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노스쇼어병원 연구진, 12건 임상 메타분석
만성신장질환 진행 속도·eGFR 기울기 등 개선
SGLT-2 억제제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 수용체 작용제(GLP-1 제제)가 병용요법으로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뇨병 약제로 시작해 심부전, 신장약으로 진화한 SGLT-2 억제제와 유사하게 GLP-1 제제도 비슷한 적응증 확대 경로를 밟고 있는 가운데 실제 다양한 영역에서 병용의 효과가 관찰된 것.
SGLT2 억제제와 GLP-1의 사용의 Cardio-Renal Trialists Consortium(SMART-C) 연구의 주요 분석 결과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제61차 유럽신장학회(ERA 2024) 연례회의에서 공개됐다.
초기 당뇨병 약제로 개발된 SGLT-2 억제제는 이후 DAPA-CKD 등의 임상을 통해 신장 보호 효과가 관찰되면서 관련 적응증을 추가한 바 있다.
당뇨병 약제로 시작했지만 강력한 체중 감소 효과로 오히려 비만약으로 더 잘 알려진 세마글루타이드 등 GLP-1 제제 역시 신장 기능 개선이 관찰되면서 관심사는 두 약제의 병용 시 혜택으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호주 시드니 로얄노스쇼어병원 브렌든 뉴언(Brendon Neuen) 등 연구진은 그간 진행된 제2형 당뇨병 환자 치료에서 SGLT-2 억제제와 GLP-1 제제의 병용 효과 데이터가 단기간의 소규모 임상에 그친다는 점에 착안, 보다 포괄적인 평가를 제공하기 위해 SMART-C의 메타분석을 수행했다.
연구진은 제2형 당뇨병 환자 500명 이상 및 6개월 이상 진행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 대조 방식의 SGLT-2 억제제 기반 임상 12건에서 GLP-1 제제 치료 여부에 따른 효과 차이를 살폈다.
분석 결과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심혈관 사망 결과에서 SGLT-2 억제제 단독 사용군은 위약군 대비 전반적으로 약 23%의 위험도 하락이 관찰됐다(HR 0.77).
GLP-1 제제를 사용하던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추가한 결과 SGLT-2 억제제와 위약을 비교한 임상 결과 만큼 유사한 효과가 나타났다.
GLP-1 제제를 기본적으로 사용하던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추가 투여해도 독립적인 효과가 관찰된다는 것.
이같은 효과는 만성신장질환(CKD) 진행 속도에서도 관찰됐는데, SGLT-2 억제제에 대한 GLP-1 사용 유무에 따라 위험도는 각각 0.67, 0.65로 차이가 나타났고, 만성 eGFR 기울기도 GLP-1 사용 유무에 따라 각각 57%, 60%로 유의한 차이가 발생했다.
연구진은 "CKD 진행과 기울기 데이터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이는 SGLT-2 억제제와 GLP-1 제제의 조합으로 당뇨병으로 인한 신부전을 줄일 수 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명확한 이점을 고려할 때 이같은 병용요법을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에게 일상적으로 제공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기 어렵다"며 "이러한 발견은 심혈관 및 신장 결과를 최적화하기 위해 두 약물의 병용 사용을 권장하는 임상 실무 지침을 뒷받침한다"고 결론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