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회·면담 통해 사직 의사 확인…무응답시 '사직'으로 간주
37개 의과대학 교수들 "이번엔 사직서 수리 명령인가" 날 세워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고대의료원 등 6대 대형 수련병원들이 오는 15일까지 전공의 사직서를 일괄 수리키로 했다.
11일 메디칼타임즈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6대 대형 대학병원들은 오늘, 내일 이틀간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설명회 혹은 1:1 면담을 통해 사직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병원 측은 전공의가 사직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사직 의사가 있는 것으로 간주해 일괄 사직처리키로 했다. 대형 수련병원들의 행보에 다른 수련병원들도 맥을 같이할 전망이다.
서울대병원은 11~12일 이틀간 오전, 오후로 총 4번 설명회를 갖고 사직 의사를 확인할 예정이다. 11일 오전 설명회에는 전공의 대표 20여명만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브란스병원 등 다른 수련병원도 각 과별로 면담을 통해 전공의들의 사직 의사를 파악하기에 돌입했다.
서울대병원 한 보직자는 "오늘(11일)은 전공의 대표 중심으로 일부만 참석했지만 내일 또 상황을 봐야할 것 같다"면서 "정부가 전공의 사직일을 6월 4일로 원칙을 고수하면서 병원들도 당초 2월 29일에서 다시 6월로 바꿔 처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형 수련병원들의 이 같은 행보에 15일을 기점으로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 여부가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37개 의과대학 교수들은 복지부가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는 내년 3월 복귀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즉각 입장문을 내고 우려를 제기했다.
교수들은 "이제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이 아니라 사직서 수리 명령이냐"라고 꼬집고 지난 9일 공문에서 병원-전공의 당사자간 법률관계는 정부가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언급했듯 사직서 수리에 대해 병원과 전공의에게 맡겨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복지부가 원칙없이 '특례'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마음대로 규정을 뜯어고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복지부의 특례 적용은 전공의를 위협하고 탄압하는 수단"이라고 날을 세웠다.
교수들은 앞서 복지부가 브리핑을 통해 사직서 수리 시점을 수련병원에 일임한 바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후 대한수련병원협의회가 지난 9일 회의를 통해 2월 29일자로 사직 시점을 통일하기로 합의했다.
그러자 복지부가 9월 하반기 모집에 응시하지 않는 전공의는 내년 3월 복귀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으면서 사직서 수리 시점을 6월 4일로 거듭 확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병원 교수는 "15일을 기준으로 대혼란이 예상된다"면서 "병원들은 전공의 사직서 수리 이후 여파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