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33명 대상 FLOW 임상서 신장 질환 위험 24% 감소
만성 간질환·알츠하이머 치료제 등 적응증 확대 활발
당뇨병 약제로 시작해 신장약, 심부전약으로 적응증을 확대한 SGLT-2 억제제의 전철을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이 그대로 밟고 있다.
제2형 당뇨병 및 만성신장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 GLP-1 제제 세마글루타이드는 신질환 발생 위험을 24% 낮추며 유망한 적응증 확대 가능성을 제시했다.
덴마크 현지시간 5일 노보 노디스크는 세마글루타이드의 신장 질환 사건에 대한 효과를 살핀 FLOW 임상 헤드라인 결과를 공개했다.
오젬픽이라는 제품명으로 승인된 세마글루타이드는 주 1회 피하 주사방식의 당뇨병 치료제로 같은 성분의 비만약(위고비)도 판매되고 있다.
임상은 제2형 당뇨병 및 만성신장질환(CKD)을 가진 환자 3533명을 대상으로 신장장애 진행 및 신장 및 심혈관 사망 위험 예방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위약이나 세마글루타이드 1.0mg을 투약해 결과를 비교했다.
1차 평가 변수에는 CKD의 진행 상태와 신장 및 심혈관 사망 위험을 측정하는 5가지 지표가 포함됐다.
분석 결과 위약에 비해 세마글루타이드 1.0mg으로 치료받은 사람들은 심혈관 및 신장 사망률이 24% 낮아져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를 입증했고, CKD 및 심혈관 구성 지표에서도 위험 감소가 나타났다.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전의 세마글루타이드 1.0mg 투약 임상 결과와 일치하는 안전하고 좋은 내약성이 확인됐다.
마틴 홀스트 랑게(Martin Holst Lange) 개발담당 부사장은 "세마글루타이드 1.0mg이 신장 질환 진행의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임상 결과는 고무적"이라며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약 40%가 만성신장질환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세마글루타이드가 이들에게 첫 번째 GLP-1 치료 옵션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올해 미국과 유럽에서 오젬픽에 대한 적응증 확대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GLP-1·GIP 이중 작용제 터제파타이드(제품명 마운자로) 역시 신장질환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 타진에 나섰다.
터제파타이드 개발사 일라이릴리는 현재 제2형 당뇨병 유무에 관계없이 비만인 사람들의 만성신장질환에 터제파타이드가 효과적인지 확인하는 임상을 기획, 환자들을 등록하고 있다.
신장약을 기점으로 GLP-1의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연구는 수년간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초 발표된 연구(DOI: 10.1136/gutjnl-2023-330962)에서 GLP-1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만성 간 질환을 억제해 지방간염 치료제로의 가능성도 열어놨다.
이어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감소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뿐 아니라 뇌 염증을 억제해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되는 등 관련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