계에서는 건보공단과 아스트라제네카의 약가협상을 두고서 큰 진통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건강보험 재정분담 측면에서 정부의 요구안에 상당부분 받아들였다는 뜻이다.
참고로 현재 타그리소 약가 상한금액은 40mg 11만 6563원, 80mg 21만 7782원으로 등재돼 있다.
만약 1차 치료 급여확대안이 적용될 경우 상당한 약가인하가 유력 시되는데, 약가 상한금액을 대폭 인하하기보다는 공급되는 '실제가격'을 인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사 측도 이에 상응하는 약가인하 방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보험당국 관계자는 "약가 상한가격을 크게 내리지 않는 대신에 실제 공급가격을 인하하는 방법"이라며 "대신 상한가격과 실제가격의 차이는 제약사가 위험분담 측면에서 건강보험 재정을 부담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 같다"고 귀띔했다.
다만, 이 같은 타그리소의 폐암 1차 치료 과정의 변수는 경쟁약인 유한양행 렉라자(레이저티닙)이다. 지난 달 심평원 암질심을 통과한 상황에서 당장 다음 달 개최될 약평위에 상정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타그리소의 급여확대 과정을 방향키 삼아 렉라자도 동시에 급여확대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심평원 입장에서는 타그리소의 폐암 1차 치료 급여확대 과정에서 경제성 평가 등을 진행했다. 이를 토대로 렉라자의 평가를 진행할 것이기 때문에 타그리소보다는 수월하게 진행이 될 것"이라며 "당장 다음 달 약평위 상정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약가협상 기간이 타그리소와 한 달 간 차이가 존재하지만 협상만 빠르게 진행된다면 동일한 시기에 급여확대가 추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