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윤리연구소 성명서 내고 엄격 생명 보호 법안 발의 촉구
의협, 낙태 시술 의사 중윤위 회부 "엄히 징계하고 엄벌 탄원"
36주 된 태아를 낙태하는 영상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의료계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는 태아 살인 행위로 엄중한 처벌과 재발 방지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다.
13일 의료윤리연구소는 성명서를 내고 '36주 태아 살인' 산모와 의사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재발 방지를 위한 우리 사회의 치열한 논의와 행동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전날 영상을 게시한 20대 여성과 낙태 수술한 병원 원장을 특정해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낙태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고 보건복지부에서 살인 혐의로 수사 의뢰를 한 만큼 일단 두 피의자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 의료윤리연구소는 의학적으로 임신 36주 태아는 당장 태어나도 독자 생존에 큰 문제가 없을 시기로 간주 된다고 설명했다. 독립적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었던 이름 모를 태아의 생명을 앗아간 행위는, 의학적 범주에서는 '살인'이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 이런 반인륜적 행위조차도 모호한 현행법과 입법 공백으로 인해 이번 사건이 무죄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의료윤리연구소는 이번 36주 태아 살인 사건의 실상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준엄한 처벌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 또 국회를 향해 조속히 낙태법 제정해 생명윤리가 더 이상 무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고한 태아가 무책임한 산모와 의사에 의해 죽어가는 일이 없도록 엄격한 생명 보호 법안을 즉시 마련하라는 요구다.
의료계를 향해서도 의료전문직의 자율징계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라고 당부했다. 이미 이 같은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전문가평가제를 시행해 왔지만, 엄격하고 신속한 자율징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복지부의 면허관리 권한을 의사단체에 이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의료윤리연구소는 "잘못된 현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스스로 바꾸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을 기울이지 못하는 사회의 미래는 파멸이다"라며 "이번 사건을 겪고도 단호한 조치와 각별한 노력이 이어지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에서 인간생명의 존엄함에 대한 인식과 존중은 머지않아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반영하는 올바른 생명윤리의 정립을 위해 치열하게 논의에 나서야 한다"며 "정치권과 의료계, 사회 전반은 신속한 입법 추진을 위해 즉각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전날 상임이사회 의결을 통해 사건 여성에게 낙태 수술을 실시한 모 회원을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심의에 회부키로했다고 밝혔다.
임신 36주차의 태아는 잘 자랄 수 있는 아기로 이를 낙태하는 행위는 살인 행위와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또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의사가 이 같은 비윤리적 행위를 저지른 것에 대해 더욱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협 임현택 회장은 SNS를 통해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비판하며 "해당 병원장에 대해 의협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엄히 징계하고 사법처리 단계에서도 엄벌을 탄원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의료계 전체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부 회원들의 비윤리적 행위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여 적절한 처분이 내려지도록 하겠다"며 "높은 윤리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다수 선량한 회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여 전체 회원의 품위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